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학번 자유전공학부의 새내기 생활을 돌아보다

이번에 신축된 220동은 자유전공학부가 들어가게 된다.자유전공(09) 씨는 2009년에 새내기로 서울대학교에 들어와 16번째로 서울대의 단과대 식구가 됐다.새내기로서의 1년을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어느새 그도 ‘헌내기’라는 호칭을 얻게 됐다.서울대학교에 들어오기 전부터 현재까지도 그에 대한 다양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존재해 왔다.작년 1월 30일, 법학전문대학원 설립으로 인해 법과대학 폐지가 확정됐다.
###IMG_0###
이번에 신축된 220동은 자유전공학부가 들어가게 된다.

자유전공(09) 씨는 2009년에 새내기로 서울대학교에 들어와 16번째로 서울대의 단과대 식구가 됐다. 새내기로서의 1년을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어느새 그도 ‘헌내기’라는 호칭을 얻게 됐다. 서울대학교에 들어오기 전부터 현재까지도 그에 대한 다양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존재해 왔다. 작년 1월 30일, 법학전문대학원 설립으로 인해 법과대학 폐지가 확정됐다. 이로 인해 205명의 법과대학 정원만큼의 잉여 정원이 발생했다. 본부는 작년 5월 26일, 자유전공학부 신설을 통해 법과대학의 잉여 정원을 활용하기로 발표했다. 이로써 서울대학교는 2009년 학문 간 경계를 뛰어넘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문 탐구를 목표로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서울대학교의 새로운 단과대로 자리매김했다. 작년 한 해는 자유전공학부에게 만족스러운 1년이었을까.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무엇이 다른가? 작년 자유전공학부는 마치 유행처럼 각 대학으로 번져나갔다. 수도권에서만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에서 자유전공학부(과)를 신설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얼마 없다. 중앙대의 경우 2010학년도 입시에서 자유전공학부를 아예 폐지했다. 연세대는 선발 정원 감축 및 전공진입에 대한 잡음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에는 구성 체계 자체가 법과대학과 흡사하여 법과대학의 후신이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착을 했다고 대내외적인 평가를 받았다.

###IMG_1###
작년 12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제 2대 자유전공학부 회장 최필준(자유전공 09) 씨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와 타 대학 자유전공학부의 가장 큰 차별성으로 학생들은 인문·자연계열의 통합적인 선발을 꼽았다. 실제로 작년 자유전공학부(과)를 신설한 대학 중에서 인문·자연계열 모두를 선발하는 곳은 서울대가 유일하다. 타 대학의 자유전공학부는 인문계열 학생들만을 선발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전공 선택을 할 때도 상경, 인문, 사회 등 인문계열의 학과로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울대의 경우 인문·자연계열 학생들이 섞여 있기에 전공 진입을 할 때도 문과 계열뿐만 아니라 공학, 자연 등 이과 계열의 학과로 진입하는 학생들이 다수 있다. 이로써 자유전공학부가 취지로 내걸고 있는 ‘학문 간 영역을 뛰어넘는 탐구’에 한 발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제 2대 학생회장 최필준(자유전공 09) 씨는 “의미 그대로의 자유전공학부는 서울대 밖에 없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서울대만의 차별성은 연구교수 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 연구교수는 학생들의 생활 전반과 행정 및 전공 상담 등을 담당하고 있는 일종의 담임선생님과 같은 존재다. 김영지 연구교수는 “교수와 학생 사이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연구교수의 역할을 정의했다. 이는 미국의 리틀 아이비의 학생 케어시스템을 모델로 하여 만든 제도다. 연구교수는 따로 수업을 맡지 않아 언제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할 때면 언제든 연구교수실을 찾아 궁금한 점이나 불편한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특히 09학번들이 갓 입학했을 때 연구교수들이 학생 커뮤니티 및 활동을 보조하며 선배의 부재를 메워줄 구심점 역할을 했다. 현재는 다섯 명의 연구교수가 있으며 10학번이 새로이 입학함에 따라 연구교수는 계속 충원될 계획이라 한다. 이와 같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작년 3월에는 09학번들이 입학하자마자 학생회 논의를 시작하여 5월에 1대 학생회장을 선출해 학생회를 구성했다. 작년 한 해 동안 학생회는 학생들 사이의 공동체 의식 형성에 집중하는 등 기초 작업에 충실했다. 또한 이미 학생 자치적으로 다양한 동아리들이 만들어져 활동 중에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반 및 과 활동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자유전공학부 서경호 학부장은 “지난 일년은 소프트랜딩에 충실한 한해였다”고 평가하며 “학생들이 행정적으로, 학업 측면으로, 그리고 감성적으로 학부와 밀착될 수 있었다”고 자부심을 내비쳤다.전공쏠림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어

###IMG_2###
이공계열의 학과보다 인문사회계열의 학과로의 진입이 많다. 특히 경제·경영계열 쏠림현상이 심하다.

신설 이전에는 자유전공학부가 다양한 학문의 탐구를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실제로 많은 대학의 자유전공학부에서 대다수의 학생들이 경제·경영 계열로 진입을 원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연세대와 고려대에서는 80% 이상의 학생들이 경제·경영계열로의 진입을 희망했다. 서울대 역시 이러한 전공쏠림 현상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현재까지 157명의 09학번 학생들 중 90명이 전공 선택을 마쳤다. 90명 중 22명의 학생은 두 개의 전공을 택하였고, 나머지 68명의 학생은 하나의 전공을 선택했다. 학생들이 선택한 112개의 전공 중에서 34개는 경제학이고, 31개는 경영학이다. 즉 112개 전공 중 약 60%가 경제·경영 계열에 편중돼 있다. 이는 다양한 학문을 고루 탐구하도록 하겠다는 자유전공학부의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변론의 목소리도 크다. 이와 같은 경제·경영 계열쏠림 현상이 자유전공학부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사회의 문제라는 것이다. 대학 졸업자 중 약 70%가 기업체에 취직을 하게 되는데, 기업들이 상경계열 출신자를 우대한다. 따라서 학생들 역시 그에 맞추어 가다보니 상경계열로의 전공쏠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전공 진입을 모두 마치면 상경계열의 비율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복수전공이 의무이다. 이번 전공 진입 과정에서 두 가지 전공을 모두 선택한 학생은 22명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앞으로 한 가지 전공을 더 선택해야하는 학생과 아직 전공진입을 하지 않은 학생들이 존재한다.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약 130개의 전공이 더 선택돼야한다. 서경호 학부장은 “학생들이 경제·경영계열을 원하는 학부모와의 협상 과정에서 하나의 전공은 경제·경영계열을 택하더라도 남은 하나는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학문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학생들이 전공진입을 모두 마치면 쏠림현상이 완화될 것이라 예측했다. 설계 전공자가 많이 나오지 않은 것도 안타까운 점이다. 대외적으로는 설계전공처럼 학문 간의 벽을 뛰어넘는 탐구를 기대하는 데에 반해 09학번 중에서는 오직 2명의 설계전공자가 배출됐다. 그러나 새로운 전공을 설계한 이영주(자유전공 09) 씨는 “친구들 중에 설계 전공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러니 앞으로 전공 설계가 더욱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타 대학의 자유전공학부(과)와는 다르게 인문·자연계열 학생 모두를 선발하였지만 전공 선택에서는 인문계열 학과로의 편중 현상이 보였다. 총 112개 전공 중 75% 가량인 85개 전공은 문과계통의 전공이었고, 24개의 전공만이 이과계통의 전공이었다. 이는 자유전공학부 157명 학생 중 93명의 학생이 인문계열 출신임을 감안하여도 한쪽으로 편중된 수치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학생회장 최필준(자유전공 09) 씨는 “자연계열 출신 학생들과 인문계열 출신 학생들 간의 수리능력 차이로 인해 서로의 전공 선택에 폭이 다르기는 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학부차원에서 인문계열 출신 학생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수학 과목을 수강하게 하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10학번을 대상으로는 09학번이 직접 수학 교육을 담당하는 등 계열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전공탐색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 그러나 아쉬움도··· 학생들의 전공 선택을 돕기 위해 학부 차원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전공설계라는 수업을 개설하여 교수님과 전공에 대해 심층적으로 상담하고, 특정 전공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자신이 원하는 전공의 학부생과 연결을 해주는 멘토링 제도를 통해서는 학생 시각의 전공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각 단과대 학부장을 초청해 강연을 열고, 연구교수와의 수시 상담을 장려해 전공 탐색을 돕고 있다. 157명의 학생 중 70명의 학생이 멘토링을 받았고, 58명의 학생이 전공설계 수업을 수강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김진우(자유전공 09) 씨는 “경영학을 전공으로 택했지만 실질적인 정보를 얻은 것은 경영학부 학부장님 특강 때를 제외하면 없었다”며 “본인 스스로의 노력에 상당부분 의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멘토링과 전공설계 수업이 작년 2학기부터 시행됐기 때문에 09학번 학생들은 1학기부터 미리 전공탐색에 나서는데에 어려움을 겪었다.전공진입, 그 이후로는 어떻게? 타 단과대로 전공진입을 하는 자유전공학부의 특성상 단과대간의 긴밀한 협조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공 진입 이후 관리의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지도교수의 부재다. 물론 이것이 당장 전공진입을 했을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졸업논문을 쓸 때나 진로 상담을 할 때 지도교수의 부재는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다. 김진우(자유전공 09) 씨는 “각 단과대 교수님들에게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그저 미운 오리 새끼 정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걱정을 표했다. 뿐만 아니라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전공진입 이후에 진입한 학과 학생사회에 녹아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우석(자유전공 09) 씨는 “학과의 분위기마다 다르기는 하겠지만 전공 진입 이후 각 학생사회에 원만하게 편입할 수 있을지는 걱정 된다”라며 의견을 밝혔다. 자유전공학부 내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1학년 때까지는 학생들이 많은 과목을 함께 수강하며 한 학부라는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공진입 이후까지도 그러한 정체성과 네트워크가 지속될 수 있는가는 걱정되는 부분이다. 학생들의 이러한 걱정을 반영해 학생회에서는 네트워크 전담 부서를 따로 만들었다. 네트워크 팀은 현재 학부생 개개인의 정보를 모으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전공진입 이후와 졸업 이후까지의 전사회적인 인적 네트워크 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다.자유전공학부, 아직은 더 지켜봐야

###IMG_3###
‘범서울대의식’을 강조 중인 서경호 자유전공학부 학부장

자유전공학부는 갓 새내기 꼬리표를 뗀 학부이므로 벌써부터 성공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09학번들이 아직 모두 전공선택을 마친 것도, 졸업생이 배출된 것도 아니다. 이에 대해 서경호 학부장은 “성공을 이야기하려면 최소한 1회 졸업생들이 사회에 진출해야 한다”며 앞으로 자유전공학부를 지켜봐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서 학부장은 “서울대학교에는 범서울대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대학사회가 너무 어느 단과대 소속인지에만 집착해 ‘서울대학교’라는 큰 지붕에는 무관심한 것 같다”며 의식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자유전공학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교육평론가 이범 씨는 “자유전공학부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중고교 교육과정이 변화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현재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과목선택의 자유가 거의 없기 때문에 관심있는 분야를 밀도 있게 공부할 수 없다. 이와 같은 교육풍토에서 자율적인 대학 교육이 자리잡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씨는 “선진국처럼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관심분야를 공부하도록 지원하여 학생들이 자율적인 학문 탐구에 익숙해지도록 도와주면 자유전공학부가 자리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Previous Post

당신의 자치활동은 안녕하신지요?

Next Post

사공이 많으면 연석회의가 산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