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를 생각하며

오는 6월 4일, 수능 평가원 모의고사가 치러진다.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에서 진행하는 모의고사인 만큼 수험생 60만명 거의가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이미 입시는 다 끝내고 취업을 걱정하는 대학가에서 청소년의 교육이나 입시를 얘기하는 것은 어쩌면 정말 생뚱맞은 일일지 모른다.교육문제는 본인의 대학 입시가 지나고 나면 관심 밖으로 멀어지는 것이 사실이다.그래서 대학가에서 가장 쉽게 스러지는 얘기가 바로 교육문제가 아닌가 한다.

오는 6월 4일, 수능 평가원 모의고사가 치러진다.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에서 진행하는 모의고사인 만큼 수험생 60만명 거의가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이미 입시는 다 끝내고 취업을 걱정하는 대학가에서 청소년의 교육이나 입시를 얘기하는 것은 어쩌면 정말 생뚱맞은 일일지 모른다. 교육문제는 본인의 대학 입시가 지나고 나면 관심 밖으로 멀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대학가에서 가장 쉽게 스러지는 얘기가 바로 교육문제가 아닌가 한다. 혹자는 그래서 교육문제가 쉽사리 개선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나면 ‘남 일’이 된다는 것이다.그런데 대학생들은 과외나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청소년들과 만나게 된다. 나도 과외를 하며 여러 명을 만났다. 여자애와 사귀다 얼마 전 깨졌다는 여자애, 답답한 집이 싫어 누나는 가출했고 본인도 기회가 닿으면 가출하려 한다고 말하던 아이, 수시전형 입학을 위해 ‘스펙’을 쌓고 있는 아이, 흔히 말하는 ‘오덕후’라 자칭하며 만화와 판타지 소설에 해박한 지식을 보이던 아이, 꿈이 요리사라 요리학원도 다니고 차곡차곡 자격증을 획득해 나가고 있지만 내신 점수가 걱정인 아이….그들의 고민을 최대한 조력자의 입장으로 들어주려 했고 그만큼 아이들과 가까워지긴 했지만 경험이 부족한 탓에 그 마음들 전부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어찌 이해했다 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조력자’라는 것은 어쨌든 자신의 문제는 아니라는 뜻이 들어 있었다. 아이들을 위로하는 것도 결국엔 말로 할 수밖에 없을 뿐이었고 그 부모님을 설득해 문제를 조금 개선시키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는 부모님께 알릴 수 없는 둘만의 비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과외를 통해 만난 경우라 결국엔 그 다양한 고민과 꿈을 가진 아이들에게 내리는 결론은 ‘공부해라’ 밖에 없었다. 한창 일제고사 실시가 논란이 될 때 나는 묵묵히 예상문제를 뽑아 준비시켰고 내신등급제 실시로 말이 많을 때도 내신 점수를 관리해 줄 뿐이었다. 밖으로 나가 아이들의 고민을 반영시키는 것보다는 한명 한명의 고민을 꺾는 것이 더 쉬웠던 탓인지, 결국은 과외 아르바이트생으로만 남아 그 고민들을 ‘남 일’로 만들고 말았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란 말이 있다. 그런데 적어도 개구리는 올챙이로 다시 돌아갈 일이 없다. 그러나 우리 사는 세상은 그렇지 않아서 언제고 입장이 돌고 돌 수 있다. 나도 지금은 개구리인 척하고 있지만 내가 학부모가 된다면 언제고 이 문제들이 내 가족의 문제로 돌변할 것이다. 그 때도 지금처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행동할 수 있을까. 예전에 한 아이가 내게 말했던 것은 계속 마음에 남아 있다.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는 것도 선생님이기 때문이에요. 만약 선생님이 아니라 가족이었다면 어떻게 하실 건데요?” 그때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댓글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Previous Post

잘 알지도 못하면서

Next Post

갑이면 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