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1가까스로 성립됐던 총학생회 선거 지난 11월 23일부터 진행된 48대 총학생회 선거 투표가 본 투표일인 25일을 훌쩍 넘긴 29일에서야 마무리되었다. 26일과 29일, 이틀동안 진행된 연장 투표를 통해서 선거가 성립되었다. 투표율은 대체로 첫날에 가장 높고, 그 다음날부터는 떨어지는 것이 기존 추이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첫날부터 투표율이 각각 15.8%, 12.5%, 13.5%로 집계되어 특이한 경향성을 보였다. 연장 투표 첫날인 금요일까지만 해도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4% 가량 더 늘어 선거 무산의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그러나 연장 투표 둘째 날이었던 29일(월) 오후 6시까지도 투표율이 48.33%로 48%를 겨우 넘어 선거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총학생회 선거 사상 처음으로 설치된 녹두 투표소를 비롯하여 기숙사, 학생회관, 중앙도서관 등 10개 투표소에서 밤 12시까지 투표소가 운영되었다. 그 결과 가까스로 선거가 성사될 수 있는 투표율인 50%를 넘긴 51.16%로 투표가 마감되었다. 학생회와 학생들간의 괴리는 여전 작년 11월 선거 무산의 위기를 겪은 후 3월 선거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이런 위기가 생긴 것은 지속적으로 학생 사회에 대한 관심이 저하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존 학생 사회에 대한 관심이 저하된 이유는 선본들이 학생들의 삶과 괴리된 정책을 제시한 탓이 크다. 그러나 이번 48대 총학생회 선거의 경우, 학점 취소제, 제 2도서관 건립, 축제, 취업 등과 같은 일상적인 삶에 대한 이슈에 초점이 맞춰졌는데도, 학우들의 무관심은 여전했다. 29일 밤 12시까지 기숙사 투표함을 지키던 학교로, 교감 네트워크 선본의 이경훈(공대 03)씨는 “이번 선거의 공약들이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함에도 불구하고, 50%를 넘기기 힘들어질 때 이렇게까지(투표 날짜 및 시간 연장) 해서 총학생회를 세우는 것이 맞는지, 무관심을 인정하고 무산시키는 것이 맞는지 판단이 안 선다”고 말하며 현재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고민을 표현했다. 결국, 당선된 Q 선본photo2가까스로 투표율 50%를 넘긴 후 11월 30일 새벽 1시부터 본격적인 개표 작업이 시작됐다. 선거 인명부 확인 작업이 길어진 관계로 투표함을 열게 된 것은 아침 8시가 다 돼서였다. 오후 1시경 발표된 투표 결과, Q 선본의 정화, 임성우씨가 총 32.21%의 지지율로 48대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Q 선본은 전체 9397 실투표수 중 3309표를 얻었다. 30일 오후 1시 10여분, 투표 결과가 발표된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은 순간에 총학생회장 당선자 정화씨를 만나보았다. 밤샌 개표작업에 피곤했을텐데도 전혀 지친 기색없는 정화씨는 약간은 흥분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당선소감을 묻지 않을 수 없는데? – 기쁘다.(웃음) 생각보다 표가 많이 나와서 놀랐다. 하지만 그만큼 더 어깨가 무겁다. 선거기간동안 나온 이야기들을 실천하고 학우들에게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온만큼 최선을 다해 지지와 동의 기반을 넓혀나가고 싶다. Q선본의 선전물이 눈에 잘 띄였다고 하더라. 선관위로부터 굿 디자인 상도 받았는데, 선본의 선거운동에 대해서 평가해본다면? – 포스터나 선전물 디자인이 잘 나와서 학우들 손에 잘 닿았던 것 같다. 후보 사진이 잘 나왔다는 소리도? (웃음) 선전물이 예쁘기도 하지만 선본원들이 열심히 뛴 것이 더 컸던 듯하다. 다들 너무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 Q 선본의 당선이 지니는 의미가 뭐라 생각하나 – 그 부분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지난 총학생회에 대한 평가가 빠질 수 없을 듯 하다. 지난 총학생회 활동한 분들이 매우 열심히 한 것 같은데, 정작 학우들은 총학생회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또 학생회 활동 속에서 사회에 대한 입장을 제시하고 학우들 삶에 들어가는 부분들이 부족했다. 지난 학생회는 학생회의 범위를 학내로 한정시키면서, 정말 학우들이 고민하는 부분들을 제한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학생들과 소통해나가면서 사회 문제에 대한 고민도 놓치지 않는 학생회가 되고 싶다. 이번에도 선거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었는데, 앞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photo3- 이벤트성 공약만으로는 학생들의 지속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힘들다. 함께 문제를 얘기하고 해결하려고 한다면 실제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학우들의 생활 속에 등장하는 전공 진입, 취업 등의 얘기들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과 맞닿는다는 것을 함께 나누고 싶다. 그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를 이야기하는 것이 소중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러한 논의들을 이뤄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회를 통한 학생운동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 그 가능성은? – 학생회 활동을 통한 학생운동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학우들과 상호소통하는 과정이 배제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운동이라는 것이 집회에 나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의 문제들에 대해서 입장을 모아가고 같이 행동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학우들에게 말을 거는 시도는 계속 있어왔는데, 그런 시도들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굉장히 많은 정책을 들고 선거를 치뤘는데, 다 할 수 있겠나? –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우들에게 ‘다 해드리겠다’는 식의 접근은 아닌 듯 하다. 추진하는 과정 속에서 잘 안될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 실천하고자 한다. 들고 나온 정책들 중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나? – 무엇보다도 소통의 문제가 제일 큰 것 같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에 비해서 학생회론 자체에 대한 논쟁이 많았다. 학생회가 학우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할 것이냐,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가능하냐에 대해 많은 얘기가 오갔었다. 소통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가는 것이 제일 큰 일이며 그 부분을 가장 열심히 하고 싶다. 집행부 구성 계획은? photo4- 집행부 구성에 대해서는 좀 더 얘기를 해봐야 한다. 학우들에게 많은 얘기를 듣고, 전총학에게도 많이 물어보고 고민할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총학생회에서 무언가를 하고픈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많이 모집하고 열린 모습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사실 아직 너무 얼떨떨하다. 어제 저녁까지도 50%가 안되는 것을 보면서 많이 충격을 받았다. 학생회의 역할에 대해 학우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직은 많은 부분 채워야할 곳이 많다. 학생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학생회를 통해 제안하고 제안 받는 풍토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학생들이 학생회 활동에 개입하고 평가하는 건전한 논쟁들이 오고가는 것이 바로 총학생회를 만들어 나가는 힘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