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누군가 당신을 보고 있다

다행히도(?) 이 사례들은 전부 다른 학교에서 벌어진 일들이다.하지만, 이런 사례들이 그저 다른 학교의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Somebody Watching You 학교를 한 번 돌아보자.기숙사에 들어가려고 문을 들어서다 보면 카드키(혹은 지문인식시스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인 출입시간 제한에 관계없이 아무나 손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다행히도(?) 이 사례들은 전부 다른 학교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하지만, 이런 사례들이 그저 다른 학교의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Somebody Watching You 학교를 한 번 돌아보자. 기숙사에 들어가려고 문을 들어서다 보면 카드키(혹은 지문인식시스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인 출입시간 제한에 관계없이 아무나 손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기숙사 샤워실은 각 샤워부스마다 잠금장치가 없이 그저 자석으로 닫아놓는 구조이기 때문에 외부인이 샤워실에 들어온다고 해도 전혀 대처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이며, 방에 있을 때라도 방문을 잠그지 않았다면 아무나 방안에 들어올 수 있다. 만약 기숙사 건물 안으로 누군가 들어오기만 한다면, 그 사람이 맘먹기에 따라 그는 샤워실에 갈 수도 있고, 방에 벌컥 들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또한 기숙사 남학생동과 마주보고 있는 여학생동에서는 기숙사에서 편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여학생들을 보기 위해 마주 보이는 창문 쪽으로 남학생들이 쳐다보고 있는 적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기숙사 홈페이지(dorm.snu.ac.kr)에는 외부인이 들어와 광고 전단지를 사생의 방에 뿌리거나, 기독교 동아리 등에서 선교 목적으로 각 방을 찾아다니는 일들에 대한 항의가 적지 않다. 중앙도서관이나 학생회관 등 각 건물의 화장실은 대부분 벽이나 문의 위와 밑이 뚫려 있는 구조라 누가 그 사이로 카메라를 넣어사진을 찍거나 손을 넣어 위협할 경우에 밀폐된 공간에 있는 피해자가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또한 계단이나 도서관 등에서도 마음만 먹는다면 쉽게 디지털 카메라나 카메라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중앙도서관 서고에서 사진을 찍힐 뻔한 적이 있다는 ㅂ씨(미대 02)은 “치마를 입고 도서관을 갔다가 서고에서 책을 고르느라 잠깐 앉았는데, 바로 앞에 있는 책 사이에서 디지털 카메라 렌즈가 보여서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SNUlife 자유게시판(www. snulife.com)에는 ‘별나라’라는 이름으로 ‘도서관 제3열람실에서 어떤 남자가 실실 웃으며 옷을 벗어가면서, 그립다, 보고싶다는 말을 하며 따라다녔다. 게다가 수위실에 전화를 해서 이야기를 해도 ‘알아서 피해 다니라’는 대답이 나왔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로 성희롱 성폭력상담소에 문의해본 결과, 이와 유사한 사례로 상담을 받거나 신고가 들어온 경우가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이런 사례는 다른 학교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건들은 ‘서울대학교성희롱·성폭력예방과처리에관한규정’에 의해 징계를 받거나, 형법 및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에 의해 형사처벌까지도 받을 수 있다. What can we do? 최근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의 보급으로 이러한 사건들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하지만 이렇게 위험이 큰 데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은 지금의 상태로는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기숙사의 경우에는 합동근무실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순찰을 돌지만, 기숙사 각 동 건물 밖을 순찰하는 것에서 그치며, 동조교의 근무시간도 7시에서 11시까지로 정해져있고 동조교가 하루 종일 기숙사안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기숙사 대표조교는 “실제적으로 학생들에 의해서 그런 사건들이 일어났다고 신고된 적은 없으며, 외부인의 출입 같은 경우라면 학생들이 카드키 관리를 잘하고 문을 잘 닫고 다니면 될 것이다”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었다. 그러나 기숙사 정도면 사정이 좋은 편이다. 기숙사가 아닌 학교 안 다른 건물들은 바로 도움을 요청할 곳을 찾기 어려우며, 게다가 피해자가 폐쇄적인 공간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 혼자 있을 경우에는 2차, 3차로 벌어질 또 다른 폭력에 대한 공포로 가해자에게 대응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외진 곳에 가로등을 환하게 설치하거나 방범 순찰을 도는 것, 성폭력적 위협이 일어날만한 곳에 비상벨 설치, 화장실의 칸막이와 바닥 사이의 틈이 넓은 곳이나 창문의 배치가 잘못되어 다른 건물에서 보이기 쉬운 곳을 보수하는 방법 등이 제시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비상벨은 건물을 이용하는 여학생들에게 그나마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고 가해자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얻기 쉽다는 점에서 비교적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세대학교의 경우에는 총여학생회가 여학생처를 통해서 비상벨설치를 학교에 건의해서 현재 우선적으로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대강당 여자화장실 각 칸에 비상벨이 설치되었으며, 2007년까지 학교의 모든 건물에 비상벨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비상벨은 화장실 안에서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누르면 경보음이 울리고 화장실 밖 경보등이 작동하면서 건물 경비실로 경보 신호가 알려진다고 한다. 실제로 각 대학 총여학생회나 성폭력 상담소 등을 중심으로 비상벨 설치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며, 우리 학교 성희롱 성폭력상담소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본부와 일부 단과대학에 비상벨 설치를 건의해놓았으며 실제로 설치가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비상벨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총학생회 선거에 ‘비상벨과 가로등 설치’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복지공약이었지만 실제로 설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는 점, 다른 학교 총여학생회에서 비상벨 설치를 건의했더니 여자화장실에 CCTV를 달아주겠다는 어이없는 답변이 나왔다는 경우를 보면, 건의가 되었다고 해서 바로 낙관하는 것은 이른 듯 보인다. 또한 설치가 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끝난 것이 아니다. ㅈ씨(인문 02)는 “순환도로 같은 경우에 비상벨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는데 비상벨을 누르지 못했다면 왜 비상벨을 누르지 않았냐고 질타받게 될까도 걱정스럽고.. 가해자와 외진 곳에 둘이 있는 데 다른 사람이 경보 신호를 보고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 수 없지 않겠는가. 비상벨 설치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가로등 설치와 방범 순찰 강화 등 여러가지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비상벨은 고육책이지 본질적인 해결이 아니다. 비상벨 뿐만 아니라 여성친화적인 학내 환경, 가로등과 순찰 등의 다른 해결방법들이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상벨이 아니라 바로 학내 구성원들의 성폭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그에 맞는 실천이다. 정말로 우리가 얻어내야 하는 것은 비상벨이 아니라 바로 ‘성폭력 없는 대학’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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