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함

“서울대저널 사회부 기자 최준섭 입니다.” 라고 나를 소개하며 명함을 내미는 일이 아직도 내게는 어색하다.무언가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그러나 다시 돌아보면 그건 나다.지난호 취재 때 느껴던 그 어색함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를 찾아왔다.합천으로 출발하는 새벽.내 기숙사 방 창문 밖에서 빗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다.나는 컴퓨터를 켜 그 날의 날씨를 확인했다.전국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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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저널 사회부 기자 최준섭 입니다.” 라고 나를 소개하며 명함을 내미는 일이 아직도 내게는 어색하다. 무언가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다시 돌아보면 그건 나다. 지난호 취재 때 느껴던 그 어색함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를 찾아왔다. 합천으로 출발하는 새벽. 내 기숙사 방 창문 밖에서 빗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다. 나는 컴퓨터를 켜 그 날의 날씨를 확인했다. 전국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볼 수 있었다. 바로 편집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나는 이 정도의 비에는 경기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튼을 눌렀다. 은근히 가지 말라는 언질을 기대하고 있었다. 혼자하는 첫 취재, 그리고 혼자 쓰는 첫 기사에 대한 압박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하지만 편집장은 나를 합천으로 향하게 했다.KTX를 타고 대구에 도착한 뒤 지하철을 타고 서부터미널로 가는 도중에 내 전화가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누구일까? 늘 그렇듯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설레는 맘으로 받았다. 내 기대와는 다르게 취재를 도와 주신다고 약속했던 안산 할렐루야 총무님의 전화였다. 총무님께서는 청천벽력 같은 말씀을 내게 했다. 원래 1시로 예정돼 있던 경기가 4시로 변경 됐다는 것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생각했다. 내가 과연 오늘안에 서울로 다시 갈 수 있을까? 내일까지 이곳을 떠돌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중간에 그만두고 싶었다. 그러나 난 곧 그 생각을 허공으로 날렸다. 지하철 표를 꺼내기 위해 연 지갑에 들어있던 내 명함과 처음 『서울대저널』’최준섭 기자’라는 이름이 박힌 명함을 받아 들고 설레던 예전 모습이 나를 붙잡았다. 그리고 결심했다. 지방에서 잠을 자는 하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기획한 것은 끝을 내야 한다고 나는 마음을 다시 잡았다. 그 순간 왠지 내 명함이 ‘진짜’이제 내 명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어색했던 ‘기자’라는 말이 그 순간만은 분명하게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결국에는 마음가짐이었다. 나는 이제껏 표면적으로만 저널의 구성원이었던 것이다. 마음은 저널에 완전히 자리잡고 있지 않으면서 주변 사람들한테 기자라고 우쭐대며 자랑하고 있었다. 그 순간 어디가서 기자라고 명함과 과월호를 보여주던 내 자신이 떠올라 한없이 부끄러웠다.떠오르는 해를 보고 두번째 마감을 하는 지금 다시 마음을 잡아본다. 더이상 저널의 주변인으로 겉돌수 만은 없다. 또한 계속 나를 서울대저널 기자라고 지칭하며 어색하기는 싫다. 풀어졌던 마음을 잡고 나를 저널 안에 녹여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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