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이유를 망각하다

‘걔네가 공익이면 현역은 람보에 로보캅이냐?’ 김종국과 조성모가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다는 소식에 ‘불특정 일부네티즌’ 난리났어요.병무청 게시판에 항의와 욕설이 난무하더니 인터넷 포탈도 한동안 몸살을 앓더군요.근데 어쩜 97년 대선 당시 그리고 최근의 이중국적자와 관련한 병역기피 논쟁과 이리도 양상이 비슷할까요.징병제 자체에 대한 고찰은 사라지고 ‘나는 가기 싫어도 가는데 너는 왜 안가냐’ 논리가 포털을 지배하더군요.

‘걔네가 공익이면 현역은 람보에 로보캅이냐?’ 김종국과 조성모가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다는 소식에 ‘불특정 일부네티즌’ 난리났어요. 병무청 게시판에 항의와 욕설이 난무하더니 인터넷 포탈도 한동안 몸살을 앓더군요. 근데 어쩜 97년 대선 당시 그리고 최근의 이중국적자와 관련한 병역기피 논쟁과 이리도 양상이 비슷할까요. 징병제 자체에 대한 고찰은 사라지고 ‘나는 가기 싫어도 가는데 너는 왜 안가냐’ 논리가 포털을 지배하더군요. 다들 꺼리는 병역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로 자연스럽게 포장되고 말았어요. 아쉽지만 징병제는 다음기회에 알아보고 ‘신성한 국방부’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볼까요. 어쩔 수 없이 군대가 ‘신성’하다면 제 역할이라도 하던지요. 태초에 군대가 생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뭐 기득권층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그런거 말고 고상한 거 있잖아요. “농민들이 외적의 침입을 걱정하지 않고 맘 편히 농사지을 수 있게…” 이런거. 설마 국방부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잘못알고 있는 걸까요? 아~ 서구사회는 군대의 존재이유가 우리와 다를지도 몰라요. 흠, 근데 중세 유럽에서도 농민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는 대신 자신을 지켜주는 기사들에게 조공을 바치지 않았나? 어쨌든 농사를 못 짓게 하는데 군대가 동원된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현실을 모르는 풋내기가 하는 말이지만, 지력을 너무 날카롭게 세우면 상식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요. 마치 한쪽에선 사람이 굶어죽어도 값을 더 받으려 밀을 태우듯이 말이에요. 고백하나 하자면 사실 저도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한 덕택에 4급입니다. 특전사 가게 생긴 놈이 공익이라니 귀신은 이런 놈 안 잡아가고 뭐하는지 모르겠다네요. 군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만,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는 무서운 제겐 일종의 행운이죠. 서울대 친구를 둔 기득권 덕분이었을까요. 산업전문요원으로 인터넷 회사에서 복무하는 게 어떻냐는 전화가 왔어요. 좋은 조건이기에 꽤 붙고 싶어 난생 처음 이력서를 작성했네요. 눈에 불이 켜졌습니다. 내가 컴활을 언제 땄고, 영어점수는 몇 점에, 태권도도 도움이 되려나. 와우!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상품 아닌가요? 제발 좀 뽑아주세요. 총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교육은 상품이고 학생은 합리적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꺼림칙하지만 저는 점점 상품이 되어가는 게 맞는 거 같은데 교육도 상품인가요? 뭐 저야 서울대 다니는 괜찮은 상품이니 걱정 없지만 ‘교육’은 어떡하죠? 잘 안 나가는 교육상품은 먼지가 퐁퐁 쌓여 죽어가겠네요. 근데 대학은 왜 존재합니까? 식상한 얘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할 순 없잖아요. 돈 안되는 기초학문, 인문학은 죽어갈테고, ‘대학은 비판적 지성의 산실이다’는 옛 말이 되겠네요. 아아~ 그래요. 그래요. 모든 대학이 다 저렇게 할 수는 없겠죠. 국립대가 그래서 있는거 아니었나요? 철도, 통신, 상하수도를 국가가 관리해야한다고 설문조사(27P)에 나와있듯 말이에요. 일본에서 철도를 민영화 한 이후 요금이 40% 올랐다죠? 영국은 시설투자를 안해서 사고가 많이 난다고 하구요. 2005년, 우리철도도 남몰래 학생할인을 없애고 복지할인을 줄였답니다. 국립대도 등록금 좀 올리고 돈 안되는 학문 좀 죽이고 그렇게 되겠죠? 국립대가 왜 있는지를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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