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word 1. ‘떼놈’ 그리고 ‘짱꼴라’
‘떼놈’과 ‘짱꼴라’. 중국인을 낮춰 부를 때 자주 쓰는 이 말이 역시 설문조사용 자보의 많은 공간을 차지했다. 중국이 시장경제체제를 받아들이고 경제 성장을 거듭해가고 있는 이 시점까지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아직 중국인을 얕잡아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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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현대사를 상징하는 천안문 |
그렇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분석해보면 상황은 조금 변한다. ‘떼놈’의 어원은 ‘大國놈’, 즉 큰 나라 사람이다. 또한 ‘짱꼴라’는 ‘돈 궤짝을 장악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장궤(掌櫃)’에서 나온 말이라는 설이 있다. 그래서인가, 한국인은 중국과 관련해 경제 관련 단어를 유난히 많이 떠올렸다. 그렇지만 경제 발전, 떠오르는 경제 대국 등 긍정적인 이미지마저도 소수에 불과한 반면, 짝퉁, 불량품, 싸구려 등 부정적인 답변이 거의 대다수를 차지했다.실제로 중국은 ‘짝퉁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짝퉁 산업은 단순히 모조품을 만드는 수준에서 더욱 진화하여 이제는 ‘기업’ 전체를 베끼는 데 이르렀다. 최근의 일본 NEC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제품뿐만 아니라 보증서, 크게는 지점까지 ‘베끼는’ 중국의 모방 기술에 세계인들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는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짝퉁 한국 상품으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모조품피해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민간 차원에서 ‘피해지원센터’까지 설치될 정도로, 짝퉁 상품에 대한 피해는 심각한 편이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중국이라고 항상 싸구려 짝퉁 제품만 만드는 데 안주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0일 스위스국제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세계 경쟁력 연감’에서, 중국은 지난해 31위에서 12계단이나 뛰어오른 19위를 차지함으로써 22위에 그친 우리나라를 제쳤다. 또한 중국은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세계 각지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 생산 주문을 받아 기술력을 다져왔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이제는 자신들의 상표를 붙인 상품을 만들고 있다. 풍부한 인적 자원과 기술을 가진 중국. 골드만삭스의 계산이 맞다면, 중국은 전체 경제 실력 분야에서 2010년 전에 독일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으며 2015년 전에 일본을 뛰어넘고 2035년 전에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다.Keyword 2. 공산주의 그리고 인권중국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공산주의 사회 체제. 서울대학생 또한 예외 없이 중국의 정치 체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었다. 덩샤오핑, 마오쩌둥 등 중국 지도자에서부터 티벳 침략, 베트남 침략, 그리고 공산주의와 문화대혁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의견이 나왔다. 또한 천안문 사태와 북한을 언급하며 중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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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중국의 인권 문제는 상대적으로 ‘묻혀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인권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중국의 인권 문제를 다룰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파룬궁(法輪功)’박해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국내외 파룬궁 수련자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중국 정부는 파룬궁 수련자들을 고문하고 장기를 강제로 적출하는 등 파룬궁 수련자들에 대해 상상하지 못할 인권 탄압을 하고 있는 것이 된다. 파룬궁은 원래 심신을 단련하기 위해 기공을 수련하는 단체였지만, 파룬궁 수련생 수가 중국 공산당 당원 수를 넘으면서 정치적 위기를 느낀 중국 당국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되고 수련생들은 파룬궁을 그만두도록 위협받고 있다는 것. 지난 4월 후진타오 주석의 백악관 연설 당시 기자 신분으로 백악관에 들어온 한 파룬궁 수련자가 ‘파룬궁 탄압 중지’를 외치며 좌중을 혼란에 빠지게 한 것 또한 중국 당국의 파룬궁 탄압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중국 당국은 파룬궁을 ‘사교’로 규정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대중이 접할 수 없도록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인사이더」의 한 관계자는 “파룬궁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는 단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으며, 다만 학기 초에 버스의 모든 좌석마다 캠페인식으로 광고를 부착해 놓았던 것을 본 적이 있다’며 ‘이단교에 빠지지 말자-이단교에 빠지게 되어 재산 잃고 사람 죽고- 등등의 피해를 본 사례들이 적혀있었다”며 중국 당국의 파룬궁에 대한 정책을 간접적으로 묘사했다.이와 같은 맥락에서, 중국에서 자신의 마음에 있는 말을 자유롭게 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물론 자유로운 언론 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마저도 중국의 언론규제에 백기를 들고 대만 독립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단어들을 입력할 경우 검색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이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 중국 측과 이익을 위해 언론의 자유를 포기한 ‘구글’ 양측 모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구글 측은 ‘중국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강변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중앙당 선전부의 통제를 받고 있으며, 선전부는 언론에 이른바 보도지침을 내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호에서 본지와 제휴를 맺어 베이징대학 내에서 동북공정을 취재한 「인사이더」 관계자는, 취재 과정에서 “중국 교수들 대부분은 ‘말 한번 잘못하면 그대로 신세를 망친다’고 생각하여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응답으로 일관하려 한다” 고 덧붙였다. Keyword 3. 황사 그리고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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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이면 ‘중국 쪽’에서 불어오는 흙먼지. 대부분의 서울대학생들 또한 중국과 ‘황사’를 관련지어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황사가 산둥 반도를 지나면서 유독 물질이 ‘붙어’ 호흡을 통해 몸에 들어갈 경우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 중국인들은 우리보다 더 많은 양의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왜냐하면 황사의 발원지가 중국 서쪽의 사막 지대이며, 최근 중국 내륙지역의 삼림파괴와 사막화가 가속화되면서 이 지역의 고온건조 상태가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황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사막화는 무분별한 삼림 남벌과 함께 동북아 지역의 산업화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황사의 피해를 모두 중국에만 돌리는 것은 곤란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황사는 몽골에서 발원하여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유입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중국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것보다는 몽골, 카자흐스탄 등을 포함하여 국제적으로 협력해 대처하는 것이 황사의 피해를 막는 데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황사의 피해를 해소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이 황사 등 6대 환경 연구 과제를 위해 연구담당자를 확정하고 전문인력을 교류하기로 합의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몽골을 방문하여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림 사업에 공동 노력을 기울이고 국제기구 등의 동참을 유도하도록 합의하기도 했다.’바다가 광활할 수 있는 것은 하천의 물도 모두 받아들였기 때문이고, 산이 높을 수 있는 것은 한 삽의 흙이라도 거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우리가 같은 자리에 안주하고 있는 사이, ‘떼놈’들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는 ‘중국 위협론’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낼 정도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해 가장 처음 떠오르는 이미지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이 중국인을 비하하는 ‘떼놈, 짱꼴라’였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우리가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이, 그들은 지금도 ‘우리의 흙을 받아들여’ 자신들의 산을 더욱 높이 쌓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중국인들을 비하하기 전에, 우리 자신들이 그들을 비하할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라는 한 외교학과 교수의 말을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중국의 물을 받아들여 우리의 바다를 더욱 광활하게 만들기 위해’ 먼저 중국에 대해 ‘바로 아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