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관리들은 어명을 받들라

광화문에 주상전하 납시오.조선의 백성들이여, 짐이 긴히 그대들에게 하명할 것이 있으니 경청하라.요즘 들어 어딜 가든지, ‘세종시 논란’이 귀에 들리며 항상 짐의 문호가 언급되어 심기가 불편하구나.어찌 감히 짐의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짐의 문호를 사용하여 짐을 모독하는가.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목적 하에 시작된 세종시가 단지 관리들의 권력 획득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보며 짐은 탄식을 금할 수가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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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주상전하 납시오!

조선의 백성들이여, 짐이 긴히 그대들에게 하명할 것이 있으니 경청하라. 요즘 들어 어딜 가든지, ‘세종시 논란’이 귀에 들리며 항상 짐의 문호가 언급되어 심기가 불편하구나. 어찌 감히 짐의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짐의 문호를 사용하여 짐을 모독하는가.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목적 하에 시작된 세종시가 단지 관리들의 권력 획득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보며 짐은 탄식을 금할 수가 없느니라. 조선시대 있었던 붕당정치의 폐해로 인한 당시 백성들의 고통을 알면서도 지금 선대와 똑같은 일을 벌이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도다. 짐이 국정을 펼칠 때 가장 중점을 두고 고려한 것이 바로 민생안정이니라. 맹자 왈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이며, 군주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어찌 이 나라는 그 방향이 반대가 되어 군주와 사직이 우선이 되고 백성은 그 다음이 되었으니, 오오 애재라. 정부는 감히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가.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든 과학교육도시로 만들든 그건 중요치 않다. 만일 진정 그대들이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그리도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는 것이라면 짐이 이토록 격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그대들은 세종시-정말 이 말을 쓰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구나-에 대한 주장을 벌일 때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 그대들의 사적인 이익인가 이 나라 온 백성의 공익인가? 만약 전자라면 당장 관직에서 물러나 낙향하여 여생을 반성하고 사죄하며 살라. 제 이익에 눈이 멀어 관리로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자네들 같은 사람들은 관리의 자격이 없으니! 그대들의 논쟁이 이 작은 나라를, 온 백성이 합심하여도 강대국의 위협을 막기 힘든 이 약한 나라를 몇 갈래로 나누었는지 아는가? 그대들은 원안과 수정안의 대립을 넘어서 충청도와 그 외 지역 간의 대립, 정파 간의 대립, 그리고 이념 간의 대립을 불러일으키고 말았느니…. 그대들의 단순히 개인적인 이익에서 비롯된 논쟁이 이토록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올 지를 진정으로 몰랐단 말인가! 더 이상 그대들의 정치적인 싸움을 백성을 위한다는 비겁한 명분으로 가리지 말라. 그대들이 원하는 것이 조선 만민의 복리가 아니라 선거에서 충청도민의 몰표가 아닌지 참으로 의심스럽도다. 그리고 앞으로 짐의 문호가 쓰이는 사업을 펼치지 못하도록 막지는 않겠으나 내 문호를 모독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진정 이 조선을 대표하는 선대의 왕으로서 짐을 존중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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