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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베크만의 작품에선 자화상을 잘 보실 필요가 있어요. 자의식이 강한 그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막스 베크만은 자화상이 아닌 작품에도 자기 모습을 그려넣곤 했죠.”막연하게만 느껴지던 그림 속에서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자상한 설명으로 관람객을 안내하는 이는 이경재 씨. 이번 학기부터 서울대 미술관에서 도슨트로 봉사하고 있다.“저도 그냥 똑같은 학생이에요. 전부 다 아는 전문가가 아니라, 여기 오는 분들의 감상을 돕는 촉매 역할을 하는 거죠. 그냥 그림만 보면 심심하잖아요? 좀 더 재밌게 전시를 볼 수 있게 해드리고 싶어요.”이공계열 남학생이 미술관에서 작품 해설을 한다는 게 의외였지만, 그건 교양이 부족한 사회대생 기자의 편견이었다. “건축은 모든 예술 분야와 연관돼있죠. 미적 감각 없이 건축을 한다는 건 말이 안돼요. 저희 과 친구 중에는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다고 저절로 작품 해설이 되는 건 아니다. 정확한 안내를 위해 기획전시 작품에 대해서는 사전에 교육을 받고, 근무기간 틈틈이 상설전시물에 대해서도 공부를 한다고 한다.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은 아직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강의동과 떨어져 있어 학생들도 오기가 쉽지 않고, 일요일에 휴관하는 탓에 지역 주민들도 선뜻 방문하기 부담스럽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전시에 왔으면 하는 게 이 씨의 바람이다.“궁금한 게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도슨트를 찾아주세요. 같은 학생끼린데 부담 가질 필요 없잖아요? 안내를 하면서 저희도 많은 도움을 받는답니다.” 이 씨의 근무시간은 목요일 오전과 금요일 오후. 물론 이 씨 말고도 21명의 봉사자가 항상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너무 공격적인 질문은 말아주세요. 저희도 배우는 중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