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 부족한 수업의 시작과 끝

아직 20% 부족한 강의계획서 입력 현황학사과의 ‘강의계획서 입력 현황’에 따르면 2007년 1학기에 개설된 3084개의 학부 강좌 중 강의계획서가 입력된 강좌는 2417개로 78.4%의 입력률을 보였다.

아직 20% 부족한 강의계획서 입력 현황

학사과의 ‘강의계획서 입력 현황’에 따르면 2007년 1학기에 개설된 3084개의 학부 강좌 중 강의계획서가 입력된 강좌는 2417개로 78.4%의 입력률을 보였다. 인문대학 개설 강좌 773개의 입력률은 81.4%, 사회과학대학 개설 강좌 189개의 입력률은 87.8%, 경영대학 개설 강좌 58개의 입력률은 98.3%로 높은 편이지만, 약학대학(48개 중 16.7%), 수의과대학(30개 중 63.3%), 의대(51개 중 9.8%), 치대(21개 중 0%), 간호대(21개 중 52.4%)의 입력률은 낮게 나타났다. 학사과 성지화 씨는 “의대, 치대, 수의대, 간호대는 자체적으로 (강의정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서 입력률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조영민(심리 05) 씨는 “강의계획서 입력비율은 원칙적으로 100%가 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학생들은 보통 한 학기에 5~6개의 강의를 듣는데, (강의계획서 입력률이 80%라는 것은) 한 학기에 한 강의 정도는 강의계획서 없이 들어야한다는 것”이라며 현재의 강의계획서 입력률이 낮다고 평가했다.한편, 이번 여름학기 수강신청 기간에는 특히 정규학기보다 강의계획서가 적게 올라왔다는 말이 많았다. 강의계획서 입력 현황에 따르면 2007년 여름학기에는 379개의 학부강좌 중 300개 강좌(79.2%)의 강의계획서가 입력됐다. 수치 상으로는 정규학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교양수업의 강의계획서 입력률이 전공수업의 강의계획서 입력률보다 더 높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주로 교양과목들이 개설되는 계절학기의 경우 강의계획서 입력률이 정규학기보다 높아야 정상이다. 이는 교양수업마저도 계절학기에는 강의계획서 입력을 게을리 한다는 뜻이다. 이재욱(정치 05) 씨는 “계절학기는 강의 기간이 짧은 만큼 더 자세한 강의계획서가 올라와야 한다”며 “실제로 강의계획서가 많이 올라오지 않아 강의 선택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강의계획서에 대한 질적인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나photo1그렇다면 입력된 강의계획서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어떨까. 『서울대저널』이 지난 5월 17일부터 25일까지 학부생 3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의제도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학생들이 강의계획서가 제공하는 수업정보의 양에 만족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기 시작 전에 올라오는 강의계획서가 수업에 관련된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습니까?’라는 질문에 2.2%의 학생들만이 ‘매우 충분했다’고 답했고, ‘대체로 충분했다’고 답한 학생들은 36.3%였다. 반면 ‘대체로 부족했다’고 답한 학생들은 47.4%에 달했고 ‘매우 부족했다’고 답한 학생들도 13.6%나 있었다. 61%에 달하는 학생들이 강의계획서가 제공하는 수업정보의 양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본부 학사과 성지화 씨는 “강의개요, 강의계획, 평가방법으로 구성된 3개의 필수항목이 입력돼 있으면 강의계획서가 입력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이는 똑같이 입력으로 처리된 강의일지라도 세부강의일정, 참고도서 등 보다 상세한 내용은 교수의 재량에 맡겨져 강의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똑같이 입력이 완료된 것으로 처리된 강의라도 세부 강의계획서의 질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강의평가 제도, 학생들의 성의 부족으로 신뢰도 떨어져photo2같은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의 61.6%는 강의평가에 성실하고 참여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제까지 학기 말 시행되는 강의평가에 성실히 참여했습니까’라는 질문에 15.9%의 학생들이 ‘매우 그렇다’, 45.7%의 학생들이 ‘대체로 그렇다’고 답했다. 과반수가 넘는 학생이 강의평가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머지 40%에 가까운 학생들이 강의평가에 성실하게 참여하지 않는 것은 강의평가 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핵심교양 ‘문명과 수학’을 강의하고 있는 김홍종 교수는 “강의평가를 할 때 모든 답을 한 번호로 고르는 등 (강의평가에) 성의 없게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학기가 끝나고 교수들에게 제공되는 강의평가 내용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다. 금미경(사회 05) 씨는 “강의평가를 대충대충하는 학생들도 있는 것 같다”며 “강의평가에 대한 유인동기가 없어 강의평가를 성실히 하든 안 하든 학생들에게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강의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학생들이 강의평가에 열심히 참여할만한 유인동기를 제공해야 하지만 강의평가가 시행된 지난 4년간 이런 노력은 없었다. 학사과에서 강의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한 직원은 “별다른 노력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지만 “조금씩 강의평가를 공개하고 강의평가의 활용도를 높이면 학생들도 강의평가에 더 성실히 참여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는 변화가 있을 것을 시사했다.photo3익명의 한 사회대생은 “성적이 나왔다는 것을 전해 듣고 강의평가를 하는 경우에는 급한 마음에 성실히 참여하지 못한 것 같다. 강의평가 기간과 성적확인 기간에 약간의 차이를 두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며 강의평가 시기 변경을 요구했다. 김홍종 교수는 “학생들이 매주 강의에 대해 쓴 글을 읽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학기 말 강의평가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평소에 받는 피드백이 내용 면에서 좋지만 학생 수가 많다보니 일일이 읽고 답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일상적인 피드백과 강의평가에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초교육원은 지난 5월, 김홍종 교수가 강의하는 핵심교양 ‘문명과 수학’을 핵심교양 교과목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1회성에 그치지 않고 평소에 평가가 이뤄지도록 하는 시스템과 좋은 강의 사이의 연관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학생들에게 공개되지 않아 활용도 떨어지는 강의평가제도강의평가 공개 여부도 문제다. 현재 강의평가 결과는 교수에게만 전달돼 학생들은 강의평가 결과를 알 수 없다. ‘강의평가 결과가 학생들에게도 공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40.7%의 학생들이 ‘매우 그렇다’, 44.6%의 학생들이 ‘대체로 그렇다’고 대답해 학생들은 강의평가 내용의 공개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호(사회 06) 씨는 “다른 사람이 평가해서 좋은 수업이라면 내가 들었을 때도 좋은 수업일 확률이 높을 것”이라며 “강의평가가 공개되면 좋은 수업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의평가 내용이 공개될 경우 학생들이 강의를 선택하는데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photo4금미경 씨는 “평가한 내용이 수업에 반영되는지 여부를 알 수 없는 것도 학생들이 강의평가를 가볍게 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매년 평가되는 내용이 공개된다면, 강의 개선 여부가 눈에 드러나 교수들에게 강의 개선에 대한 자극을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다. 교무처 김기철 학사담당사무관은 강의평가 내용이 공개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강의평가는 담당교수 외에는 공개되지 않는다. 학생 성적표를 공개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본부에서도 되도록 각종 행정정보를 공개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강의평가는 민감한 부분이어서 현재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종 교수도 “전체 학생들에게 강의평가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과제가 적고 학점을 잘 주는 강의를 좋아하는 등 평가내용에 믿을 수 없는 면도 있다”며 “강의평가 제도가 좀 더 잘 정비된 후에 공개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밝혔다.김 사무관은 “학생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강의평가 내용 중) 가능한 부분부터 공개할 방침”이라며 “다만, 구성원의 합의가 중요하다. 교수회의나 간부회의 등에서 합의가 있어야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제도적인 보완과 함께 강의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도 발전한다면 강의평가 내용이 학생 전체에게 공개되고 또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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