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출근하면서 휴대폰으로 청소기 작동을 예약해 두고 퇴근시간에 맞춰 원격 조정으로 집안의 보일러를 켜고 저녁식사를 할 수 있도록 조리기구를 작동시켜둔다. 몸이 아플 때는 집안에 설치해 둔 각종 전자 의료기구로 상태를 측정하고 의사가 화상 전화를 통해 진단과 처방을 내리면, 제약 회사에서 이를 받아 택배로 조제된 약을 배달해준다. ([디지털타임즈] 2004-05-07일자 ‘유비쿼터스, 인터넷사업’ 서두 인용) |
유비쿼터스? 그게 뭔소리여?
photo1위에서 인용된 생활모습이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상상 속 미래의 일이라고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상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유비쿼터스 시대가 비로소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유비쿼터스란 물이나 공기처럼 시공을 초월해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로 사용자가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환경을 의미한다. 84년 동경대 사카무라 겐 교수가 차세대 컴퓨팅 개념으로 내세웠던 `모든 곳에 컴퓨터가 있다(Computing Everywhere)’로 시작된 유비쿼터스(Ubiquitous)는 이제 21세기 IT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며 가전ㆍ통신ㆍ인터넷 등의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경우, 아무리 여기 저기서 디지털이네 유비쿼터스네 떠들어도, 생활 속에서 이것들을 체감하는데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나는 아직도 휴대폰의 용도는 오직 전화 통화뿐이라고 굳게 믿고 있고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 인터넷 이용이 전부인데,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는 무슨 놈의 ‘유비쿼터스 시대’가 왔다고 하는지, 깝깝하기 그지없는 상황! 그렇다면 보다 가까운 곳에서 유비쿼터스의 낌새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모바일 캠퍼스 프로젝트!도서관 입구에서 굳이 학생증을 꺼내 바코드를 찍을 필요없이, 휴대폰에 다운받은 학생증으로 편리하게 도서관에 출입하며 책을 대여하고 수백명이 넘는 학생들의 출석을 일일이 부르면서 수업 시간을 낭비하는 일 없이 모두 이러한 바코드 인식으로 일괄 처리된다(모바일 ID 서비스). 휴대폰이나 PDA를 이용해 학교의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학사정보시스템에 접속하여 수강정보를 확인하고 수강신청을 한다(모바일 학사행정 서비스). 버스나 지하철 이용시에는 물론이고, 은행 ATM/CD기나 학내 복사기나 프린트, 음료수 자판기에서도 일일이 카드나 동전을 사용하지 않고 휴대폰으로으로 결제한다(모바일 범용결제 서비스). 수업/학과 공지, 도서 연체/예약 정보, 장학금이나 등기 도착 소식이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바로바로 전달되니, 갑자기 휴강되었는지도 모르고 몇십분씩 교실에서 기다리는 일도 결코 없다(모바일 맞춤정보 서비스). 교내에서는 친구들과 무료로 무제한 통화 가능하다(모바일 무료통화 서비스 ; N-zone).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믿겠는가? 말로만 들어도 우리들의 구미를 당기는 이 모든 서비스는 그다지 멀지 않은 대학, 숙명여자대학교 학생들이 매일매일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photo2숙명여자대학교는 지난 99년 3월 무선랜망 구축을 시작하으로 하여, 그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노트북/랜카드 대여 서비스를 시작하였고 더불어 지난 2002년에 (주)KTF와 N-Zone서비스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종함모바일캠퍼스 모델을 실현할 수 있었다. IT기획운영팀 정동혜씨는 유비쿼터스는 한마디로 “anytime, anywhere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한 것을 의미하고 그렇다면 그 중심에는 바로 ‘통신’이 위치한다”고 말하며 모바일 캠퍼스와 유비쿼터스 사이의 긴밀한 연관성을 강조하였다. 그러한 연관성에 주목함과 동시에 통신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예견하였기 때문에 학교측에서 주도적으로 숙명모바일캠퍼스에 많은 투자를 하였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그리고 학교측과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의 실로 많은 노력의 결과 오늘날의 종합모바일캠퍼스가 있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학교의 네스팟은 어떨까 photo3모바일 캠퍼스라는 프로젝트 하에 별탈 없이 추진되어가고 있는 숙명여대의 경우에 있어서 U-캠퍼스의 청사진은 몹시도 환상적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종합모바일캠퍼스 모델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유비쿼터스에 한 획을 그을만한 프로젝트인 ‘네스팟 무선랜 설치’는 그 밖의 다른 학교에서는 어떻게 시행되고 있을까. 시행과정에서의 문제점은 없을까. 서울대학교의 경우 네스팟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달 9900원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물론 원래 개인적으로 네스팟을 이용하려면 한 달에 16500원을 내야 하지만 정보화본부와 KT간의 협상을 통해 가격을 낮춘 결과이다. 이것은 의미 있는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한 달에 9900원도 그리 작은 돈이 아니다. 연세대학교에 재학중인 서광덕(공학 04)씨에 따르면 연세대 역시 학내 전역에 네스팟 무선 랜이 구축되어 있지만 우리학교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에 소정의 절차를 거쳐 신청을 하면 학내에서는 아무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네스팟 아이디를 무료로 발급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학교를 벗어나면 그 아이디는 사용할 수 없다. 한편 고려대학교에 재학중인 박윤재(경영04)씨는 적어도 학교에서는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견해를 펼쳤다. 집에서 무선 IP 공유기를 이용해 무선인터넷을 이용한다는 그는 “외부에서도 자유롭게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려 한다면 몰라도, 학내에서 제한된 숫자가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려면 무선 IP 공유기를 이용하면 될 텐데 왜 네스팟을 이용하는지 모르겠다” 고 이야기한다. 그에 따르면 고려대학교는 이공계 건물 일부를 제외한 학내 모든 건물에 무선 IP공유기가 설치되어 있어 어디에서든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미디어랩의 직원 조성도(21)씨는 앞으로 시설교체를 생각한 서울대학교의 전략적인 접근일 수도 있다는 견해를 조심스레 내놓았다. “현재 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여 개발한 차세대 인터넷 (54Mbps, 현재 무선랜은 11Mbps)이 지금은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상용화가 되지 않고 있지만 몇 년 후엔 모든 장비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고려대학교처럼 기존에 거의 완벽히 갖춰져 있는 유선 랜 망을 이용해 무선 IP 공유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괜찮은 방법이긴 하지만 하나의 IP를 유/무선으로 나눠 여러 명이 쓰는 시스템이므로 속도가 느리고 앞으로 무선인터넷 사용자가 증가하면 기존 시스템으로는 유/무선랜 모두 모뎀을 쓰는 수준의 속도가 된다. “차세대 무선랜 기술이 보급되면 고려대는 엄청난 돈을 들여 무선 랜 망을 구축해야 할 거예요. KT에 맡긴 연세대, 서울대 등은 예산을 절감하게 되겠죠. 장비교체는 KT가 할 테니까요. 최소한 학내에서는 자유롭게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연세대학교의 경우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라고 덧붙이며 그는 고려대학교 네트워크 시스템의 향후 미래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했다. 이처럼 KT의 무선 랜 사업이 유비쿼터스 캠퍼스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사업 초기 단계의 서울대학교 역시 다른 학교의 사례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아장아장, 서울대 U-Campus 계획 현재 KT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네스팟 설치를 한 대학은 숙명여대를 비롯하여 건국대, 연세대 등 다수이다. 그리고 얼마전 그와 같은 시도를 하였던 서울대학교는, 굳이 거창하게 유비쿼터스라는 말을 꺼내지 않아도, 무선랜 측면에서나 모바일 네트워크 측면에서나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모바일 무료통화 서비스(N-Zone)만 하여도 숙명여자대학교에서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2년 전인 2002년 9월부터 개통된 반면, 서울대학교는 이제야 추진과정에 있는 것이다. 물론 시발점이야 어떻든, 중요한 것은 원활한 서비스의 제공으로 뒤늦게라도 학생들의 편의 증진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뒤늦은 시작을 한 만큼 추진과정에 있어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인 서비스의 효용성이나 정보인권적 측면의 문제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더더욱 필요하겠다. 결국 충실한 인프라의 구축과 획기적 컨텐츠의 개발의 통합이 이루어져야만 사업의 성공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