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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 그렇게 재미없으세요? |
한국 날짜로 8월 20일,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했다. 기존의 프리미어리거였던 박지성과 이영표에 설기현이 새로 합류해 국내 축구팬들의 열기는 벌써부터 뜨겁다. 그러나 이런 축구팬들의 열기는 우리나라의 K리그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프리미어리그 개막일인 8월 20일, K리그의 올스타전이 열렸다. K리그의 별들이 모여서 최고의 경기를 펼친 올스타전의 시청률은 5.3%였다(TNS미디어코리아 조사). 동시간대에 방영된 주말오락프로그램 시청률의(17.4%)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시청률이다. 비단 올스타전의 문제만이 아니다. K리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부족은 항상 문제화 돼왔다. 그러나 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과 구단은 항상 관심을 갖지 않는 국민들에게 책임을 돌렸고 국민들의 관심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이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요자가 상품을 공급받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공급자가 공급해주는 상품에 하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K리그라는 상품은 연맹과 구단이라는 공급자들이 어떤 제작 과정을 거쳤기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K리그는 불합리한 구조를 내포하고 있다 “K리그에는 승강제가 없다. 그러나 하부리그는 있다.” 이 말은 현재 K리그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모순점을 보여주고 있다. 즉 하부리그인 내셔널리그가 존재하지만 그들은 상부리그로의 승격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K리그의 최하위 팀은 그대로 남아 내년에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즉 현재 한국 프로축구에는 잘한 팀에 대한 상급과 못한 팀에 대한 패널티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 이는 리그의 조건을 결여한 불합리한 요소다. 그러나 승강제의 부재가 K리그에 더욱 큰 악영향을 미치는 점은 이것이 경기력의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승격제의 부재로 인한 내셔널리그에서의 승리에 대한 동기 상실, 강등제가 없음으로 인한 K리그 하위팀의 안도주의는 곧 한국프로축구 안에서의 경기력 저하로 나타난다. 이러한 경기력의 저하는 당연히 이를 지켜보는 관중을 실망시키고, K리그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야기한다.내셔널리그의 구단 수로는 승강제 시행에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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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와 내셔널리그, 강등의 슬픔과 승격의 기쁨의 교차는 언제쯤 될까? |
그렇다면 왜 이렇게 중요한 승강제가 실시되지 않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승강제가 실시되고 있지 않는 이유를 내셔널리그와 K리그의 실력 차가 크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다르다. 지난 시즌부터 FA컵에서 내셔널리그의 울산현대미포조선은 K리그의 여러 팀을 상대로 승리해 결승까지 진출했다. 또한 이번 FA컵에서는 내셔널리그의 또 다른 팀인 고양KB가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즉, FA컵이 단판승부이긴 하지만 내셔널리그의 최강팀은 충분히 K리그의 팀들과 상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승강제가 실시되지 않고 있는 이유로 내셔널리그의 기반이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승강제의 기본 바탕이 되는 하부리그인 내셔널리그에 아직 프로구단의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내셔널리그의 구단은 11개다. 상부리그인 K리그(14개)보다 수가 적다. 한 위원은 “잉글랜드의 경우, 2부리그(챔피언쉽)는 프리미어리그보다 더 많은 수의 클럽들로 구성되어 리그가 진행되고, 갓 강등당한 프리미어리그 출신 클럽이 곧바로 재승격을 보장받을 수 없을 정도의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아직은 부족한 내셔널리그의 기반을 확충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K리그로 가기 위해서는 총 40억원 필요해위의 상황에서 이번 시즌에 시작되는 승격제는 승강제로 가기 위한 초석으로 평가되고 있다. 승격제는 K리그의 팀이 18개가 될 때까지 내셔널리그의 우승팀들은 순차적으로 K리그로 승격시키는 제도다. 또한 승격을 통해 내셔널리그의 팀들은 내셔널리그의 하부리그인 K3의 팀들이 보충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 역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아직 내셔널리그가 적당한 기반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내셔널리그의 팀이 우승을 해서 K리그로 승격된다 하더라도 이들은 연맹에 창단가입금 10억원과 축구발전기금 30억을 내야한다. 이는 아직 그다지 큰 인기를 얻지 못하여 관중 수입이 적으며, 지방자치단체가 스폰서를 맡고 있는 내셔널리그의 팀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한 위원은 이에 대해서 “프리미어리그같은 경우, 프리미어리그로부터 챔피언쉽으로 내려간 팀들에게도 향후 두 시즌 동안은 ‘퇴직금(parachute payment)’ 성격의 지원금이 주어진다. 그런데 우리의 현재 실정은 승격되는 내셔널리그 구단이 오히려 과도한 재정 부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며 리그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연맹과 구단은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에 바쁘다. 연맹은 정해진 구발전기금의 확보에만 주력하고 있으며, 기존 K리그의 구단들은 내셔널리그의 팀들의 축구발전기금을 삭감해달라는 요청이 승인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현실에만 급급해 자신들이 관중들을 떠나 보내고 있는 것을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다. 실력이 있는 외국인 용병들이 분데스리가를 유럽 최고로 만들었다 외국의 프로축구를 보다가 K리그를 보면 떠오르는 의문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외국인 용병이 대다수인 외국 리그와는 달리 우리나라 K리그의 외국인 용병은 적다는 것이다. 이는 K리그가 외국인 용병 제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K리그는 외국인 용병을 한 팀당 4명까지 보유할 수 있고 3명까지 출전시키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 용병 제도는 국내 선수들 보호와 국내 구단들 사이의 차별적인 재정 상태에서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러한 외국인 용병 제한은 경기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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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범근, 그도 실력있는 ‘외국인 용병이었다. |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면 차범근이 뛰었던 1980년대 독일의 분데스리가가 당시 유럽의 최고 최그였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1970년대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던 이탈리아의 세리에 A나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는 왜 갑자기 분데스리가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것일까. 이는 1980년대 이탈리아의 세리에 A와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가 외국인 용병 제한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력이 있는 외국인 용병들은 독일로 가게 됐고, 그들의 실력은 분데스리가의 경기력과 재미를 상승시킨 것이다. 이렇듯 현재 K리그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선수의 실력향상은 물론이거니와 동시에 실력 있는 외국인 용병들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런 외국인 용병 제한의 철폐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잘못하다가는 국내 선수들의 기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잉글랜드 대표팀이 2006 독일 월드컵 8강에서 떨어진 후 요한 크루이프는 프리미어리그의 많은 외국인 용병들로 인하여 잉글랜드 자국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고, 이것이 국가대표팀의 실력 히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은 “자국 선수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외국인 선수 문제는 전향적으로 검토되어야만 한다. 이 대목에서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보유 한도의 제한’은 대폭 완화하되, ‘출전 선수 수의 제한’을 계속 유지함으로써 국내 선수 보호의 장치로서 사용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즉, 출전 선수 수의 제한을 유지해 국내선수를 보호하는 동시에 보유 한도 제한을 완화하여 외국인 용병사이의 경쟁을 유발시켜 용병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비싼 외국인 용병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을 경우 발생할 구단의 재정적 부담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한 위원은 이러한 문제에 “구단 별 재정형편에 따라 알아서 할 문제”라는 대답을 했다. 즉, 각 구단 별 실력에 따라 정해 놓은 초기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그 목표에 맞게 외국인 용병의 수를 정하고 영입하자는 것이다. 우승을 노리는 구단이라면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외국인 용병을 보유하고 중위권을 노리는 팀은 그에 맞는 외국인 용병을 보유하는 것이다. 외국인 용병의 수준=리그의 브랜드 가치또한 외국인 용병이 경기력 향상에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 용병의 질은 곧 그 리그의 브랜드 가치를 입증한다. 2006 독일월드컵이 끝난 직후 K리그 팀인 수원 삼성에서 스웨덴 대표 공격수 라르손 영입설이 나돌았다. 우리나라 축구팬들은 35살의 노장 스트라이커가 한국에 온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축구팬들은 왜 공격수로는 이미 전성기를 지난 35살의 스트라이커에 열광했는가? 그것은 스페인 명문구단인 FC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던 라르손이 K리그에서 뜀으로써 K리그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K리그의 브랜드 가치 상승은 곧 국민의 관심 상승과도 연결되고 K리그의 부흥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K리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용병들은 자국리그에서 뛰지 못하는 ‘퇴물’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K리그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용병들이 더 큰 리그에서 활약하는 사례가 있어 K리그의 브랜드 가치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이러한 외국인 용병 제도가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한 위원은 “법률적, 제도적 차원의 뒷받침이 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문제들이?많다. 예를 들어 외국인 선수 수입에 따른 현행의 세제가 다소간 변화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지금은 외국인 선수 수입에 따른 실질적인 세금 부담을 비롯, 이적료 이외에 구단이 떠안아야 하는 금전적 부담이 매우 크다. 또한 ‘EU’와 같은 정치경제적 시스템이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아시아 지역과 같은 특정 지역 출신 선수들에게 ‘비외국인’ 처우를 해주는 방안도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라며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K리그는 현재 많은 부족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연맹과 구단은 그 부족함이 관심의 저하로 이어져 K리그가 침체를 겪게해서는 안 된다. K리그는 충분한 싹을 가지고 있다. 공급자인 연맹과 구단은 이 싹을 틔워 국민의 관심을 받는 꽃으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