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가 서울대학생과 동작교육청 관할 저소득층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했던 서울대 대학생 멘토링, SAM(Snu Active Mentoring)이 2학기부터 재개된다. 시범사업으로 운영됐던 SAM이 올해 2월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마무리되면서 2학기부터는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서울대 뿐만 아니라 연세대, 이화여대 등 서울시내 18개 대학이 대학생 멘토링 사업에 함께 한다. 하지만 대학생 멘토링의 확대는 교육부의 당초 계획보다 한 학기 지연된 것으로 그동안 교육부는 이에 대한 어떠한 공지도 하지 않아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 여기서 잠깐, SAM(Snu Active Mentoring)이란? SAM은 교육격차 해소와 양극화 완화를 위해 교육부가 내놓은 대학생 멘토링 시범사업으로 2006년 4월부터 2007년 2월까지 서울대와 동작교육청이 함께 운영했다. 시범사업에서 서울대학생 300명은 멘토로 참여해 주 2회 2시간씩 멘티로 선발된 저소득층 초·중학생 1000여 명의 기초학습지도 및 문화·체험학습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를 통해 멘티들은 방과 후 개별화된 학습·인성지도를 받았으며, 대학생 멘토는 월 32만원의 장학금과 교육실습의 기회를 부여받았다. |
대학생 멘토링, 2학기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대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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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과후학교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위한 협약식을 가진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내 18개 대학 |
지난 8월 22일 서울시교육청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내 18개 대학과 11개 지역교육청과 함께 ‘방과후학교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확대 실시되는 이번 사업에는 대학생 1000여 명이 멘토로 참여해 초·중학생 3000명과 결연을 맺고 시범사업 때와 마찬가지로 학습지도와 상담활동 등을 할 예정이다. 서울대 역시 2학기부터 SAM을 다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시범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서울시교육청과는 별개로 동작교육청과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올 2월 서울대에서 발표한 에 의하면 지난해 SAM에 참여한 초·중학생 1000여 명 중 약 60% 정도가 성적이 향상됐다. 뿐만 아니라 멘토링 후 멘티의 심리사회성 역시 전체적으로 향상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시범 운영된 SAM의 성과를 근거로 이번 사업 역시 사교육비 경감 및 계층 간 교육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과후학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 이선경 장학사는 “이번 사업은 사업의 폭을 넓혀 대학생 멘토링을 대중화시킬 것”이라며 성과가 좋으면 내년에는 더 많은 대학들의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리없이 슬금슬금 한 학기 늦춰진 사업 하지만 대학생 멘토링 사업의 확대는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계획에 비하면 한 학기 늦춰진 상태이다. 지난해 SAM을 시작할 당시 교육부는 시범사업의 성과가 좋으면 올해 상반기부터 대학생 멘토링을 전국적으로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올해 3월에는 ‘2007년 방과후학교 운영계획’을 통해 4월부터 대학생 멘토링을 확대 시행할 것이라 발표했다. 약 5개월간 사업이 지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선경 장학사는 “교육부 예산이 5~6월이 돼서야 확보됐으며, 대학생 멘토링을 접해보지 못한 대학들을 사업에 참여시키는데 1달이나 걸렸다”며 “사업을 추진하라는 교육부의 공문은 7월이 돼서야 내려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사업 지연에 대해 어떠한 공지도 없다보니 한편에선 멘토링 사업이 중단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낳기도 했다. 지난해 SAM에 참여해 중학생들을 가르쳤던 금정미(사회교육05) 씨는 “지난해 멘토링 당시 올해 사업 진행이 긍정적이란 말을 많이 들었으나, 평가회 후 홍보가 없는 걸로 봐서 중단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누구보다 가장 애가 타는 건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멘티들이다. 1년간 멘티로 학습지도를 받았던 김 모양(15)은 “차라리 늦춰지면 늦춰진다, 안 하면 안 한다라고 확실히 이야기해주면 좋겠는데, 마냥 기다리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며 이렇게 “사업이 지속되지 않고 시범사업의 종료로 멘토와의 연락이 끊기게 되자 멘토링 프로그램 자체를 불신하게 된 멘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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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말 한 지원자가 서울대 정보화포털 SAM 멘토 커뮤니티에 올린 문의글. 3월에도 같은 질문이 올라왔으나 유독 이 글들에만 답글이 달리지 않았다. 한 학기 지연에 대해 제대로 공지가 되지 않은 건 서울대학교도 마찬가지이다. |
사당중학교 민순기 연구부장은 “8월 23일 현재 정확히 사업이 시행된다고 공문이 내려오지 않아, 2학기에 멘토링이 시행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학교 교사 중 멘토링 사업 관계자들만 알고 있는 상태”라며 이렇다보니 멘티나 멘티 부모님들은 아마 대학생 멘토링이 끝난 걸로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작교육청 초등교육과 염유민 장학사는 “교육청 입장에선 ‘무슨 사업을 안 한다’ 혹은 ‘지연된다’ 는 공문을 학교로 보내기는 어렵다”며 “공문이란 사업을 시작하기로 확정됐을 때 보내는 것”이므로 멘토링 사업 지연과 관련해 공문을 보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만 염유민 장학사는 “각 학교 교장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매번 사업이 연기되고 있음을 알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SAM의 서울대 측 담당자였던 김계현 교수(교육학과)는 “지속사업을 시행한다고 하면서 교육부가 1학기가 다 지난 다음에 사업계획을 내려 보냈다는 것은 여름방학동안 어학연수와 인턴십 등을 미리 계획하는 대학생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적어진 예산도 사업 진행에 걸림돌 돼 대학생 멘토링 사업의 확대가 한 학기 지연된 첫 번째 이유가 예산확보의 어려움이었던 만큼 예산문제도 사업 진행에 걸림돌이 됐다. 올 하반기 서울지역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진행하는 데 서울시교육청에 책정된 예산은 8억 6000만원이다. 이선경 장학사는 시범사업 때 쓰인 예산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시행된 시범사업은 엄청난 돈과 인력이 투자된 일이었다”며 “올해는 사업의 규모는 커지고 예산은 줄었기 때문에 멘토 1명에게 지급되는 돈의 액수가 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염유민 장학사는 “서울대 측은 멘토의 장학금이 줄면 멘토가 모이지 않을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이에 사회봉사 학점을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사업진행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김계현 교수 역시 줄어든 예산으로 인해 “서울대에 배정될 SAM 운영비는 서울대 본부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줄어든 예산으로 인해 하반기에 진행될 SAM에 참여할 멘토와 멘티 수도 줄어들 예정이다. 동작교육청 측은 예산이 준만큼 서울대에서 선발할 멘토의 수는 약 100명 정도로 잡았으며, 멘티의 수도 멘토 1명 당 3~5명이 되도록 맞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작년에 SAM에 참여했던 1000여 명의 멘티들 중 반 이상이 올해에는 대학생 멘토링 사업의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염유민 장학사는 “멘토의 수가 줄었으니 멘티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멘토 1명에게 10명의 멘티를 줄 순 없지 않나. 대신 작년에 참여했던 멘티들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라고 답했다. 멘토링은 멘티를 위해 꼭 필요한 프로그램, 조금만 보완된다면… 현재 서울시교육청이 관리하는 서울지역 대학생 멘토링 사업은 멘토 모집이 다 끝나고 멘토와 멘티가 만나는 실제 멘토링을 준비하는 상태이다. 이에 비해 서울대와 동작교육청이 별개로 운영하는 SAM은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원칙과 멘토링 사업의 규모, 인원, 참여 학교 정도만을 정한 상태이다. 2학기부터 SAM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작년 사업에 참여했던 멘토들은 일단 중단된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다만 사업 진행에 좀 더 보완돼야 할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정미 씨는 “사업이 시작할 때는 멘토가 멘티의 롤모델이 돼야 한다며 학습지도뿐만 아니라 인성지도 등을 강조했으나 진행되는 동안 일반 과외로 전락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평가회는 물론이고 참여 단체들이 멘토링의 성과를 멘티들의 학업성적으로만 측정한 것을 비판했다. 방미혜(영문 06) 씨는 “SAM이 한 기관이 아닌 여러 단체가 참여해 운영하다보니 어떤 일이든 정산처리가 너무 느렸다. 또한 기관끼리 정보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멘토를 관리하고 교육하던 슈퍼바이저에게도 제대로 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며 기관들의 분산된 업무로 인한 혼란을 작년 SAM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남기(환경재료 02) 씨는 “일반 대학생들에겐 교육학적 지식이나 노하우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행동지침과 같은 매뉴얼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며 “이 사업이 정말 효과를 보려면 능력있는 멘토 육성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멘토를 관리·교육하는 슈퍼바이저이자 SAM 평가연구원을 했던 난우초등학교 이영국 교사는 “이상적인 멘토링은 멘토의 열정과 자발적 노력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멘토의 열정이나 의지를 북돋아줄 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이번 사업을 위해 동작교육청과 서울대의 긴밀한 협조와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번 2학기부터 시작될 SAM을 담당할 김창대 교수(교육학과) 역시 “규모가 좀 줄었지만 가능한 한 충실하게 운영할 것”이며 “구체적인 시행방법상 개선해야할 점이 있다면 차차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을 위해선 서울대학생들의 참여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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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학기부터 진행될 대학생 멘토링 사업 리플렛 |
동작교육청은 현재 멘토의 수를 100명으로 보고 있지만 학생들만 모여준다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SAM은 5일간의 짧은 멘토 모집 기간에도 불구하고 769명의 학생들이 신청해 사업 시작 전에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염유민 장학사는 “비록 SAM의 규모가 시범사업에 비해 작아지고 예산 역시 줄었지만, 무엇보다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작년과 같은 서울대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이 절실하다”며 많은 서울대학생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뜻깊은 사업에 함께 하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