‘아이러브 황우석’ 회원들이 기거하던 정문의 천막은 2월 23일에 철거됐다. 이렇게 시위는 일단락 됐지만, 시위가 장기화됨에 따라 학생들의 불만도 상당했다. 본부 측과 관악구청(구청), 관악경찰서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불만과 함께 시위에 대한 대응 문제를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가 사태를 길게 끌었다는 지적이다.시위의 불법성을 두고 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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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 박사 지지자들이 만든 인형, 이장무 총장과 정명희 전 서울대조사위원장의 이름이 적혀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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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7일,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들은 이장무 총장 인형을 가지고 화형식을 시도했다. |
2008년 10월부터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들의 시위가 시작됐지만, 정작 관리과와 관악경찰서의 대응은 재빠르지 못했다. 특히 천막을 치고 농성하는 것에 대해 관리과와 관악경찰서의 의견 차이가 나타나면서 빠른 문제 해결이 힘들었다.이번 사태가 마무리 된 것은 결국 서울대에서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 측에 천막을 철거해 달라는 계고장을 보냈기 때문이다. 관악경찰서는 지난 1월에도 “정문 앞을 서울대의 사유지로 보기 때문에, 서울대에서 먼저 계고장을 보내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황 박사 지지자들이 집회 신고를 한 이상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하지만 본부 관리과는 계속해서 공권력의 개입을 촉구해왔다. 정문 앞 천막 농성에 대해서도 “경찰이 먼저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관리과 관계자는 오히려 “경찰에 문의했더니 고소를 해서 승소를 한 이후에야 계고장을 보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또한 지난 1월 5일, 정문 앞에서 이장무 총장의 인형을 태우는, 이른 바 화형식을 시도할 때도 “경찰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며 경찰 측에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현수막 철거를 둘러싼 공방, 서로 ‘네 탓이야’현수막 문제를 두고도 관리과와 구청간의 의견이 엇갈렸다. 때문에 상호간에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들의 현수막에 대한 직접적인 조치는 지난 2월 8일에야 최초로 취해졌다.관리과는 현수막 철거에 관련해서 “구청의 권한이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법적으로 서울대 측에 권한이 없으므로, 자신들은 구청에 항의하는 수단만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구청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자, 관리과 관계자는 “구청이 강제로 현수막을 철거해서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가 책임을 질 것을 우려해 대응을 못하는 것 같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반면 구청은 계속해서 난색을 표했다. 특히 구청 광고물관리담당 남궁재광 팀장은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들이 현수막을 강제 철거하면, 구청 앞에서 분신자살 하겠다”는 위협을 해왔다며, “잘못하면 구청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게 될 상황이라 구청이 공권력을 사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한 남궁 팀장은 “서울대와 아이러브 황우석 측의 근본적인 합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며 서울대에 근본적인 책임을 물었다.결국 지난 2월 8일 구청은 서울대 측의 지속적인 요청을 받아들여, 정문 앞 현수막을 강제 철거했다. 그 과정에서 구청 직원 두 명이 부상을 당하고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 2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관리과 관계자는 “구청이 직접 개입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라며 “이전까지 철거 요청에 대해서 구청이 나선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과는 현수막에 대해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남궁 팀장은 “현수막 철거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학생들의 불만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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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구성원 전체를 겨냥한 듯한 현수막, 학생들은 이에 좋지않은 심기를 드러냈다. |
시위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박정흠(경제 07) 씨는 “사회과학도서관 4층에서 공부할 때 지지자들이 틀어놓은 음악소리가 들려서 많은 불편함을 겪었다”며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들의 시위가 학업에 방해된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외에도 특히 정문에 걸린 현수막 중 일부는 서울대 구성원 전체를 겨냥한 것도 있기에 불쾌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최광호(국어국문 07) 씨는 “서울대 구성원 전체가 매국노라는 듯이 말하는 것 같다”며 불쾌함을 내비쳤다. 구종현(경영 08) 씨는 “이미 시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 이상 황 박사 지지자들의 시위가 큰 영향력을 갖기가 어렵다”며 “불쾌하다기 보다는 측은하기까지 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구청이나 관리과의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구 씨는 “황 박사 지지자들이 현수막을 걸던 자리에 광우병 관련 현수막을 걸었을 때는 구청에서 재빨리 회수했다”며 구청의 태도가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을 피력했다.오히려 관리과는 학생들의 관심이 미온했던 것 같다는 의견이다. 관리과 관계자는 “다른 학교 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교내에서 행패를 부리는 외부인을 단속하기도 한다”며 본교 학생들은 비판만 하고 아무 대응이 없음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에 김성현(경제 08) 씨는 “학교 행정이란 학생이 학교생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 아닌가, 학생들에게 스스로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게 황당할 따름”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