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저널’은 각 선본들이 내놓은 공약 및 정책 중에서 2개씩을 선정해 어느 정도 실현가능한지를 점검했다. 이를 이루기 위해 관련 기관과 논의를 거쳤는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여부를 확인해봤다.▲법인화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진짜대학’ 선본은 서울대학교 법인화를 추진하는 본부의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총학생회가 주도하는 공대위를 통해 서울대학교 법인화문제를 이슈화해 본부의 법인화 움직임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대학교 법인화를 저지하기 위한 단체로는 전국적으로 2개가 있다. 하나는 서울대 대학노동조합,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서울대 공무원노동조합이 힘을 합쳐 조직한 공대위고, 다른 하나는 전국 국공립대학교 교수회연합회, 전국 교수노동조합,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 대학노동조합, 전국 공무원노동조합, 전국 대학생교육대책위원회가 세운 공동투쟁위원회다.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공동의장 오준규(법학08)씨는 “이미 전국적으로 2개의 법인화 반대 움직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총학생회가 공대위를 또 세우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진짜대학’ 선본 측은 “공대위 조직은 공약이라기보다는 법인화 반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법인화 문제에서 서울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자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교양과목 ‘S/U제도’ 확대 ‘진짜대학’ 선본은 학생들의 학점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양과목에도 S/U제도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S/U제도와 관련한 공약은 50대 총학생회부터 논의가 계속 이뤄져왔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50대 총학생회 ‘Spotlight’의 경우 대학국어 S/U제도 도입을 위해 교육환경개선협의회를 통해 꾸준히 본부와 협의를 시도했다. 본부 측에서 S/U제도 확대에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 저하 때문이다. 52대 총학생회 ‘실천가능’에서도 이와 비슷한 S/U 학점 신청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적이 있다. ‘진짜대학’ 선본은 “체육과목 등 몇몇 과목은 S/U로 바뀌게 됐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정도의 강의들을 S/U로 바꾸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서울대 오픈 코스웨어 전면 시행 ‘One Click to People’ 선본은 ‘서울대학교도 강의 일부를 온라인을 통해 유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며 오픈 코스웨어를 무료로 하는 방향으로 전면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수학습개발센터는 현재 eTL을 통해 사회, 인문, 언어 등 6개 카테고리의 총 65개 e-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등록돼 있는 모든 강좌는 이미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e-강좌가 서울대학교 구성원에게만 제공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eTL 관계자는 “회원가입만 하면 일반인도 e-강좌를 수강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답변했다. ‘One Click to People’ 선본은 “e-강좌를 확대하거나 오픈 코스웨어 컨소시엄(공개강의운동협의체)을 구축하는 방안을 통해 전면화를 이뤄내겠다”고 답했다.▲서울대 다큐멘터리 영화제 ‘One Click to People’ 선본은 축제 문화를 보다 풍성하게 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대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영화제를 통해 접하기 힘든 다큐멘터리와 독립영화를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학생활문화원 측은 수요시네마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이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One Click to People’ 선본은 “대학생활문화원과 협의를 거쳐 앞으로 진보적 독립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통해서 진보적인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서울대학교 문화의거리 조성 ‘We’ll’ 선본은 서울대학교 앞에 문화의거리를 조성함으로써 서울대학생의 문화활동을 장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성빈 정후보는 “문화의거리와 관련해 관악구청 서울대협력팀 김정언 주무관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악구청 토목팀은 “문화의거리 조성이 시기적으로는 어려울 것 같다”며 대비되는 반응을 보였다. 관악구청 토목팀 시희식 주무관은 “향후 몇 년간 서울대학교 정문에서 녹두 거리를 잇는 지역에 문화의거리가 조성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강남순환도로 건설의 일환으로 서울대학교 정문 앞쪽에 대대적인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고 서울대학교와 여의도를 잇는 경전철 사업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후보는 “총학생회가 본부와의 협의를 거쳐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면 관악구청도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서울대학교 학생할인 추진 ‘We’ll’ 선본은 서울대학교 근처의 상권에서 학생증을 제시하면 학생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겠다고 주장했다. 서울대학교 근처 상권의 주 고객이 서울대학생이므로 학생 입장에서는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고객을 더 유치할 수 있는 윈-윈 효과를 누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공약과 관련해서 본부의 정책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2004년 본부는 농협의 협조를 받아 금융 기능과 학생증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통합학생증 S-card를 도입했다. S-card를 이용하면 서울대학교 근처에 있는 가맹점에서 3~20%에 해당하는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We’ll’ 선본은 “S-card를 보여주기만 하면 할인을 바로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 계획이다. S-zone가맹점이 어디인지 학생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학생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SNU Union Debate ‘Action Again’ 선본은 매월 ‘SNU Union Debate’를 개최함으로써 학생들의 의견을 총학생회운영위원회에 수렴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과 논쟁을 벌이는 과정을 총학생회의 기초를 다시 세우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28대 농생대 학생회장 윤상호(동물생명공학07)씨는 “총학생회 차원의 큰 토론회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과학생회, 단과대의 참여가 필요하다. 현재 과학생회 활동이 침체돼 가는 상황에서 이 공약이 본래 의도대로 이뤄지기는 힘들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 씨는 “사회대, 공대, 사범대의 단과대 학생회 선거가 무산된 점도 Union Debate활성화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ction Again’ 선본은 “처음부터 대규모의 학생들이 모이기는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총학생회가 논쟁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기본을 쌓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교육환경개선협의회 정례화 ‘Action Again’ 선본은 교육환경개선협의회(교개협) 정례화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교개협 정례화에 대한 논의는 2009년 3월에 열린 제40차 교개협에서 매월 셋째 주 금요일로 개최하기로 이뤄진 상태다. 하지만 본부 학생처와 정례화를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총학생회 측에서 교개협 개최를 요청하지 않아 정례화의 의의를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덧붙여 과거 교개협에서 논의된 사안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교개협의 정례화를 넘어서 논의 사안이 학교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Action Again’ 선본은 “교개협을 학생들에게 알림으로써 교개협을 학생들의 의견이 모이고 실질적인 해결을 보장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