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학내 곳곳에 자보를 붙이고 전단지를 나눠주며 동아리 가등록 부결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단체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로 IYF(국제청소년연합;International Youth Fellowship). IYF는 지난 2001년부터 사회분과로의 가등록을 시도하다가 2003년부터는 종교분과로 전환하여 신청하기 시작했지만 매해 거부당하였고, 결과는 올해 2004년에도 마찬가지였다. IYF사건, 기독교 동아리의 배타성/보수성의 발현? photo1종교분과회의와 그에 뒤따라 행해졌던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에서 줄줄이 가등록을 부결당한 IYF는 이것이 학내 기독교 동아리들의 담합의 결과이자 그들의 종교적 ‘배타성’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사례라고 주장한다. IYF 대표 민성수(재료공학 4학년)씨는 “사회문제에 눈 감지 않는 기독인의 올바른 자세를 보여주기 위해, 청소년 문제를 고민하는 기독인들이 모인 IYF에게, 정체성이 모호하고 이미 활동을 잘 하고 있으니 굳이 동연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였고 이러한 내용은 자보와 전단지로 학내 곳곳에 뿌려졌다. 덧붙여 그는 기존 기독교 동아리들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진 IYF의 동아리 가등록을 반대하는 것은, “사회에 만연한 기독교의 ‘보수성’을 학내 기독교 동아리까지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이에 IYF에서 제기한 몇몇의 사실관계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이번 사건을 ‘거대 기독교 동아리 대 상대적 약자인 IYF 의 구도로 몰아붙이는 것은 왜곡’이라는 반박 자보가 붙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가 어찌 하든지 간에 IYF의 항의자보와 그에 뒤따른 반박 자보를 바라보는 학우들의 시선은 이에 대하여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스누나우에 올라온 관련기사에 ‘음…’이라는 제목으로 리플을 달아놓은 모 학우는 “그렇지 않아도 무분별한 전도활동으로 기독교 동아리들에 대한 학우들의 인식이 부정적인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더욱 이미지가 나빠졌다”며 IYF의 자보 내용에 일부 사실이 아닌 내용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번 사건은 기득권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비종교인 학우들은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동아리들에 대하여 ‘자기들끼리 모여서 교리를 공부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전부’라며 그들의 배타적 성격을 문제 삼기도 한다. 또한 종종 신문의 1면을 장식하기도 했던 보수 종교 단체들의 이권싸움, 국보법폐지반대집회, 이라크전쟁옹호집회 등으로 종교단체에 대해서 보수적 이미지나 ‘종교인=비/반 운동권’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공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이번 IYF 사건은 정말로 기존 기독교 동아리들의 배타성과 보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또한 동아리로 등록을 하게 되면, 10만원 남짓의 작은 지원금을 받는 것 이외에도, 새내기 모집이 수월해지는 등 학내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는데, 기존의 기독교 동아리들은 왜 매해 굳이 반대를 하는 것일까. 기독교 동아리들, 왜 가등록 반대했나 동연 소속 종교분과의 경우 17개의 종교동아리가 있고, 그 중 12개가 기독교 동아리이다. 그리고 이번 종교분과회의에서 이들 중 CCC, SFC, CAM, YWAM, JOY, 네비게이토선교회, CBA 등의 대부분의 기독교 동아리들이 IYF의 가등록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러한 사태를 IYF는 기독교 동아리들의 담합의 횡포라고 인식하였고 따라서 부당한 탈락이라고 항변했던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기독교 동아리들의 경우, 그것은 오히려 IYF의 사실왜곡이라고 주장한다. 많은 기독교 동아리들의 IYF의 가등록에 반대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담합의 결과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많은 기독교 동아리들이 다같이 반대의사를 밝힐 수 있었을까. photo2SFC(Student For Christ) 위원장이자 동연 종교분과 임시대표자인 이건호(자연대, 02)씨는 단순히 IYF의 단체이름에 기독교단체라는 명시가 되어있지 않고 그들이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기 때문에 반대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단체명은 중요하지도 않을뿐더러, IYF 뿐만 아니라 다른 기독교 동아리들도 사회참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FC 역시 농활이나 부재자투표운동을 하기도 하였고, 학내 다른 기독교 동아리 중 하나인 CCC는 북한에 소를 보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건호씨는 SFC가 반대표를 던진 것은 “IYF가 동연과의 연합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이미 특성에 있어서 별 차이성이 없는 많은 기독교 동아리들이 존재하는 만큼,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차원”에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대로 JOY회장 이건호(국어교육, 02)씨는 “사회참여를 많이 하는 IYF의 활동내역을 보면 오히려 사회분과에서 심의 받는 것이 적당하지 않느냐”며 IYF의 모호한 정체성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동연에의 연합의지의 부족과 모호한 정체성이라는 이유만으로 4년 동안 계속해서 동아리 가등록이 부결되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기 어렵다. 연합의지의 문제는 우선 동연에 가등록이라도 된 후에 쌓아나가면 될 문제이고, 모호한 정체성의 문제는 사회문제에 참여활동을 하는 종교단체는 IYF 뿐만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크게 문제시 될 이유로서는 부족하다. 이러한 가운데 조심스럽게 제기된 가설이 있으니, 바로 교리상의 문제이다. IYF가 ‘이단’이라고? 실제로 서울대기독인연합(이하 서기연)에서 발행한 2002년도 서울대 기독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자료집 40번째 페이지에는 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단체들이 열거되어 있고 IYF 역시 그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을 부인할 뿐 아니라 지속적인 회개의 필요성을 부인하고 있어서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 자료집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누가 무슨 기준으로 이단을 규정하는 것일까. photo3YWAM 위원장이자 현재 서기연 대표인 윤주향(작곡, 00)씨는 “자료집에 명시된 이단은 서기연에서 규정한 것이 아니라 많은 신학자와 목사님들이 전문 연구를 통해 규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하느님이 원하지 않는 것을 좇는 단체를 한국기독교일반과 구분하여 이단으로 규정”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IYF 측에서는 이에 대해 “이미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다수가 이단을 규정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며 예수를 처음 따랐던 제자들도 유대교에 비해서는 다수가 아니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IYF 대표 이건호씨(재료공학, 00)는 과거의 순복음교회를 예로 들며, “교세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 단체가 있으면 위협세력으로 여기고 이를 이단으로 규정”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독교계 전반에서 IYF를 이단에서 제외시키고 있다는 것이 일반인식”이라며, 학우들이 그와 같은 자료집을 보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에 IYF의 동아리 가등록은 매해 부결되고 있는 것일까. 서기연, “사전 담합은 없었다.” 이에 대해 서기연 대표 윤주향(작곡, 00)씨는 교리상의 차이로 모든 기독교 동아리들이 반대를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녀는, 물론 교리를 문제 삼아 반대를 한 단체도 있을 수 있지만 모두가 그것을 이유로 반대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하며 “생각은 다들 다른데 우연히도 결과가 같았을 뿐”이라고 기독교 동아리들의 담합이라는 IYF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실제로 종교분과회의에서 CCC의 대표가 “분과회의에서 SFC 대표를 처음 보았다”고 말하기도 하였다고 그녀는 전한다. 덧붙여 IYF가 가입하면서 줄어들게 될 지원금 때문에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의혹에 대해서, 서기연 대표 윤주향씨는 “10만원 남짓 되는 지원금 때문에 반대를 했겠느냐”며 반박했다. 함께 반대표를 던진 SFC 대표 이건호(자연, 02)씨는 “스스로를 이단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이단으로 규정하는 것을 그분들에게 실례가 될 수 있다”며 조심스런 사견을 내비쳤다. 그리고 그것은 교리상의 문제로 IYF의 가등록을 반대하지는 않았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합리적 대응책 마련되어야 이번 사건은, 거대 기독교 동아리들의 횡포라는 IYF 측의 주장과 결과가 같았을 뿐 사전 담합은 없었다는 기독교 동아리들의 주장이 맞부딪힌다. 그러나 실제로 사전 담합은 없었다고 할지라도, 가등록 조건에 크게 위배되는 사항이 없는 한 단체가 4년 내내 가등록을 부결 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이 담합의 결과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종교’라는 것의 특성상 자신의 믿음과 다른 진리를 좇는 단체를 인정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다면, 동아리연합회 의사결정 구조 방식 또한 문제시될 수 있다. 기존의 동아리들에게 모두 한 표씩을 행사하게 되어있는 투표로만 가등록이 결정되고, 과반수의 표를 얻지 못한 경우 내년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구제책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동아리연합회의 주요활동인 만큼, 비슷한 일들이 내년에도 또다시 반복되게 하지 않으려면, 이번 사건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