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위험천만 녹색바퀴
“내 이름이 도용당하고 있어요”
[오감을유지하자]

“내 이름이 도용당하고 있어요”

심적인 고통으로 인해 녹색 씨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인다.서울 관악구 대학동에 사는 제 이름은 녹색입니다.가끔 파랑과 저를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전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이에요.가시스펙트럼에서 570∼520nm까지의 색입니다.사실 전 그냥 색깔일 뿐인데 사람들은 종종 제 이름을 듣고 환경 친화적인 느낌을 받는다고 해요.요새 제 싸이 투데이는 100을 넘기기 일쑤에요.저를 알아보고는 먼저 말을 걸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IMG_0###
심적인 고통으로 인해 녹색 씨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인다.

서울 관악구 대학동에 사는 제 이름은 녹색입니다. 가끔 파랑과 저를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전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이에요. 가시스펙트럼에서 570∼520nm까지의 색입니다. 사실 전 그냥 색깔일 뿐인데 사람들은 종종 제 이름을 듣고 환경 친화적인 느낌을 받는다고 해요.요새 제 싸이 투데이는 100을 넘기기 일쑤에요. 저를 알아보고는 먼저 말을 걸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 공무원들이요. 저는 그분들을 잘 모르는데, 그분들은 저를 안다고 주장하시더군요. 이명박 대통령께서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을 언급하신 이후로 그랬던 것 같아요. 유명세에 우쭐해 하고 있는데, 저한테 실망하셨다는 분들도 생겼어요. 옆집에 환경운동 하시는 아저씨는, “너 그렇게 안 봤는데 언제부터 환경을 파괴하는 사람들하고 다니냐”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무슨 말인가 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환경을 파괴하는 사업들이 버젓이 제 이름으로 홍보가 되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내 이름이 도용당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한승수 총리가 이런 말을 했더라구요. “녹색성장은 1석3조 전략이다.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의 경험으로 돌아갈 수 있는 동시에 환경과 성장을 아우르며 같이 갈 수 있는 것이다”이라구요. 그리고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 중 하나가 녹화사업이었다. 산은 살렸지만 아직도 강은 썩은 상태이므로 이를 살리자는 것이 ‘4대강 살리기’사업의 기본적인 취지다”라고 말하기도 했구요. 정말 강이 썩었는지도 모르겠지만, 4대강 정비 사업을 하면서 왜 제 이름을 끌어들이는지 모르겠어요. 환경 친화적인 것과 환경을 개발하는 것은 다른 것 같은데 말이죠. 이뿐만이 아니에요. 녹색 에너지 정책하면 보통 대체 에너지를 생각하는데, 알고 보니 원자력 발전소를 더 짓는 것이래요. 그리고 그린(green)은 제 영어 이름이에요. ‘친환경 녹색성장 복합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수도권 그린벨트를 추가 해제한다고 뉴스에 나오더라구요. 그런데 녹색 뉴딜을 한다면서 그린벨트(greenbelt)는 왜 잔뜩 해제하는 건가요. 설마 그린벨트의 그린(green)이 녹색을 의미하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니겠죠?아무튼 성질이 뻗쳐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어요. 사람들이 저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데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었어요.

댓글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Previous Post

자전거, 위험천만 녹색바퀴

Next Post

[오감을유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