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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10월에 시작된 기숙사 재건축 공사는 앞으로 1년 6개월동안 진행된다. |
2008년 10월 917동 철거를 시작으로 한 관악사 재건축이 올 3월 본격화된다. 민간투자방식(BTL)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사는 815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로 인해 관악사 정원은 학부생은 2천228명에서 1천399명으로, 대학원생은 1천462명에서 899명으로 줄었다. 전체 정원의 약 38%인 1천392명이 감소 된 것이다. 본부에서는 재건축으로 인한 학생들의 불편을 감안해 기숙보조장학금과 교외생활관 인원 확대를 대책으로 제시했지만 방을 구해야 하는 학생들의 어려움을 덜기에는 역부족이다. 1400명의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쫓겨났지만 기숙사는 대책 없이 무너지고 있다. 갈 곳 없는 기숙사생 방 구하기 힘들어몇몇 학생들 사이에는 기숙사 정원이 대폭 감소해 학교 주변에 방을 구하려는 사람이 많아져 방값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서울대입구역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목래하 씨는 “기숙사 재건축 소식을 듣고 방을 찾는 학생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작년보다도 오히려 수요가 더 적다. 아마 방값이 싼 서림동이나 대학동으로 빠진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값에 대해서는 “방값이 많이 오르진 않았으나 신입생들이 기숙사 발표가 나면 방을 구하러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2월 말에는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학동 영일부동산의 이재선 씨는 “예년보다 일찍 많은 학생들이 방을 구하러 찾아왔다. 이미 많은 방이 나간 상태라서 2월 말에는 좋은 방을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숙사 발표 후 바로 방을 구하러 나갔던 문영찬(경제 08) 씨는 “이미 원하는 방들은 다 나간 상태였다. 방을 구하는 데 3일이 걸렸다”며 방 구할 때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신입생들도 방을 구해야 하기는 마찬가지다. 대기번호 47번을 받은 신입생 김성윤(사회과학 09) 씨는 “예전에는 걱정 없이 입사할 수 있는 번호이지만 재건축 때문에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라 한다. 방을 구해 놓았지만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지현(식물생산·산림과학 09) 씨는 “대기번호 1번이지만 개강 전에는 입사가 불가능할 것 같다. 같은 반 신입생 중에 기숙사가 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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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숙사에 떨어진 학생들이 자취방으로 이사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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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기숙사생들이 밖으로 나와 방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
교외생활관, 취지와 현실 달라
본부 측은 관악사 재건축 대책으로 작년 6월부터 시범적으로 운영된 교외생활관을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아파트 10채를 새로 구입해 작년보다 75명 증가한 총 134명의 학생들이 교외생활관에서 살게 된다. 교외생활관은 관악사와 달리 반드시 5~6명이 팀을 구성해야만 신청할 수 있다. 관악사 이건수 사감은 “교외생활관은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목적에서 기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감은 “관악사는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 같이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많은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교외생활관은 아는 사람끼리 모여 스스로 내규를 정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마찰을 줄일 수 있다”며 “신청양식에는 팀 구성원이 합의한 내규를 밝히도록 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본 취지와 달리 교외생활관에 입사하는 학생들은 모르는 사람끼리 급하게 팀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스누라이프에는 교외생활관에 함께 지원할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제법 올라와있다. 이에 대해 이 사감은 “스누라이프에서 그러한 움직임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급조된 팀은 충분히 가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기숙사에 떨어져 방을 구하려던 차에 스누라이프에서 교외생활관 팀 구성원을 구한다는 글을 보고 모르는 사람끼리 팀을 만들었다. 친해 보이려고 거짓으로 신청서를 작성했는데 올해 교외생활관에 합격했다”고 털어놔 사생 선발 과정에 허술함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사감은 “설사 모르는 사람끼리 팀을 조직하더라도 팀에 합류하는 것은 내규에 합의한다는 것이므로 상관없을 것”이라며 “문제가 있어도 팀 구성을 하지 않고 교외생활관 사생선발을 관악사처럼 하는 것은 본래 취지와 어긋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숙사 떨어진 학생들 10만원씩 지원돼교외생활관 외에 본부 측에서 제시한 또 하나의 재건축 대책은 기숙보조장학금이다. 기숙보조장학금은 학교에서 기숙사 정원 감축으로 인해 학교 밖에 집을 구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방값의 일부를 장학금 형태로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지원금은 월 10만원 정도이다. 장재성 학생처장은 이 금액이 “작년 9월 학교 주변을 조사해 얻은 방값의 평균과 기숙사비의 차액 50%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앞으로 600명에서 1000명 정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숙보조장학금은 기숙사에 신청해서 떨어진 학생만 신청할 수 있으며 가계수준을 고려해 지급된다. 조혜영 복지과장은 “기숙보조장학금은 의료보험비를 기준으로 저소득층에게만 지원된다. 하지만 서울대생 가정의 소득수준이 사회 평균보다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상대적 저소득층에게 지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방 출신이지만 친척이 서울에 거주해서 친척집에서 통학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처럼 기숙사에 살 필요가 없는 학생이 지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숙보조장학금을 신청할 때는 반드시 집 계약서를 구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조 과장은 “지금은 기본 방향만 설정돼 있을 뿐 아직 구체적인 시행 계획은 구상이 안 된 상태다. 2월 말에는 등록금 관련 업무 때문에 기숙보조장학금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등록금 납부기한이 지난 2월 말부터 계획을 세워 3월 초에는 신청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성 학생처장은 “적어도 3월 내로 기숙보조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지만 약간 늦춰질 수도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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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기숙사는 2010년 8월 30일에 완공될 예정이다. |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숙사는 대학원생만을 위한 것
새 기숙사는 넓어진다. 2인 1실의 면적은 교육부 규정인 17㎡ 보다 큰 22.65㎡다. 구관의 2인 1실이 13㎡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약 2배 커지는 셈이다. 국내 대학 기숙사 최초로 방 가운데에 롤 스크린도 설치돼 1인실이나 다름없이 사생활이 보장된다. 기존에는 한 층에 공용화장실이 있었던 것에 비해 새 기숙사에는 방마다 화장실이 있다. 관악사 이건수 사감은 “재건축되는 건물은 대학원생을 위한 주거 모델이다. 학부생을 위한 기숙사는 919동처럼 공동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새로 지어지는 건물은 모텔식 구조이기 때문에 방에 들어가면 나올 일이 없다”고 말하며 “새 기숙사는 대학원생이 주로 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새로 지어지는 전물은 1인 1실이 250개, 2인 1실이 1천125개로 총 2천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원은 대학원생만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감은 “학부생 인원을 줄이겠다고 언급한 적은 없지만 늘릴 계획도 없다. 현재 신관에는 기존 학부생 정원이 모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일부 학부생들이 새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지만 재건축된 기숙사에는 기본적으로 대학원생을 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학부생 정원을 늘리지 않는 것에 대해 이 사감은 “서울대학교 기숙사의 이상은 ‘레지덴셜 컬리지(Residential College)’이다. 즉 원하는 학생 모두가 기숙사에서 살 수 있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대학원생들을 위한 레지덴셜 컬리지를 기획한 것이다. 부지가 확보되면 학부생 기숙사도 신축하자는 논의가 있지만 아직 구체화 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관악사 재건축에는 총 815억원의 비용이 든다. 이번 공사의 방식인 BTL은 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이를 임대해서 쓰는 것이다. 완공된 후에는 일정 기간 동안 투자기업에서 시설의 수익을 획득한다. 관악사 재건축에는 주식회사 웰컴에듀서비스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참여했다. 그 중 LG서브원은 완공 후 20년동안 직원 채용 및 외부업체 선정 등 새 기숙사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해 수익을 얻는다. 반면 현재 신관 기숙사는 기존 방식대로 학교에 운영권이 있어서 기숙사 행정이 이원화되는 것이다. BTL방식으로 건물을 지어 기숙사비가 인상되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김흥식 관악사 행정실장은 “민간 기업의 투자액인 815억 중 30%인 약 245억을 20년동안 학교에서 상환해야 한다. 구체적인 기숙사비 책정은 입사 직전에 결정되겠지만 한 학기에 15만원 정도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