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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학생의 친구 ‘학관B’! |
물가지수와 체감물가가 다르다는 얘기는 그간 지겨울 정도로 많이 나왔다. 대안으로 통계청이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보조지표들을 내놓은 것은 1998년부터다. 대표적인 체감물가지수로 생활물가지수를 들 수 있는데, 기존의 소비자물가지수 대상 품목 중 소비자들이 많이 구입하는 품목 150여 개로 작성된다. 생활물가지수에는 쌀, 두부, 콩나물, 쇠고기, 과일류, 버스요금 등 기본 생필품이 포함된다. 2000년 1월부터 2007년 3월까지 물가지수는 약 25.45%(서울 기준) 올랐고, 생활물가지수는 약 32.37%(서울 기준) 올랐다. 그렇다면 서울대 내의 물가 변화는 어떨까? 『서울대저널』은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의 도움을 얻어 몇 가지 품목의 가격 변화를 알아봤다. 다만 생협의 전산시스템이 2006년 이후 교체됐기 때문에, 다량의 자료를 비교하는 것은 어려워 일부 품목을 임의로 선정했다.서울대인의 후식으로 단연 첫손에 꼽히는 것은 커피우유. 2000년엔 350원이었으나 현재는 450원으로 100원 올랐다. 상승률은 약 28.57%다. 몽쉘통통은 220원에서 260원으로 약 18.18% 올랐다. 데자와 등 2000년에 500원이었던 음료들 중 일부는 600원으로 가격이 정확히 20% 올랐다. 매년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카스타드는 현재, 2000년 당시와 마찬가지로 280원이지만 대신 무게가 156g에서 144g로 줄었다. 그램 당 가격은 약 7.7% 오른 셈이다. 포카리스웨트 등 일부 음료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변동 없이 500원이다. 충분한 샘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평균적인 물가지수 변동에 비교해볼 때 이정도의 변동 폭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참고로 서울지역에서 같은 기간, 초코파이의 가격 인상률은 21.87%다.학생회관 기념품점에 가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기념배지의 경우 대부분 1200원이다. 예전에는 서울대에 놀러오는 중고생들이나 사갔지만, 요즘은 많은 학생들이 배지로 필통 등을 장식한다고 한다. 서울대학교 교표 모양의 배지는 그 상징성으로 인해 특별히 600원이었으나, 2005년 6월에 다른 배지들과 마찬가지인 1200원으로 인상됐다. 큰 폭의 인상이지만 특별히 낮았던 예전의 가격을 다른 배지들의 가격에 맞춘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한편 학생들이 학내에서 가장 즐겨 찾는 서비스 중 하나인 복사 비용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40원이며, 후생관 2층 제화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운동화 살균세탁 서비스는 2003년에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3000원이다.이미 언급한 품목들은 개인차에 따라 소비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품목은 뭘까? 단연 많은 학생들이 점심시간을 보내는 학생식당의 식대가 있다. 후배에게 밥을 사줘야 하는데 ‘크게 쏘기에는’ 마뜩치 않은 상황에서 최고의 선택으로 손꼽히는 학관B메뉴는 2000년에는 1300원이었다. 2003년과 2005년에 200원 씩 높아진 식대는 현재 1700원. 약 30%가 올라간 셈이다. 2004년까지 2200원을 유지했던 A메뉴의 식대도 현재는 2500원으로 약 13% 높아졌다. 바깥세상의 밥값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세월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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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가을, 중앙도서관 매점 자리에 새로 들어 온 ‘삐에스몽떼’ |
뱃살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되는 식후의 커피 값도 챙겨볼 만한 가치가 있겠다. 생협으로부터 위탁 운영되는 자하연 매점의 경우 2002년부터 HOT & COLD 고급커피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장 비싼 아이스 쵸코가 1500원이고 가장 싼 에스프레소는 1000원이다. 이 커피 가격은 2002년 서비스 시작 이래로 단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서울대 대표 간식으로 유명한 와플 또한 빵은 500원, 옵션은 100원이라는 가격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자하연에서 판매하는 기타 음료류는 소폭의 가격 인상이 있었는데 녹차, 둥글레차, 홍차 등은 2005년에 200원이 올라 현재 500원에 팔리고 있고, 냉커피와 아이스커피도 같은 시기에 100원이 올라 현재는 600원이다. 아이스크림과 커피속 아이스크림 가격도 마찬가지로 100원 씩 올라 각각 800원과 900원이다.살펴본 바처럼 지난 7년간 학내 물가는 인상되긴 했지만 대체로 큰폭으로 인상되지는 않았다. 생협의 매점 분과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서울대는 물량이 많아 업체로부터 따로 관리를 받는다”며 “일부 회사의 경우, 외부에서는 올린 판매가를 서울대에서는 2-3년이 지나도록 올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학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특혜를 받는 이런 점으로 인해 학내의 물가는 외부보다 낮은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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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지은 대학원교육연구동(210동)에 입주한 ‘투썸플레이스’. 때로는 밥을 쏘는 사람보다 커피를 쏘는 사람이 더 위대할 수도 있다. |
그래도 체감물가가 요즘 특히 올랐다면? 해답은 ‘신규입점’에 있다. 지난 여름, 중앙도서관 매점자리에 새로 입점한 삐에스몽떼에는 2000원이 넘는 음료도 상당수다. 카페라떼, 카푸치노는 2000원이고 카페모카와 카라멜 마끼아또는 2500원 선이다. 얼마 전 서울대점을 낸 투썸플레이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서울대생 할인율 20%를 고려하더라도 3000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일부 원두커피는 7000원 짜리도 있다. 마찬가지로 새로 들어온 카페소반의 비빔밥은 가장 싼 메뉴가 6500원이다. 이처럼 학교 안의 물가 인상에는 새로 입점하게 되는 가게의 영향이 만만치 않다. 다양한 선택지가 추가되는 것은 물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가게들이 하나둘씩 들어오다가 어느새 껑충 뛰어오른 학내의 물가를 발견하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