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자전거로 행복을 나누는 사람들

서울 곳곳에 자전거용 도로가 생겼다.하지만 몇 달째 움직일 생각을 안하며 먼지만 뿌옇게 쌓여가는 자전거 수는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실제 수도권지역의 아파트단지에 방치된 자전거 수는 2005년까지 19만5천381대(통계청 자료)로 이 중 상당수가 간단한 수리만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상태다.이렇게 방치된 자전거들이 새롭게 재탄생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곳곳에 자전거용 도로가 생겼다. 하지만 몇 달째 움직일 생각을 안하며 먼지만 뿌옇게 쌓여가는 자전거 수는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실제 수도권지역의 아파트단지에 방치된 자전거 수는 2005년까지 19만5천381대(통계청 자료)로 이 중 상당수가 간단한 수리만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상태다. 이렇게 방치된 자전거들이 새롭게 재탄생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이 곳에서 지금까지 수거한 자전거 수는 8천4백여 대로 방치된 자전거 전체의 4%가량을 차지한다. 재탄생한 자전거를 불우한 아이들에게 나눠주어 사랑까지 나누고 있는 곳. 바로 ‘신명나는 한반도 자전거에 사랑을 싣고(사랑의 자전거)’가 그 주인공이다. 저소득계층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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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자전거가 새롭게 태어나 아이들과 만나는 순간.

‘사랑의 자전거’는 서울 근교의 아파트단지와 길 위에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수리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단체다. 이들의 사랑의 손길은 시민들이 폐자원을 재활용하고, 나눔의 문화를 확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사랑의 자전거는 2005년 말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단체를 구상했고, 2006년 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김용석 사무국장은 “사랑의 자전거의 설립자는 북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쪽에 들르곤 했다. 북한에 교통수단이 거의 없고, 드문드문 자전거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남한의 아파트 단지에는 곳곳에 방치돼 있는 자전거를 떠올렸다”고 한다. 처음에는 북한 동포에게 자전거를 후원하려 했지만, 지금은 자전거 한 대를 장만하는 데도 부담을 느끼는 국내의 고아원이나 저소득계층의 공부방 어린이, 도서산간벽지에서 1~2시간씩 통학하는 학생, 도시변두리에서 어렵게 사는 소년소녀가장에게 주로 제공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2006년 9월 처음으로 직접 수거 및 수리를 해서 만든 자전거를 기증하던 자리를 회상했다. “기대에 부풀어 온 아이들이 새 것도 아니고, 바퀴에 흠집이 남아있는 중고자전거를 받고 혹여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다”며 당시 고민을 떠올렸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전거를 보자마자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사랑의 자전거는 30개월의 임금을 모아야 겨우 자전거 1대를 장만할 수 있다는 북한동포와 러시아·중국·필리핀 등 아시아의 해외동포들에게 교통수단으로 이용가능한 자전거를 보냈다. 올 9월에는 스리랑카로 600대의 자전거를 기증할 예정이다.고물을 보물로 바꿔주는 사랑의 자전거 사랑의 자전거 나눔운동은 경기도 고양시 수도권차량관리단 내에 위치하고 있는 작업장에서 시작됐다. 홍보부터 수거, 수리, 후원까지 모든 작업을 5명이 도맡아 했다. 2009년 3월 노동부로부터 사랑의 자전거가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승인 받게됐고, 인건비를 후원받게 돼 총 직원이 13명으로 늘었다. 홍보팀, 수거팀, 수리팀 등으로 나눠져 있지만 분업이 확실하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새로 들어온 직원이 아직 일에 능숙하지 않아서 함께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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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 후 봉사와 약간의 수입, 두 가지를 모두 얻을 수 있어서 이 일이 좋다”는 이재균 수리반장.

고장나고 녹슨 자전거들을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작업장에선 라디오에서 노래나 뉴스가 흘러나와 즐거운 일터를 만든다. 이 곳에서 일한 지 3년째인 수리반장 이재균 씨는 “사랑의 자전거는 사회적 봉사를 하면서도 약간의 수입이 있어서 정년퇴직 후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수리 작업이 능숙한 수리공들의 경우, 폐자전거의 상태에 따라 하루에 고칠 수 있는 양이 다르지만 하루에 두 대는 거뜬하다”고 자부했다. 이재균 씨는 공부방 아이들이나 소년소녀가장에게 필요한 자전거를 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사랑을 나눠주는 우리도 사랑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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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자전거 직원들이 방학동 우성2차 아파트 단지에서 수거해 온 자전거를 내리고 있다.

폐자전거 수거량이 많아야 재활용 자전거를 많이 만들어 더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기에 사랑의 자전거 활동 중 수거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김 사무국장과 이재균 씨 모두 “예전에는 한 달에 3, 4번 정도 수거했었는데 요즘은 한 두번 밖에 수거를 못하고 있다”며 최근 수거량이 줄어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 씨는 “아파트 단지마다 동 대표, 관리소, 부녀회 등 자전거 수거를 관리하는 곳이 다양해서 절차가 복잡하다”며 수거를 방해하는 요인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모든 자전거는 주인이 있었던 물건이기 때문에 수거공고 게시 후 주인이 찾으러 오면 줄 수 있도록 지하실 등에 보관, 관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랑의 자전거의 수거 트럭은 한 번에 자전거 60여 대를 운반한다. 개인적으로 의뢰가 오는 경우에 대해 김 사무국장은 “자전거 수가 적으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수거를 하러 가지 못한다”며 매우 아쉬워했다. 아직은 여건이 되지 않아 어렵지만 “앞으로 각 구마다 지역자활센터를 설치한다면 요일별로 우리가 지역을 나눠가며 자활센터에서 자전거를 수거해 올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인 접촉으로 수거도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희망을 드러냈다. ‘사랑의 자전거’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거뿐만 아니라 재정적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체가 영리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후원에만 의존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재정적인 어려움의 큰 이유를 올해 후원이 없다는 것으로 든다. 그는 “실적이 많아 유명해진 단체에는 후원금이 만이 들어오는데 우리는 실적이 없어서 기업들이 후원을 못 해주겠다고 한다”며 NGO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고철 값이 폭등하면서 아파트에서 폐자전거를 고철상에 팔아 이윤을 얻으려 하면서 자전거 나눔 사업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제 고철 가격은 안정을 찾았지만 대부분의 기자재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여전히 고환율의 영향을 받고 있다. 부품이나 여러 공구품 중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이용하지만 이미 녹슬고 사용이 어려울 정도로 낡은 것들은 신품으로 구입해야 한다. 특히 이 씨는 “자전거 한 대를 만드는 총 비용이 예전에는 1만원 이하였는데 요즘엔 엄청 올랐다”며 속상해 했다. 사회적 일자리 배출에도 도움을 늘어나는 자전거에 비해 관리와 정비에 필요한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기관도 없는 상태다. 그래서 사랑의 자전거는 지역자활센터의 자전거사업단에게 수리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이재균 씨 역시 관악지역자활센터에서 수강하고 있는 8명의 교육생들에게 자전거 수리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저소득층의 자립기반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교육생들은 대개 자전거 대여 사업을 원하는 노숙인, 고령자, 탈북자 등 취업취약계층이다. 교육생이 소규모였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다수의 교육생이 총 10번에 걸친 60시간 교육일정을 정한 후 교육이 이뤄진다. 과거에는 무상으로 교육을 해줬지만 본격적으로 교육이 행해지는 올해부터는 유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직업 교육도 하고 있고, 자전거 매니아를 위한 일상점검 교육도 진행 중이다. 일반인이 교육을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하루 만에 자기 수리, 자기 점검 정도를 터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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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균 씨는 관악지역자활센터에서 온 교육생에게 자전거 수리 작업을 가르쳐주고 있다.

‘사랑의 자전거’ 나눔 운동에 동참하고 싶나요?
서울 근교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면, 자신의 아파트 관리소에 ‘사랑의 자전거’의 나눔 사업을 소개해 홍보를 도울 수 있다. 또한 일정 영어실력만 갖추고 있다면, 사랑의자전거나눔사업을 해외 관련단체에 홍보 및 제안하고, 해외사랑의자전거나눔사업 시 서류작업과 통역 등을 담당하는 자원봉사 활동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자원봉사 활동가가 되면 올 9월 예정인 스리랑카 후원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홈페이지 : www.lovebike.kr
문의전화 : (02)745-9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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