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 오늘은 뭘 먹을까?

사전적으로 ‘자취’란 손수 밥을 지어 먹는다는 뜻이다.이 정의에 따른다면 ‘자취생’이란 손수 밥을 지어 먹는 학생이라고 풀이된다.그런데 자취생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대충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소위 ‘폐인’의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는지.먹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중요한 세 가지 요소 중 하나인 만큼, 그냥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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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으로 ‘자취’란 손수 밥을 지어 먹는다는 뜻이다. 이 정의에 따른다면 ‘자취생’이란 손수 밥을 지어 먹는 학생이라고 풀이된다. 그런데 자취생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대충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소위 ‘폐인’의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는지. 먹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중요한 세 가지 요소 중 하나인 만큼, 그냥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문제이다. 이 기사에서는 우리 학교 자취생들의 식생활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 학교 자취생 네 명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그 실상과 문제점을 알아보고, 자취생들의 더 나은 식생활을 위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주말엔 직접 요리, 요리법은 주로 인터넷에서 “밥이요? 매일 밖에서 사 먹어요.” 녹두에서 자취를 한다는 K(경제 04)씨를 비롯한 상당수의 자취생들은 밥을 직접 차려먹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번거롭기 때문에 거의 외식을 하고 가끔 라면을 끓여먹는 정도라고 한다. 한편 날마다 밥을 해 먹는 것은 아니지만 주말에는 직접 해 먹는다는 학생들도 많았다. 손은진(법학 04)씨는 “주중에는 거의 학교에서 점심, 저녁을 해결하고 주말에 하루 한두 끼 정도는 직접 해 먹는다”고 했다. 주중에는 집에 오면 피곤해서 못 하지만 주말에는 그래도 여유가 있어 해 먹는 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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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직접 밥을 해 먹는 학생들은 어떻게 요리하는 방법을 얻는 것일까. 구교범(기항 04)씨는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검색해서 알아낸다”고 했다. 손은진 씨 역시 인터넷을 통해 요리법을 찾는 경우가 많고, 가끔 어머니께 전화로 물어본다고 답했다. 그 외에 “인터넷에서 찾기도 하지만 시중의 요리책에서 도움을 얻는다”는 이동헌(인문 03)씨와 같은 응답도 있었다. “집에서 어머니의 어깨 너머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한다”는 노가희(지환시 02)씨를 제외하면, 학생들은 요리법을 인터넷에서 많이 알아내는 편이었다. 실제로 인터넷 검색창에서 ‘요리법’을 치고 검색해보니 수많은 요리 사이트, 요리 카페, 블로그 등이 있었고 자취생들이 쉽고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을 소개하는 곳도 많았다.음식 재료는 어디서 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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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서든, 요리책을 봤든 일단 오늘은 어떤 것을 먹을지 정했다. 그러면 재료를 사야 하겠는데 시장은 어디서 볼까? 우리 학교 자취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녹두나 서울대입구역 근처에는 대형 할인점이 없어서 처음 자취를 시작하는 학생이라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집 근처의 재래시장이나 슈퍼를 이용하는데 익숙한 모습이었다. 서울대입구역 근처에서 산다는 이동헌 씨와 노가희 씨는 근처 대형슈퍼를, 각각 녹두와 낙성대에 거주하는 손은진 씨, 구교범 씨는 근처의 재래시장을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재래시장과 대형슈퍼 중 자취생이 쇼핑하기 좋은 곳은 어디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먼저 대표적인 음식재료로 쓰이는 농산물들의 가격을 비교해보았다.무콩나물양파녹두 재래시장1000원700원~1000원1980원(손질한 것)콩나물500원(한 봉지)500원(한 봉지)100g당 350원양파1500~2000(한 망)1500~2000원(한 망)1780원(한 망) 위의 표는 녹두거리 위쪽에 위치한 재래시장, 신림6동 시장, 입구역의 모 대형슈퍼 이렇게 세 곳의 무, 콩나물, 양파의 가격을 조사한 것이다(물론 농산물의 품종, 크기, 손질 정도가 다르므로 가격의 단순 비교는 힘들다는 점을 밝혀둔다). 체감 가격은 위의 세 가지 품목 외에도 전반적으로 재래시장이 대형슈퍼보다 싼 편이며, 대형슈퍼는 소량으로 포장해 놓은 재료-예컨대 1/4로 잘라서 파는 양배추-를 살 수 있어 오히려 더 싸게 살 수도 있다. 참고로 녹두에 있는 재래시장과 신림6동의 재래시장을 비교했을 때는 아무래도 신림6동 시장이 규모가 크고 더 알려져 있는 탓인지 조금 더 싸다. 팽이버섯을 예로 들면 녹두 재래시장은 3봉지에 1000원, 신림6동 시장은 5봉지에 1000원이다. 음식 재료는 반드시 소량으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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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재료를 살 때 명심해야 할 점은 무조건 소량으로 사야한다는 점이다. 손은진 씨는 “상추를 1000원 어치 샀다가 사흘 동안 다 먹으려고 온갖 요리방법을 동원해 먹으려다 결국 다 못 먹고 버린 기억이 있다”면서 “재래시장에서 음식 재료를 살 때는 반드시 상인에게 최소한으로 팔 수 있는 양을 물어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노가희 씨는 “많이 사는 것이 훨씬 싸더라도 필요 이상이면 절대 사지 않는다”고 쇼핑 노하우를 알려줬다. 조금씩 사려고 노력했지만 요리 후에 재료가 남았을 때, 특히 상하기 쉬운 야채라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럴 경우 이동헌 씨는 “볶음밥 같은 것을 만들어서 빨리 없애버리거나 냉동실에 보관한다”며 “하지만 양파, 무, 배추 같은 것은 얼리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냉장고에 넣는 것이 더 안 좋을 수도 있는데 감자, 바나나가 그 대표적인 예로 통풍이 잘 되는 상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자취생들의 밥상, 그 실제는 그런데 여러 가지 반찬을 갖춘 밥상을 차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구교범 씨는 “가끔씩 반찬가게를 이용하기도 하고,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밑반찬을 두고 먹는다”고 했다. 반면 노가희 씨는 “반찬가게는 이용한 적이 없고 집에서 택배로 보내오는 반찬을 먹는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자취생들은 모든 반찬을 직접 해 먹지는 못 하고 집에서 보내준 반찬 혹은 반찬가게에서 만들어 놓은 반찬 등에 많이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통적으로 직접 잘 만들어 먹는 반찬은 계란후라이, 햄 같은 손쉬운 반찬이었다. 한편 국이나 찌개는 대체로 직접 해 먹는다는 반응이었다. 손은진 씨는 “김치찌개를 자주 해 먹는 편이고, 슈퍼에 국에 들어가는 양념, 재료를 포장해서 파는 것이 있는데 편리해서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식품은 뜻밖에도 네 명의 학생 모두 잘 먹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이동헌 씨는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피하는 편이다. 오히려 밥을 해서 밑반찬과 먹는 것이 더 간편하다”고 답했다. 구교범 씨는 “자취 초반에는 자주 먹었지만 이제는 질려서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라면 외의 인스턴트식품들을 알게 모르게 섭취하고 있었다. 이들이 자주 먹는다는 햄을 비롯해 햇반, 3분카레와 같은 것들은 요리하기 귀찮을 때 정말 간편하기 때문이다.밥이 아니더라도 아침을 꼭 먹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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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생들의 식생활을 취재해보니 대부분 아침을 거의 먹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이는 자취생들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대학생들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대부분 대학생들은 늦게 자기 때문에 아침 수업이 있는 날은 아침을 거르고 학교에 가서 대충 때우는 경우가 많다. 챙겨주는 사람 없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자취생의 경우는 더 하다. 송윤주 교수(식품영양학과)는 “아침에 꼭 밥이 아니더라도 계란후라이와 우유, 혹은 고구마나 감자 등 간단한 것이라도 반드시 먹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밥을 해 먹을 때는 영양균형을 충분히 고려하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송윤주 교수는 “어느 한 영양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보다 고른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양보충제를 먹는 것보다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가공식품의 섭취도 의식적으로 줄일 것을 당부했다. “가공식품은 음식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영양소가 많이 깎여 나간 식품이며 설탕과 소금이 과다하게 포함되어 있다”며 “평소 별 생각 없이 청량음료, 과자를 먹다 보면 정작 식사는 적게 하게 되어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게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공식품의 전형인 인스턴트식품의 섭취도 가능한 피하고 자연적인 식품을 먹으라고 조언했다.대학시절의 식생활, 평생 건강의 밑거름 이 기사를 읽다가 이렇게 불평하는 자취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밥을 거르면 안 된다는 것도, 자연 식품도 좋은 것도 알겠는데 귀찮아!” 하지만 삶에 있어서 식생활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인식한다면 밥을 챙겨먹는 일은 단지 귀찮기만 한 일이 아닐 것이다. 아침에 꼭 밥을 챙겨먹는 편이라는 이동헌 씨는 “밥을 해 먹는 것도 풀어지기 쉬운 자취생활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한번은 며칠 동안 밥을 안 해 먹은 적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풀어지고 생활이 느슨해지더라”고 털어놨다. 밥을 챙겨 먹는 데는 물론 시간이 걸리지만 그것이 나의 건강을 위해 들어가는 시간이라 생각하면 그렇게 아까운 시간이 아니리라. 송 교수는 “대학시절의 식생활이 평생 건강의 밑거름이 된다”면서 평생의 건강이라는 큰 틀에서 먹는 문제를 바라보기를 권했다. 물론 자취생들에게 밥을 매번 차려먹기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 밖에서 외식을 하든, 직접 해 먹든 영양균형이 잡힌 식생활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취생의 건강은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지키는 수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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