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오늘도 방가방가”

학관 식당의 방가방가 아저씨 권혁창 씨.“방가방가~.” 학생들이 북적북적 거리는 학생회관(학관) 식당 한 구석에서 인사 소리가 들려온다.학관C 메뉴를 먹어왔다면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인사다.13년 전에 시작한 인사가 어느새 중독이 돼버렸다는 학관 식당의 아저씨.뚝배기에 인사를 담아 나르는 방가방가 아저씨 권혁창(45세) 씨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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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관 식당의 방가방가 아저씨 권혁창 씨.

“방가방가~.” 학생들이 북적북적 거리는 학생회관(학관) 식당 한 구석에서 인사 소리가 들려온다. 학관C 메뉴를 먹어왔다면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인사다. 13년 전에 시작한 인사가 어느새 중독이 돼버렸다는 학관 식당의 아저씨. 뚝배기에 인사를 담아 나르는 방가방가 아저씨 권혁창(45세) 씨를 만나봤다. “이제 인사를 하는 게 중독이 됐어요.” 96년 4월, 서울대에서 첫 근무를 시작할 때부터 인사를 시작했다는 그는 “이제 인사를 하는 게 일상이 됐어요”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한여름 날씨에 뚝배기를 날라도 ‘방가방가’ 인사 하나면, 짜증도 잊고 즐겁게 일할 수 있을 정도란다. 굳이 ‘방가방가’라고 인사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반갑습니다’ 라고 하려니까 너무 길더라구요”라고 답했다. 방가방가라고 인사를 바꾼 뒤에는 빠르고 일 하기가 편해졌다고. 혹시나 인터넷에서 방가방가라는 인사말을 따라 한 것은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그래요? 인터넷을 잘 안 봐가지고…”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13년 동안 인사를 하다 보니 여러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한 여학생에게 ‘친구 방가방가’라고 인사했는데, 그 학생이 ‘삼촌 뻘인데 왜 친구라고 하느냐’고 하더라구요.” 그런가 하면 인사를 크게 하다 보니 놀란 한 학생이 뚝배기를 엎었던 적도 있다고. 학생이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말한 그는 “그 다음부터는 인사소리를 작게 해요”라며 머쓱해 했다. 그는 인사하다가 우연히 전화번호를 교환한 학생들과는 지금까지도 연락하며 지낸다는 자랑도 덧붙였다. 학생들과 친해지다 보니 이제는 멀리서도 ‘방가방가’하며 달려오는 학생도 있을 정도다. 지난 학기에는 학관C 배식대에 보이지 않아서 ‘공백설’이 나돌았다는 말에 대해 “그 때는 학관 지하 식당에 있었어요”라며 손사레를 쳤다. 학관 식당에서는 한 학기마다 담당하는 일을 바꾸기 때문에 본인이 항상 뚝배기 나르는 곳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가 항상 ‘뚝배기 아저씨’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 그는 뚝배기만 잘 나르는 게 아니라 음식도 잘 만든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서울대생들을 위해 한 마디를 부탁하자, “제가 인사에 중독된 것처럼 학생들도 행복에 중독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학교 분위기도 밝아지지 않겠어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함께 인사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럽게 행복해 질 것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학교에 남아있는 시간 동안 영원히 ‘방가방가 아저씨’로 혹은 ‘친구’로 남고 싶다는 그는 오늘도 학생들에게 ‘방가방가’라는 인사말과 함께 행복을 선사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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