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투쟁은 계속된다

「시사저널」 파업사태는 작년 6월 금창태 사장이 삼성 이학수 부회장과 관련된 경제 기사를 삭제할 것을 지시하면서 시작됐다.기자들과 회사는 파업과 직장폐쇄로 서로 맞서다 최근에는 기자 전원이 노조 집행부에 사표를 제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한편 금 사장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소송을 당했던 기자와 PD, 언론유관단체 인사 7명은 지난 5월 31일 금 사장을 무고죄로 고소하기로 했다.

「시사저널」 파업사태는 작년 6월 금창태 사장이 삼성 이학수 부회장과 관련된 경제 기사를 삭제할 것을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기자들과 회사는 파업과 직장폐쇄로 서로 맞서다 최근에는 기자 전원이 노조 집행부에 사표를 제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편 금 사장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소송을 당했던 기자와 PD, 언론유관단체 인사 7명은 지난 5월 31일 금 사장을 무고죄로 고소하기로 했다. 『서울대저널』은 지난 3월호에서 「시사저널」노조위원장을 인터뷰한 데 이어 이후「시사저널」사태의 추이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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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사옥. 지난 1월 20일 경영진은 직장폐쇄를 단행하여 기자들을 거리로 내쫓았다.

고재열 기자 퀴즈영웅 등극, 언론들 반응 엇갈려

고재열 기자는 4월 15일에 방영된 KBS 1TV 에서 퀴즈영웅의 자리에 올랐다. 고 기자는 퀴즈영웅 녹화가 끝난 뒤 “퀴즈쇼에 출연해 파업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리고 생계문제도 해결해 보겠다는 생각에서 출전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상금의 절반인 1000만원을 파업기금으로 「시사저널」 노동조합에 기탁했다. 하지만 녹화 중 밝힌 파업 관련 발언은 방송 전파를 타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의 김성기 PD는 방영 전인 4월 11일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녹화 중 출연자가 말한 개인적인 발언들은 편집을 통해 빠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퀴즈에 나온 답이었던 청운교·백운교, 동해부인, 수결, 케플러, 덴마크 천문학자 등이 인기검색어로 올랐고, 방영이 끝난 뒤에는 고 기자의 이름인 ‘고재열’도 인기검색어에 올라 「시사저널」 파업 사태를 알리겠다는 그의 소원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셈이다. 한편 고 기자의 퀴즈 영웅 등극을 다루는 언론들의 보도 태도는 엇갈렸다. 우승 소식이 알려진 다음날인 12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이를 다루지 않았다. 반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등은 비중 있게 다뤄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디어저널」에 따르면 한 일간지의 편집기자는 “파업 중인 기자가 퀴즈 프로그램에 나와 우승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도 뉴스거리가 된다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그간「시사저널」 사태 보도에 미온적이었던 개별 신문사의 특성이 우승소식 보도에도 반영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말도 했다.파업 100일째 노보 특별판 제작, ‘진품’시사저널「시사저널」 기자들은 파업 100일 째를 맞아 4월 20일 ‘노보 특별판’을 냈다. 소위 ‘진품’ 「시사저널」이다. 시사모 홈페이지(www.sisalove.com)를 통해 주문하거나 PDF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는 노보 특별판은 지난 100일 간의 파업일지를 실었으며 회사 측이 대체인력을 투입해 지난 1월 10일부터 발행하기 시작한 13권의 이른바 ‘짝퉁’「시사저널」을 집중 분석했다. 또 광고란은 파업 기자들을 지지하는 개인·단체의 의견광고로 채워졌다. 김은남 노조 사무국장은 『서울대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진품 「시사저널」은 애초 파업 100일 문화제에 맞춰 1회성으로 만들었는데, 1주일만에 300여 개의 의견광고가 들어오는 등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우리도 놀랐다”며 “사회 현안을 다룬 기사가 다소 적은 점이 아쉬운데, 2호를 내게 된다면 이를 보완해 더욱 알찬 기사들을 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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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파업 100일 거리문화제에서 발언 중인 정희상 노조위원장. 노조는 이 행사에서 진품 시사저널을 배포했다.

시사저널 매각설 수면위로

「한국기자협회보」는 지난 5월 2일 「시사저널」 매각설을 다룬 기사를 게시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매각설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2월로, 레미콘 전문 업체로 유명한 U건설회사가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후 잠시 잠잠해졌던 매각설은 노사 협상이 급물살을 타던 지난 3월 말, 한 투자전문회사와 중견 정치인이 「시사저널」 인수에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며 다시 불거졌다. 특히 이 정치인은 최근 여권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심상기 회장을 직접 만났으며 심 회장이 노조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나 말고도 6개 정도 회사가 인수에 뜻을 보였다고 하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매각설에 대해서는 우리도 전해들은 게 전부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노조와의 협의없이 매각이 진행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 관계자는 이같은 매각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시사저널」 매각의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JMS 특종 회사의 직장폐쇄 이후 금창태 사장의 집무실이 보이는 서울문화사 맞은 편 건물 3층에 노조 사무실을 차려 취재활동을 이어온 「시사저널」기자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JMS 특종을 잡는 등 혁혁한 성과를 올렸다. 정명석 JMS 교주가 성폭행 혐의로 지난 5월 16일 중국 공안에 체포된 사실이 파업 중인 신호철 기자의 현지 취재로 확인된 것이다. 이 사건은 파업기자들이 만든 블로그인 거리편집국(www.sisajournal.co.kr)에서 최초로 보도된 이후 여러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 기자는 『서울대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서울대 내에도 JMS 신도가 있는데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제 2, 3의 정명석이 다시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JMS사건은 아직 해결된 게 아니며,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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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특종을 잡아냈던 신호철 기자는 “이번 사태는 끝난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파업 기자들 일괄 사표, 새로운 매체 창간 가능성도

파업 중인 「시사저널」 기자 23명 전원은 결국 지난 5월 22일 노조 집행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노조가 지난 10일 제출한 최종안에 대해 사측이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 최종안은 ▲제2창간 정신에 부합하는 새로운 리더십 필요 ▲「시사저널」 사태 이후 단행된 모든 징계 및 고소고발 철회 ▲편집권 보장 약속 등을 담고 있었으나, 사측은 경영권·인사권 침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정희상 전국언론노조 「시사저널」분회 위원장은 더 이상 현 경영진과 협상이나 교섭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심상기 회장이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기자 23명의 사표 제출까지 각오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 5월 31일 고경태 전 「한겨레21」 편집장, 강지웅 MBC PD,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등 7명은 자신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던 금 사장을 무고죄로 고소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중 고 전 「한겨레21」 편집장은 전날인 30일,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시사저널」노조 사무국장인 김은남씨는 “예상을 뛰어넘어 열렬하게 지지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독자들의 의식이 깨어있음을 느꼈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저널」노조는 오는 6월 15일에 「시사저널」 사태 1주년을 맞아 그간의 투쟁에 전환점이 될만한 활동들을 준비하고 있다. 또 노보 특별판과 별도로 노조가 새로운 매체를 창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10월쯤 첫 호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호철 기자는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오히려 많은 비난을 받게될 가능성이 커 부담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연구를 많이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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