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학내에 여기저기에 붙어있던 ‘School Designer’라는 피씨와 포스터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피씨에는 ‘운동권으로부터의 자유’라는 말이 쓰여져 있었고 그 위에는 ‘cafe.daum.net/dreambelt’라는 카페의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이 두 가지 문구를 보고 다시 작년 총학 선거때 한 선본으로 나왔던, 드림벨트 선본을 기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소위 ‘비운동권’이라고 자처하면서 우리 모두의 관심을 끌었던 그들과 ‘School Designer’는 매우 비슷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우들이 작년 드림벨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점을 가질 수도 있었겠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작년의 드림벨트와 다르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비록 카페의 낮은 참여도와 운영진의 개인적 사정으로 11월 3일에 카페가 폐쇄되었지만 그들이 가졌던 고민거리와 시도는 우리에게 몇가지 생각할 점을 남겨준다. 우선, ‘School Designer’라는 말은 말 그대로 우리가 직접 학교를 꾸미자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었다. 현재 학내의 모든 일은 총학생회에 따라 일년 단위로 일어나기 마련이다. 총학생회가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려 노력을 해도, 그것이 학기초에 수렴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다보면, 어느새 선거기간이 된다. 누구나 알다시피 총학 선거기간에는 무엇보다도 선거가 학내 학우들의 움직임의 주가 된다. ‘School Designer’는 이러한 짧은 싸이클 때문에 학우들의 바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기획하고 있는 것은 생협과 같이 활동이 지속 가능한, 그리고 학우들이 주체가 되어 직접 학우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럼으로서 더 강한 힘을 가진 모임을 만들자는 것이다. ‘운동권으로부터의 자유’라는 말은 많은 학우들에게 자극적으로 들렸을 것이다. 어떠한 학우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을 것이고, 어떤 학우들은 긍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이 표면적으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School Desinger’ 관계자의 말이다. 오히려 그들도 ‘운동’을 바란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카페에서 “지금까지 소위 운동권이나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 불리던 사람들은 많은 일들을 했고, 지금도 너무나 좋은 일들을, 좋은 생각들을 많이 하고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학우들은 이제 그런 일에 참여할 의사도 없으며, 그들이 무엇을 하고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라는 글이 있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지금까지의 운동 방식과는 다른 운동방식이었다. 또한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운동권’, ‘비운동권’이라는 말에 의해 구속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지금까지 운동을 하던 방식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더 이상 예전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은 누구도 동감하는 사실이다. 운동권 내에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학우들의 생각은 ‘운동권’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고, 그러한 생각이 오히려 새로운 운동을 하려는 학우들을 구속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들이 찾은 방식이 새로운 개념을 만들자는 것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나온 문구가 “운동권으로부터의 자유”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고민거리에서 그들이 생각인 개념은 ‘지구인’이라는 것이었다. 이번에 일어난 테러사건에서도 볼수 있듯이 정치문제, 환경, 경제 문제 등이 하나의 국가니 민족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 해결방식도 세계적인 연대의 개념으로 풀어야 한다는 취지이다. 이렇듯, 잠깐이나마 학내에 이슈거리가 되었던 School Designer.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활동이 미비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하지만 이번에 있었던 고민거리들이 소위 ‘진보’를 다루는 학우들에게 작게나마, 자신들의 활동 방식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