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화 찬반 총투표가 반대율 79.28%의 결과로 성사됐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재연장이다 뭐다 말이 많았지만, 51.53%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무엇보다 총투표가 학생사회의 가장 큰 의결기구이자 근 몇 년 사이 가장 성사되기 힘들었던 의결 방법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79.28%라는 수치는 학생들의 법인화에 대한 높은 우려를 보여준 셈이다. 법인화에 관련해서 본부는 항상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수없이 ‘립서비스’ 해왔다. 이장무 총장의 경우도 “학생들의 의견을 고려하겠다”는 말을 했고, 주종남 기획처장도 “구성원들이 반대하면 법인화 추진을 안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물론 이러한 말이 ‘립서비스’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본부가 법인화를 추진하면서 뒤늦게나마 ‘소통’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향후 학생사회가 법인화에 적게나마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했다. 하지만 이번 총투표 결과에 대한 본부의 반응은 권위적이고 냉소적이었다. 박성현 법인화추진위원장은 “학생들이 잘 모르고 투표한 것 같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뱉었다. 또한 “이미 본부 손을 떠났으니 학생들이 국회에서 의결할 때나 영향을 미칠 지 모르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본부는 법인화에 대해 할 일을 다했으니 학생들은 할 수 있으면 막아보든지 말든지 하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런 태도는 법인화 총투표를 통해 총장과의 교섭 가능성을 노려보던 학생사회에게 큰 충격을 준 것일 뿐만 아니라, 서울대학교 본부가 스스로 법인화 추진의 주체의 옷을 벗어버리려는 무책임한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장무 총장의 법인화 추진 과정은 이명박 정부의 오늘과 다를 바가 없다. ‘소통’이라는 말과 ‘서민’이라는 말을 그렇게나 즐겨 사용하시는 각하와, 역시나 ‘소통’이란 단어를 즐겨 사용하고 ‘학생들, 구성원의 뜻’ 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총장은 상당히 닮아 있다. 더구나 ‘내가 추진하는 데로’ 구성원의 뜻이 모아진다면 그것은 여론이고 그렇지 않으면 잘 알지도 못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편향된 시각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이장무 총장이 이명박 정부와 모종의 친밀관계를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이런 상황까지 올 동안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학생사회의 잘못도 크다. 하지만 이제 학생들은 총투표라는 의결방법을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보여줬다. 본부가 법인화에 관련해 학생들이 반대의사를 가졌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전체 학생의 40%가 넘는 수가 현재의 법인화는 문제가 있다고 한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제 공은 본부에게 넘어갔다. 본부는 이명박 정부가 소통이라는 립서비스만 반복하는 동안 얼마나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는지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법인화 총투표 결과에 “본부는 응답하라”
법인화 찬반 총투표가 반대율 79.28%의 결과로 성사됐다.물론 그 과정에서 재연장이다 뭐다 말이 많았지만, 51.53%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무엇보다 총투표가 학생사회의 가장 큰 의결기구이자 근 몇 년 사이 가장 성사되기 힘들었던 의결 방법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79.28%라는 수치는 학생들의 법인화에 대한 높은 우려를 보여준 셈이다.법인화에 관련해서 본부는 항상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수없이 ‘립서비스’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