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 39조 1항 것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 즉, 병역법 제 3조 1항 것대한 민국 국민인 남자는 憲法과 이 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여자는 지원에 의하여 현역에 한하여 복무할 수 있다.겄 이와 같이 우리 나라는 징병제(국민 개병제)를 통해 군대를 구성하고 있다. 징병제가 폐지되지 않는 한 대한 민국 국민인 남자의 대다수는 20대 초반을 군대에서 지내게 될 것이다.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는-북한과의 대치-남한 사회에서 군대는 ‘성역화’되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군대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심지어 군입대를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전쟁 나면 어떡할래?’라고 몰아 부친다. 그러나 징병제는 많은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징병제에 ‘백 태클’을 걸어야 할 때이다. 군대가면 삽질만 한다? 남자들은 인생에서 가장 활동력이 완성한 시기라 할 수 있는 20대 초반을 군대에서 보내게 된다. 경제적 관점에서 20대 초반의 생산 인구가 군대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큰 손실을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군대 내부에서 인적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크레인 한 대로 할 수 있는 일을 1개 대대에 해당하는 군인들이 투입되어 작업을 하는 경우가 실제 군대에서 일어나고 있다. 군대에서의 이러한 단순 육체 노동에 상응하는 기회비용을 따져본다면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차트병, 당번병 등의 단순 노무직을 많이 양산해 내고 있는데, 이는 적재적소에 적당한 인재를 투입해야 할 경제 법칙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합리적인 방법보다 ‘두들겨 패는 방식’을 사용하는 군대에서 효율적인 인력관리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잠정적으로 우리 나라 국군은 6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총 쏘고 상대편 벙커로 수류탄을 던지는 재래식 전투의 필요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서 60만명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군인을 수를 줄이고 전차, 전투기 등의 무기를 도입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이라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60만 이상의 군대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으로 국방부가 내건 구실은 북한과의 전력비교에서 나온 것이다. 국방부 현재 북한은 117만명 정도의 군인을 보유하고 있고, 그 밖의 잠수함, 전차, 전투기 등에서도 숫자가 남한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는 자료를 근거로 60만명 이상의 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영국의 IISS의 보고에 따르면 90년 이후 남한의 군사비(151억 7천만달러)는 북한(53억 3천만 달러)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된다.그래서 무기 도입에 대한 투자에 있어서 차이가 많이 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력이 열세에 있기 때문에 군대의 수를 유지해야 한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덧붙여 ‘워게임’ 전문가인 더니간은 95년에 각국의 전투력을 비교한 결과 ‘북한 전력이 남한에 38%정도에도 미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돈 있으면 군대 안 갈 수 있다!! 지난 4월 25일 박노항 원사가 검거되었다. 그 동안 감추어져 있던 병역비리 문제의 가닥이 잡히는 듯 했다. 지난 3일 검·군 합동 수사반이 해체되었다. 그러나 3년만에 잡아놓은 박원사를 잘 ‘요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특히 고위층의 병역비리에 대한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도 정확한 사실 여부 파악에 미흡했다. 소위 ‘돈’있고 ‘힘’깨나 쓰는 사람들이 주로 병역비리에 많이 관련되어 있지만 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이러한 상황이 군대는 ‘돈’없고 ‘힘’ 없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자리잡게 되는데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지법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이하 병역 거부자)에 대해 여태까지 최소 형량인 1년 6개월을 선고하였다. 종전의 3년여 정도의 형량에서 많이 줄어들어 병역 거부자들에게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을 만큼의 최소 실형이 선고된 것이다. 현재 1500명 정도가 ‘집총 거부, 입영 거부’ 등으로 징역을 살고 있다. 2000년 642명으로 90년대 초에 비해 3배정도를 기록해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병역 거부자들은 특히 전과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 나와서 취직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병역 거부자의 한 사람인 김형민 씨는 ‘병역 거부를 결심하면서 학자의 꿈을 접었다’고 말하며 빨리 대체 봉사제가 도입돼 더 이상 좌절을 겪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자료출처 한겨레 21) 양심을 지킬 인간의 권리가 이처럼 침해받고 있는 상황이 징병제 아래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군대 다녀와야 인간 된다?? 특히 군대가 인간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군복무 중인 공대 한 학우는 ‘군대에서 정신 교육을 많이 실시하고 있다’고 말하며 교육의 내용이 반공, 안보의식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서 것북한은 이 땅에서 몰아 내야할 우리의 적이다.겄라는 인식을 군인에게 심어 주게 되는 것이다. 또 사회대의 한 한우는 ‘군대에 가기 전에는 사회를 바꿔 보고 싶은 이상을 가졌지만 군대에서 그 이상이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자각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남자는 군대 다녀와야지 인간 된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군대는 대한 민국의 남자들에게 북쪽의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야할 의무를 부과하여 ‘레드 콤플렉스’를 지닌 ‘인간이 되게’하고, 사회는 바뀔 수 없다는 현실 감각을 부여하여 사회에 무비판적으로 순응하는 또 하나의 ‘인간을 되게’한다고 할 수 있다. “군대가기 싫어…”‘징병제를 반대하는 모임(www.anticonscript.org, 이하 징반모)’ 에서 징병제의 대안으로 모병제를 제시하고 있다. 징반모 홈페이지 운영자 박성룡 씨는 ‘모병제가 현재의 징병제 보다 오히려 더 효율적이다.’라고 말하며 ‘우선 10만명의 일반 사병을 감축하는 대신 5000명의 간부를 추가로 고용하는 방법을 통해 차츰차츰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징병제의 문제점과 지적하고 모병제를 검토해 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잘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성룡 씨는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50년 동안의 뿌리 깊은 레드 콤플렉스와 계급적 이해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구, 반공의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언론, 지식인, 정치가들은 수에서 밀리면 금방 북한에게 이 땅을 내줘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리고 육, 해, 공의 군장성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려고 군대의 규모를 줄이지 않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병제가 징병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당장 모병제로 전환하자’라는 이야기보다는 ‘우리 같이 모병제에 대해 생각해보자’라는 말을 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대로 징병제에 ‘백 태클’을 가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나 군대 가기 싫어…’라는 말을 정말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