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수업권, 한 걸음 더 가까이

생리공결제는 여학생이 생리통 때문에 수업에 결석할 경우 출석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로,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해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를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일부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이 제도의 도입을 결정하기도 했다.관악캠퍼스에서도 ‘생리공결제’는 많은 학생들의 관심사다.지난 총학생회 선거에서 출마 선본의 대다수가 생리공결제를 수업 관련 정책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학생들의 공감대를 상당 부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생리공결제는 여학생이 생리통 때문에 수업에 결석할 경우 출석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로,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해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를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일부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이 제도의 도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관악캠퍼스에서도 ‘생리공결제’는 많은 학생들의 관심사다. 지난 총학생회 선거에서 출마 선본의 대다수가 생리공결제를 수업 관련 정책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학생들의 공감대를 상당 부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일부 선본에서는 여학생들이 보다 폭넓은 수업 선택권을 누릴 수 있도록 여학생 전용 체육수업을 개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생리공결제와 여학생체육수업에 대한 학내 여론을 들어 보고, 관련 쟁점들을 짚어 봤다.생리공결제 도입, 찬성률 80% 넘어생리공결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서울대저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7.0%(매우 찬성 27.7%, 대체로 찬성 49.3%)의 학생들이 생리공결제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들은 89.4%(매우 찬성 40.2%, 대체로 찬성 49.2%)가 제도 도입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남학생들의 찬성률은 69.8%(매우 찬성 20.5%, 대체로 찬성 49.3%)로 여학생들에 비해서는 조금 못 미쳤지만, 상당수의 남학생들도 제도 도입의 취지에 공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생리공결제 도입에 찬성 혹은 반대하는 이유를 주관식으로 받은 결과, 찬성하는 응답자의 상당수는 ‘생리 기간에 통증으로 인해 수업 받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당연한 여성의 권리’라는 원론적인 답변도 많았다. 한 농생대 06학번 남학생은 설문조사지에서 “신체적 차이에 의한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생리공결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제도 도입에 반대하는 응답자들의 대부분은 ‘제도의 악용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다. 한 법대 05학번 여학생은 “생리통의 개인차가 큰 편”이라며 “생리공결제는 권리의 과잉 주장”이라고 답했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생리공결제가 불필요하다’고 답변한 여학생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제도 도입까지 보완해야 할 점도 많아생리공결제는 지난 5월 15일 열린 교육환경개선협의회(교개협)에서도 안건으로 논의됐다. 생리공결제를 시행해 달라는 총학생회의 요구에 교무부처장 양호환(역사교육) 교수는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학교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거쳐야 할 절차들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서 인문대 학생회장 려목(서양사 04) 씨는 “도입 여부를 결정하고 목표 시한을 정했으면 한다”고 말했으나, 학생처장 이정재(지역시스템공학) 교수는 “이 자리에서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총학생회 차원에서 학생들의 요구를 수합해 생리공결제의 구체적인 상을 만들어 온다면 논의가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대학 본부는 내년부터 생리공결제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검토 작업에 들어간 상태며, 총학생회와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시행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현재의 논의는 ‘생리로 인한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한다’는 추상적인 원칙만 이야기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로 생리공결제를 정식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학기당 공결 인정 일수, 공결 추인 방법, 시험기간 등에 사용 제한 여부 등을 명문화한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게다가 강의노트 제공, 생리공결을 인정하지 않는 교수에 대한 제재수단 확보 등의 첨예한 사안들도 맞물려 있어 시행안 확정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여학생 전용 커뮤니티 ‘수다다’ 주최로 지난달 21일 열린 ‘생리공결제 떠보기’라는 제목의 정책포럼에서도 생리공결제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관악여모의 화초(필명) 씨는 “생리공결제가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강의노트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총학생회 정책국장 민영(미학 03) 씨는 “강의노트 제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생리공결제 도입과 강의노트 제공을 함께 본부에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현재 정형화된 강의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는 추후 보완해 나가야 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토리(필명) 씨는 “현재도 결석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교수들이 있는데, 생리공결제가 시행됐을 때 모든 교수님들이 결석을 인정해 줄 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민영 씨는 “총학에서 9월 중에 개최할 여성주의 주간 등의 자리를 통해 생리공결제에 대해 학우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려 한다”며 내실 있는 제도 도입을 위해 총학 차원에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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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전용 커뮤니티 ‘수다다’가 주최한 생리공결제 정책 포럼 장면

여학생체육수업 2학기 시행 확정… 여학생 51.7%가 수영 과목 개설 희망

한편, 여학생체육수업은 기초교육원 차원에서 이미 도입이 확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기초교육원 부원장 홍종인(화학부) 교수는 지난 교개협 자리에서 “2학기부터 수업이 개설될 것이다. 현재 어떤 과목을 개설할지 체육교육과와 협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여학생체육수업 개설에 대한 학생들의 지지 여론도 매우 높아, 찬성률 75.9%(매우 찬성 23.3%, 대체로 찬성 52.6%)를 기록했다. 이는 여학생의 83.3%(매우 찬성 34.8%, 대체로 찬성 48.5%)와 남학생의 71.6%(매우 찬성 16.6%, 대체로 찬성 55.0%)가 찬성한 것으로, 여학생 체육수업의 개설이 여학생과 남학생 모두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현재 교양체육 과정에 개설된 18개 과목 중 여학생들이 수강을 희망하는 과목을 조사한 결과(복수응답 허용), 응답자의 과반수인 51.7%가 수영 과목의 개설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신술(28.6%), 테니스(26.3%), 댄스스포츠(25.4%), 에어로빅(22.9%), 축구(20.3%)가 뒤를 이었다. 한국무용, 현대무용, 배드민턴, 양궁, 체력단련, 태권도, 농구, 볼링, 탁구, 골프도 10~20%의 응답자가 개설을 희망했다. 배구와 야구 과목을 희망한 응답자는 소수였다. 여학생체육수업의 개설은 교양체육 과목에서 수강생이 학점 부여방식을 평점과 S/U 중에서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성적부여방식 선택제와 맞물려, 체육수업 수강에 대한 여학생들의 부담을 상당 부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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