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들어 7명의 학내 용역 노동자가 해고됐다. 이들 중 일부는 정년이 거의 다된 이들이지만, 상당 수는 정년도 넉넉히 남은데다가 심지어 상당기간 근속을 하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노조와의 갈등이나 행정직원들의 횡포 등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이들은 해고됐다. 학생들과 본부의 무관심 속에서 서울대 구성원 중 일부가 우리 곁에서 사라진 것이다. 대학 내 용역 노동자들의 삶은 사실 지난 몇 년간 사회 이슈 중 하나였다. 명지대, 이화여대 용역 노동자들도 과다한 업무량에 비한 낮은 임금과 고용의 불안정성으로 고통받아 왔다. 먼 대학 이야기인 줄 알았던 일이 서울대에서도 자행되고 있었다. 학내 용역 노동자들은 ‘공공기관’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에 갇혀서 그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대해 이렇다 할 관심이나 동정조차도 받지 못하고 있다. 65세 정년, 용역 업체가 바뀌어도 고용 승계라는 말은 사탕발림에 불과했다. 행정실에 쓴 소리를 했던 전임 노조 간부들은 해직됐고, 행정실에서는 ‘소장’이라는 직책을 만들고는 미화 노동자 배정 숫자를 임의대로 줄여버리기도 했다. “우리학교는 근무 조건이 좋다”던 본부 관리과 관계자의 말은 그들만의 생각이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학내 용역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했다. 이런 학내 용역 노동자들과 함께 했던 곳이 과거 사회대 학생회였다. 해직된 전임 노조 간부는 지금도 “당시 사회대 학생들이 밤을 새워서 도와줬다”며 기자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연석회의 안건으로 올라갔던 학내 용역 노동자 문제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그나마 사회대 학생회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관심과 학생회의 연대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 학생회의 용역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은 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노조를 설립하고, 그들의 권익을 되찾는데 큰 힘이 됐다. 이화여대에서도 ‘신바람’이라는 학생 조직이 자발적으로 생겨나 용역 노동자들과 연대하기도 했다. 작은 움직임이었지만,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학내 용역 노동자 문제를 두고 본부나 용역 회사는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않고 있다. 또한 그들이 소속된 시설 노조도 현재 어용 노조 논란에 싸여 있다. 더구나 행정실 직원과 시설 노조가 밀월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이 존재하는 한, 문제의 해결이 본부로부터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면 용역 회사의 경우는 노동자 문제에 별다른 관심조차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그들의 문제 해결이 나올 때까지, 연석회의와 단과대 학생회 그리고 일반 학우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 학내 용역 노동자의 권익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나오기까지 학생사회의 관심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