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이야기

슬픔에 가만히 넋을 놓고 있는 최루탄 양 (68)최루탄 양과 독재자 씨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랑하던 사이였다.독 씨는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화난 국민들은 하나둘 거리로 나와서 독 씨에게 분통을 터뜨렸다.국민들을 향한 독 씨의 꽉 막힌 짝사랑을 해명하기 위해 최루탄 양은 불철주야 거리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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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가만히 넋을 놓고 있는 최루탄 양 (68)

최루탄 양과 독재자 씨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랑하던 사이였다. 독 씨는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화난 국민들은 하나둘 거리로 나와서 독 씨에게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들을 향한 독 씨의 꽉 막힌 짝사랑을 해명하기 위해 최루탄 양은 불철주야 거리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녔다. 최루탄 양의 따끔따끔한 설득 앞에 구름같이 모였던 국민들은 눈물콧물 찍찍 흘리며 감동받아 해산하곤 했다. 최루탄 양의 사랑은 수십 년이 지나서도 그칠 줄 몰랐다. 독 씨가 원하는 곳이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국민들을 달래기 바빴다. 가끔 최루탄 양이 사고를 쳐서 간간히 독 씨가 쪽박을 차기도 했지만, 최루탄의 사랑을 알기에 그의 사랑도 변할 줄 몰랐다. 그런데 갑자기 독 씨가 사라졌다. 독 씨가 사라지고 10년 동안, 최루탄은 오매불망 내 님은 언제 오려나 기다리며, 독수공방 쓸쓸한 처지가 되어버렸다. 보고잡구나 보고잡어. 보고픈 임을 생각하며 최루탄은 경찰창고 구석에서 홀로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아아 길고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독 씨가 돌아왔다. 아아 10년을 기다린 임이 돌아왔다. 최루탄은 얼른 독 씨의 곁으로 뛰어갔다. 아니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새롭게 나타난 독 씨의 옆에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그의 사랑을 몰라주는 국민들이 켠 촛불을 시원하게 달래준 살수차 양부터 한층 멋있어진 전경복 양과 곤봉 양에 이르기까지, 이미 임의 주변은 새로운 이들로 가득 차 있었다. 독 씨는 이번엔 피박쓰기 싫다며 최루탄 양을 반기지 않는 눈치였다. 최루탄 양은 전전긍긍 고민했다. 혹여 내가 예뻐지면 다시 찾아오시려나.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새까맣고 딱딱한 몸을 버리고, 과감히 세련된 최루액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곤 독 씨가 원하는 곳으로 이리저리 방방 뛰어다녔다. 아니 그런데 이럴 줄 몰랐다. 독 씨는 또 다른 이에 마음이 홀리고 말았다. 최첨단 두랄루민 신소재의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3단봉 양과, 온몸을 마비시킬 정도로 찌릿찌릿한 전기를 쏘아대는 뇌쇄적인 테이저건 양까지. 독 씨에게 최루탄 양은 안전성 시비나 휘말리어 그를 귀찮게 할 뿐인 존재였다. 최루탄 양은 눈 앞이 깜깜해졌다. 독 씨에겐 단순히 국민들을 달래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 뿐이란 말인가. 아아 최루탄 양은 어찌해야 하는가? 더 매력적인 진압도구들 앞에서 물러나 최루탄은 다시 경찰창고 속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아니면 더 독하고 매력적으로 변신하여 독 씨의 마음을 되찾을 것인가? 독 씨에 대한 최루탄의 사랑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복잡하고 심란할 따름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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