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버스 논란, 순환도로 타고 제자리에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이하 입구역)은 이름과 달리 서울대입구에서 도보로 40여 분이나 떨어져 있다.따라서 서울대에 오기 위해선 입구역에 내려 교내로 들어오는 5511, 5512, 5513 버스나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교내로 진입하는 시내버스와 셔틀버스 뿐만 아니라 넓은 관악캠퍼스 안에서 이동할 때도 버스는 필수적인 존재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이하 입구역)은 이름과 달리 서울대입구에서 도보로 40여 분이나 떨어져 있다. 따라서 서울대에 오기 위해선 입구역에 내려 교내로 들어오는 5511, 5512, 5513 버스나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교내로 진입하는 시내버스와 셔틀버스 뿐만 아니라 넓은 관악캠퍼스 안에서 이동할 때도 버스는 필수적인 존재다. 한편 최근 서울시는 신공학관으로 가는 버스 노선 중 일부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됐고 낙성대-경영대 간 마을버스 노선은 5일간 운행되다 중단되는 해프닝을 보이기도 했다. 낙성대-경영대 간 마을버스 노선 5일만에 운행중단 지난 4월 1일 경영대와 신공학관 양방향 노선으로 개편됐던 관악 02번 마을버스는 행정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서울시의 지적에 따라 5일 만에 운행이 중지됐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소속 정여원 씨는 “기존의 교통체계로도 충분한데 해당 운수업체가 관련 법규를 무시하고 임의로 노선을 개편해 제재를 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 씨는 이 노선을 다시 재개할 것인지 여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본부 관리과의 모 실무관은 “경영대 방향 관악 02 버스는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추후 서울시에 다시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낙성대에 사는 이현경(경제 06) 씨는 “경영대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면 사회대 쪽으로 가기에 편했는데 잠깐 운영되다 중단돼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운송회사들 간에 요금수익을 두고 알력다툼이 벌어져 신설 버스 노선이 5일만에 중단됐다는 지적도 있다. 본부-입구역 연결 버스는 신설계획 없어 현재 본부 앞에서 입구역으로 바로 가는 시내버스는 없다. 따라서 셔틀버스가 끊기는 저녁 6시 반 이후에 본부에서 입구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5516을 타고 정문에서 내려 5515 등으로 환승을 해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본부와 입구역을 연결하는 시내버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청담역에서 지하철로 통학하는 문기윤(언어 07) 씨는 “중앙도서관에서 밤늦게 까지 공부하다가 입구역으로 나가려면 5516, 5518처럼 녹두로 가는 버스를 탄 후 정문에서 갈아타야 한다”며 “시간이 불필요하게 오래 걸린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반면 신준호(사회과학 07) 씨는 “평일 저녁이나 공휴일에 입구역으로 가는 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도서관 셔틀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큰 불편도 없고 정문까지 그냥 걸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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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 앞에 있는 5516번 버스 정류장. 이 곳에선 서울대입구역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없다.

정여원 씨는 “서울대 내의 버스정류장은 서울대학교 본부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 확정한 것”이라며 본부는 입구역을 연결하는 버스 신설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본부 관리과 역시 “정문에서의 환승이 다소 불편한 것은 알지만, 환승이 무료인데다 2004년에 변경된 서울시의 버스 정책이 환승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노선 변경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방향 셔틀버스 운행 역시 고려 안 되고 있어 한편 교내순환 셔틀버스의 역방향 운행을 원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있다. 박이랑(경영 06) 씨는 “경영대에서 기숙사 방향으로 갈 때 역방향 셔틀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숙사에서 경영대까지 가는 데는 셔틀버스로 약 3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거꾸로 경영대에서 기숙사까지 가는 것은 사정이 다르다. 경영대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순환도로를 둘러 기숙사에 도착하기 때문에 약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역방향 셔틀이 운행되면 이는 3분으로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5년 전만 해도 교내순환 셔틀버스는 역방향으로도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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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을 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그러나 본부 측에서는 역방향 셔틀버스 운행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본부 관리과 사방용 실무관은 “역방향 셔틀의 경우 이용자가 적고 배차 간격도 현재의 5분보다 2분 긴 7분이었다. 일방 운행으로 돌려 배차간격을 줄이는 게 낫다는 의견에 따라 폐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공학관 경유 시내버스 폐지 논란 최근에는 신공학관을 지나는 시내버스 중 일부를 폐지하는 문제가 논란이 됐다.「대학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 12일 서울시는 신공학관까지 시내버스가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안을 서울대에 통보했다. 당시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는 4월 15일 반대입장을 공식 표명했으며, 공대 연석회의는 대책위를 구성해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 서명운동은 사흘 만에 1000명이 넘는 학생의 서명을 받아내는 등 많은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박선호(기계 04) 씨는 “낙성대역에서 관악 02를 타고 신공학관에 가는 경우도 있지만, 입구역에서 신공학관까지 올라오는 시내버스들이 사라진다면 불편을 느낄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총학생회는 4월 27일 낸 입장서에서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도 않은 채 노선 변경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총학생회와 공대 연석회의, 본부 관리과 직원 일부는 지난 5월 2일 이 같은 입장을 서울시청에 직접 찾아가 전했다. 서울시는 서울대의 의견을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관악산을 지키는 시민모임’에 전달했고, 이들에게서 의견이 수렴되면 서울시의회 소속 버스정책시민위원회에서 서울대로 진입하는 시내버스의 노선 조정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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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11, 5512, 5513번은 현재 입구역과 신공학관을 연결하는 버스다.

서울시 버스관리과 정여원 씨는 “5월 2일에 있었던 총학과의 만남에서 의견 조율을 했으며 노선변경을 당분간 추진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버스 이용객 수가 적은 방학 중에는 버스 노선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본부 관리과는 “이번 여름방학까지는 유예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결국 일부 노선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명운동을 주도했던 공대연석회의 공동의장 조도희(컴공 05) 씨는 “노선 변경이 한동안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 변경을 다시 검토하게 될 경우 서울시에서 연락을 주기로 했으며 그 전까지는 공대차원의 별다른 활동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학내 교통문제 해결엔 학생들의 관심이 필요 본부 관리과의 한 관계자는 본부 차원의 교통관련 기본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채 서울시 정책에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서울시와의 협조가 중심업무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어느 정도 수긍했다. 하지만 그는 “교내까지 시내버스가 들어오는 학교는 전국에 서울대 뿐이며, 운송회사의 운임에 의한 수익이 10%에 불과해 학내에 들어오는 버스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논리에도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이번 공대버스 노선 일부폐지안이 유예된 데는 학생들의 서명운동이 큰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학내 교통문제에 스스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학내 교통은 학생들의 편의와 직접적으로 맞닿은 부분이니만큼 물론 학생들 스스로의 관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행정업무에 있어 학생들에게 결정권이 있는 것은 아니고 하나 하나의 노선처럼 지엽적인 문제가 아닌 큰 계획이 추진될 때는 학생들의 의사마저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교통체계 담당자들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당사자인 학생들의 편의를 먼저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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