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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수막이 설치된 정문거리” |
우리 현수막은 어디에 있나요?
서울대 내에서 현수막은 전단지나 포스터 다음으로 자주 볼 수 있는 홍보매체이다. 특히 3~4월 무렵에는 신입회원을 받기 위한 각 동아리들의 현수막이 학교 정문에서부터 기숙사 삼거리까지 캠퍼스 곳곳을 채우고 있다. 동아리의 현수막뿐만 아니라 언어교육원의 교육프로그램 소개와 기업의 채용광고 등의 현수막들도 꾸준히 눈에 띈다. 하지만 설치부터 처리까지 골치를 썩이는 것이 바로 이 현수막이다. 교지은 지난학기에 이어 이번학기에도 수습모집 홍보현수막을 잃어버렸다. 편집장 효정(사회 05) 씨는 “학관으로 올라가는 길에 설치했는데, 3일 만에 없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대 인;연맺기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원활동가를 모집하는 현수막을 두 번이나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현수막이 없어져 찾지 못한 경우는 이들 단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수막은 정해진 장소에, 6~15일 다는 것이 원칙 학내 현수막을 관리하는 곳은 두레문예관에 있는 학생과와 본부 관리과 두 곳이다. 학생과는 학생들이 설치하는 현수막을 관리하는데, 두레문예관에 현수막을 가져가 신청서를 작성하면 허가도장을 찍어준다. 관리과는 학생들의 사안이 아닌 학교 행사 등과 관련된 현수막을 관리한다. 대부분의 현수막은 6일~15일까지 걸이대가 있는 곳에 달 수 있다. 현수막 거는 기간이 더 길어지면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기한을 제한하고 있다. 걸이대는 정문에서 본부까지 오는 길 우측과 기숙사 삼거리, 농생대 식당 앞, 경영대 거리와 신공학관 앞에 있다. 이외에 걸이대가 없는 곳에는 현수막을 설치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나무에 현수막을 다는 것은 환경보호 상 금지하기 때문에 발견 즉시 곧바로 철거한다. 외부업체의 현수막 또한 원칙적으로 학내에 걸 수 없다. 현수막 설치와 수거는 전적으로 현수막을 건 개인이나 단체에게 맡겨져 있지만, 정해진 기간이 다 지나도록 가져가지 않으면 정문 수위실과 기숙사 삼거리 수위실, 그리고 청원경찰이 수거한다. 정문에서 본부까지 오는 우측 길에 달린 현수막은 정문 수위실에서 관리해 날짜가 지난 것을 떼어다가 수위실에 보관한다. 기숙사 삼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약 10명의 청원경찰이 매일 순찰하며 기간이 지난 현수막을 수거한다. 각 곳에서 수거한 현수막은 어느 정도 보관하다가 주인이 찾아오지 않으면 폐기물처리 전문 업체에 보내는 것이 규정이다. 체계 없는 현수막 관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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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적으로 외부업체 현수막은 학내에 걸 수 없으나 그 또한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지 않다. |
하지만 현실에서 이 같은 순서를 밟아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먼저 지정된 자리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에서부터 난관이 시작된다. 교내에 현수막을 걸 수 있는 자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허용한 장소에 걸 수 있는 현수막은 총 64개이다. 정문에서 본부까지 오는 길 우측 42개, 그리고 기숙사 삼거리와 농생대, 신공학관 현수막 걸이대에 22개를 걸 수 있다. 하지만 학기 초에는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지정 장소 이외에도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외부업체의 현수막 설치도 자리부족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외부에서 교내에 현수막을 거는 것은 금지돼 있다. 하지만 본부 측에서는 취업설명회나 인턴모집 등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홍보물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현수막 관리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승인 기관이 두레문예관과 본부로 나누어져있기 때문에 정작 현수막을 설치하려면 어디에 가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혼란이 온다. 게시 허용 기간도 각각 다르다. 두레문예관 측에서는 현수막의 게시 기간을 최대 15일로 잡고 있으나 본부 측에서는 최대 6일로 잡고 있다. 또한 두레문예관에서는 승인된 현수막에 도장을 찍어주지만 본부는 그렇지 않다. 관리 측의 혼선, 학생들에게도 이어져 기간이 지나거나 제 자리에 걸려있지 않은 현수막을 처리하는 일은 더욱 복잡하다. 본부, 정문, 후문 등 관리 주체가 학교 곳곳에 분산돼 있다보니 의견 조율도 힘든 상태이다. 정문 수위실 전종선 씨는 “원래 본부 관리과에서 도장을 받고 와서 수위실에 보고한 후에 현수막을 달아야 하는데 잘 지켜지고 있지 않다. 도장이나 제대로 된 허가서를 받는 등 체계적인 승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해진 담당자가 없다보니 청원경찰과 정, 후문 관리과에 업무가 과중되는 측면이 있다. 전종선 씨는 “정문 수위실의 경우에 한 사람이 24시간씩 격일로 근무를 하는데, 현수막까지 관리하려면 일손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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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 수위실 뒤편에 가득 쌓여있는 현수막들, 모두 날짜가 지났으나 떼어가지 않아 수거된 것들이다. |
관리하는 측에서 발생하는 혼선은 학생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현수막을 걸 수 있도록 지정된 장소가 어디인지, 어디에서 승인을 받고 어느 정도 기간까지 게시할 수 있는지 학생들에게 제대로 홍보가 돼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 현수막을 걸었다가 하루 만에 잃어버리는 등 낭패를 겪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서울대 인;연맺기학교’ 자원활동가 박종주(국문 05) 씨는 “걸이대가 없는 곳에 현수막을 달면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자세한 규정은 알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학생들은 잃어버린 현수막을 찾는 데도 어려움을 느끼다가 결국엔 포기하게 된다. 그렇게 의도치 않게 버려진 현수막들은 문화관 뒤편과 정문 및 후문 수위실 뒤편에 가득 쌓여 있다가 결국엔 폐기물 처리장으로 가게 된다. 이렇게 버려지는 현수막만 해도 일주일에 70~80개 정도이다. 현수막 하나를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이 많게는 십여 만원임을 감안할 때 하루 이틀정도 붙여졌다가 철거당할 때 입는 경제적 손해는 만만치 않다. 기간 지난 현수막은 제 때 떼어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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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수막은 철거됐으나 흉한 흔적만 남아있는 55당 앞 나무 |
현수막을 설치하는 사람들의 의식 개선도 필요한 문제다. 전종선 씨는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나 외부업체나 현수막을 다는 당사자들이 달아만 놓고 후 관리나 후처리는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혹 학내 기관에서 외부 광고업체에 부탁해 현수막을 거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다들 달아만 놓고 떼어가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하며, 기간이 지난 현수막은 곧바로 떼어 줄 것을 당부했다. 청원경찰 측은 “지정된 장소에 현수막을 걸어줬으면 좋겠다. 도서관 사거리 쪽이 특히 심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걸이대의 규격에 맞지 않는 현수막이나 손글씨 현수막 등은 자제해 줄 것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