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말할 수 있는 비밀

쉿.여기 비밀 하나가 있습니다.말할 수 있는 비밀입니다.소위 말하는 ‘까는’ 기사가 아니라 최대한 말랑말랑한 기사를 쓰고 싶었습니다.3월이기 때문입니다.관악순환도로엔 다시 벚꽃이 만개할 테고 캠퍼스는 새내기들과 선배들의 수다 떠는 소리로 시끌벅적할 텐데 최소한 나에게 할애된 페이지에서는 독자들이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쉿! 여기 비밀 하나가 있습니다. 말할 수 있는 비밀입니다. 소위 말하는 ‘까는’ 기사가 아니라 최대한 말랑말랑한 기사를 쓰고 싶었습니다. 3월이기 때문입니다. 관악순환도로엔 다시 벚꽃이 만개할 테고 캠퍼스는 새내기들과 선배들의 수다 떠는 소리로 시끌벅적할 텐데 최소한 나에게 할애된 페이지에서는 독자들이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향해 무슨 말이든 던져보려고 했던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습니다.아직 번듯한 명함은 없지만 올 해 안에 꼭 한국문인협회에 자기 이름을 올리겠다는 작가 지망생. 끊임없이 자기 안의 무언가를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말할 때 그의 눈빛은 빛났습니다. 마감에 치이는 얼치기 월간지 기자의 설움을 동병상련의 태도로 받아준 한 주간지 기자. 이야기 자체의 재미를 사랑한답니다.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의지를 접어야 했던 한 프로듀서. 일반인들에게 말하기 마당을 열어주려 했던 그의 바람은 돈으로 문화를 재단하려 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 그걸 이용해보려는 한 사람의 권력욕으로 인해 봄바람처럼 날아가 버렸습니다. 쉿! 여기 비밀 하나가 더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입니다. 행여 입 밖으로 잘못 새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자칫하면 명예훼손 혐의로 몰리는 일도 비일비재한 세상이니깐요. 말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조율해 나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그러기 위해선 말에 ‘진심’이 담겨야 합니다. 진심은 통한다고 믿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요. 우리가 아는 어떤 분은 ‘내 생각이 옳다’며 자신을 이해 못하는 다수를 침묵하게 한 채 강행군을 밀어붙이고 계십니다. 우리는 그 분의 진심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조용히 촛불을 들었건만 그 불빛마저 물대포로 꺼진 상황에서 차라리 마스크를 써야 하는 걸까요. 다가올 황사가 두렵지는 않겠습니다.재미교포 1세대의 수명보다 2세대의 수명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세간에선 자식 세대에 이르러 말이 통하게 됐기 때문이 아닐까 웃지 못할 농을 던지기도 합니다. 한 취재원의 말이 인상에 남습니다. “공인에게 명예훼손이 어딨어? 그럴 거면 뭐 하러 대놓고 우리 앞에 서는 건데?” 다소 과격한 말이지만 듣는 순간 가슴이 뻥! 하고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듣고만 있는 소극적 청자의 입장은 지루하고 답답합니다.이야기를 좋아합니다. 하는 것도, 듣는 것도 모두 다.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좋아할 생각입니다. 입을 다물면 소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학점 따기 바쁘다고, 스펙 쌓아야 한다고 주위 모든 것과 대화의 창을 닫고 방 안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것은 아닌지. 메신저 오프라인 표시기능 뒤에 숨은 당신이 온라인으로 대화를 걸어오길 세상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그 날은 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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