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일 밤, W호텔 비스타홀은 젊은이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You’re the ‘S’elebrity란 제목으로 두 번째 Sparty가 열렸기 때문이다. ‘기부문화 정착’을 표방한 이번 파티에는 1800명 이상의 인원이 참가했다. 새로운 졸업 문화 창출, 호화 졸업 파티로 엇갈린 평가를 받았던 작년에 비해 얼마나 바뀌고, 새로워 졌을까. 넒은 장소, 입장과 진행의 문제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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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시작 전, 무대 가까이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
파티가 열린 비스타홀은 넓은 장소로 혼잡 문제를 개선했다. 다행히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다소 먼 장소 때문인지 입장객의 도착시간이 늦었고, 입구에 마련된 메이크업 및 헤어시술 등에 사람이 밀려 공연 시작이 한 시간 지체됐지만 전체적으로 원활한 진행이었다. 연예인들의 축하 영상, 한기원밴드 무대가 끝나자 학내 동아리 소리느낌과 퓨즈의 공연이 이어졌다. 한기원밴드와 소리느낌 사이에 무전차질로 인한 방송사고가 있었지만, 곧 해결됐다. 지난 추계음악회 때 스크루바 관계자와의 인연으로 이번 파티 공연에 참가한 한기원(기악, 99) 씨는 “서울대생의 고정된 이미지를 깨고, 자유롭게 즐길수 있는 모습”이라며 파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공연으로 분위기는 무르익고 곧 흥겨운 댄스타임이 시작됐다. 자정이 지난 시각, 바비킴의 졸업 축하 무대는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열광에 화답하듯 종이비도 한가득 쏟아졌다. 바비킴 공연 후 홀 안 인원이 줄어들긴 했지만, 뜨겁게 달아오른 분위기는 동틀 무렵까지 계속됐다. 참석자들에게 성공적인 파티, 하지만 아쉬움도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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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 한켠에 마련된 자선바자회. 준비된 물품들은 거의 다 판매됐다. |
적어도 참석자들에게 파티는 성공적이었다. 정화린(경영 05) 씨는 “기대했던 것 만큼 재미있다”고 평가했고, 권기훈(공학 06) 씨는 “공연이 좋았고, 준비를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파티 총괄을 맡은 스크루바 회장 이동언(경영 01) 씨 또한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작년보다 훨씬 나아졌다”며 만족을 표했다.특히 ‘기부문화의 정착’이란 모토는 참신했다는 평가다. ‘아름다운 가게’와 협력해 마련한 자선바자회에선 협찬받은 물품을 싸게 판매했다. 약 180만원의 수익금은 다음날 새벽 아름다운 가게에 전액 기부됐다. 하지만 “바자회가 구석에 치우쳐 있어 잘 안보였다”는 이승연(언론 05) 씨의 말처럼, 바자회가 눈에 띄지 않았고 일찍 끝나버려 본래의 취지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지적됐던 서울대생 참여부족 문제에 대해 이 회장은 “그래픽에 미대생들이 참여했고, 스크루바 또한 리크루팅으로 모집해 함께 준비했다”며 참여 인원이 늘었음을 언급했다. 서울대생이 파티 참석 인원 중 70%인 것으로 추산돼 작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부문화 정착 취지는 좋은데 홍보가 잘 안된 것 같다”는 소리느낌 강요셉씨의 말 처럼 학내 홍보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오히려 외부 광고를 보고 찾아온 이들도 많아 누구를 위한 졸업파티인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성언론에서도 작년보다 파티기사를 크게 다루지 않은 터라 아직 Sparty를 모르는 서울대생이 많다. 물론 홍보부족을 일방적으로 비판할 수는 없다. 학교 행사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많은이들의 고질적인 습관이 고쳐지지 않는 한 스크루바의 홍보 노력은 빛을 발하지 못한다. ‘클럽파티’가 아니라 ‘졸업파티’무엇보다 “Sparty를 알지만, 클럽파티는 나와 동떨어진 얘기 같다”는 한 재학생의 말처럼 파티가 많은 이들에게 주는 괴리감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졸업파티라기에 처음엔 졸업생만 가는거라 생각했다”는 김윤진(언론 05) 씨의 의견에서 볼 수 있듯 ‘졸업파티’ 명칭에서 오는 혼란도 계속되고 있다. 스크루바에서 달아준 졸업생 뱃지 수로 추정했을 때, 참석한 졸업생의 수치는 약 850명. 무료 음료 제공, 학사모를 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등 이들을 위한 혜택도 준비됐다. 그러나 “졸업생보다 클럽에 놀러가듯 참석한 재학생과 외부인이 많은 것 같다”는 한 졸업생의 말처럼 클럽파티 이미지가 강해 졸업생 혜택 행사가 ‘명칭에 구색 맞추기’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이에 이 회장은 “졸업 파티다운 행사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는데, 제약이 많아 전부다 발휘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Sparty는 클럽파티를 표방한 것이 아니라, 졸업 예정자부터 졸업한 선배들까지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교내 체육관에서 개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이씨의 말이 이뤄진다면 ‘졸업파티’ 본연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서울대 졸업파티’는 서울대생들이 준비하는 파티일 뿐 아니라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졸업 파티를 뜻한다. 미국 고등학교 졸업생들에게 중요한 행사인 ‘프롬’ 처럼, 에스파티 또한 졸업생 전체에게 큰 의미로 다가갈 때 파티명칭에 대한 이견이 사라질 것이다. 상업성은 피할 수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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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가득 찬 홀. 흥겨운 댄스타임이 계속 이어졌다. |
파티가 서울에서 손꼽히는 W호텔에서 열리다보니 상업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기업 스폰은 지인을 통해 소개 받은 경우가 많지만 학생 행사여서 거대한 협찬보다 팜플렛 광고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스크루바 관계자는 전한다. 수익은 티켓 판매가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대관비 등 지출이 컸기에 – MBC에 따르면, 약 1500만원의 대관비가 들었다 – 이번 파티는 수익금이 거의 남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수익금 기부 문제가 오래 불거졌던 것을 감안할 때 금액 여부에 상관없이 신속한 정산 처리가 필요하다. 홀 중앙에 설치된 말보로 담배 부스도 구설수에 올랐다. 한눈에 봐도 비중 있는 스폰서라 추측될 만큼 눈에 띄는던 전시물에 대해 “스크루바와 워커힐 측, 한국필립모리스 측 모두 의사소통 상 문제가 조금 발생했다”며 주최 측도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클럽에서 술, 담배 판매가 당연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협찬으로 인한 상업성의 결합은 씁쓸함을 남겼다. 기본 컨셉이 스탠딩 파티였기에 앉을 곳이 부족해 계단에서 쉬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과 무료 음료가 제공됐지만 식수가 부족했던 점 또한 아쉬움을 남겼다.앞으로의 스크루바, 그리고 Sparty하지만 올해는 작년의 문제점을 보완해 새로운 파티를 선보인 만큼, Sparty에 또다시 제기되고 있는 칭찬과 비판은 다음 파티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스크루바는 현재 중앙동아리 가등록 상태에 있다. 앞으로 계속적인 활동과 함께 2년 후 중앙동아리 신규등록을 계획 중이다. 파티 플래닝 동아리인 만큼 이벤트 프로모션 업계에 관심 있는 회원들을 위해 여러가지 취업 조언도 할 예정이다. 이색 동아리의 모습을 어떻게 갖춰갈지 지켜볼 만 하다. 지성이 사라진 대학생들의 클럽파티로 전락할 것인가, 대학생의 창조적인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인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