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RISE, you give us surprise?

지난 7월 28일 송동길 부학생회장의 사퇴로 인해 49대 총학생회의 활동이 최종 종료됐다.4월 당선 이후 한 달여만에 황라열 학생회장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으며 이어 보건의료노조 논란으로 부학생회장이 사퇴를 발표하면서 결국 파국에 다다랐다.49대 총학의 논쟁 중 대부분은 운동권과 반운동권의 대립으로 표상되는 이념적인 문제였으며, 실질적인 사업에 대한 평가는 부족했다.

지난 7월 28일 송동길 부학생회장의 사퇴로 인해 49대 총학생회의 활동이 최종 종료됐다. 4월 당선 이후 한 달여만에 황라열 학생회장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으며 이어 보건의료노조 논란으로 부학생회장이 사퇴를 발표하면서 결국 파국에 다다랐다. 49대 총학의 논쟁 중 대부분은 운동권과 반운동권의 대립으로 표상되는 이념적인 문제였으며, 실질적인 사업에 대한 평가는 부족했다. 이에 『서울대저널』에서는 49대 총학의 정책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선거 당시 내 놓은 공약이 얼마나 이행되었는지, 이외에 시행한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차근차근 짚어보도록 하자. 49대 총학생회, 어떤 일을 했나■ 확실히 지킨 것은 한총련 탈퇴, 아크로 사용 금지 – 가장 정치적인 공약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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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한총련 탈퇴 기자회견을 하는 황라열 전 학생회장과 송동길 전 부학생회장.

지난 3월, 총학 선거 당시 서프라이즈 선본은 역사상 가장 실력있는 학생회를 표방하며 여러 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가장 눈에 띄었던 공약은 학생정치조직과 총학생회의 완전한 분리를 위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을 탈퇴하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황라열 전 총학생회장은 지난 5월 10일 문화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학생회는 앞으로 한총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므로 한총련은 각종 시위나 유인물에 서울대 총학생회를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선언했다. 이후 ‘한총련 탈퇴를 환영한다’, ‘학생들의 사회의식이 우려된다’ 등 스누라이프에서는 한동안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찬반 의견이 팽팽한 대립양상을 보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서울대 총학생회는 98년 서총련을 탈퇴한 이후 분담금도 내지 않는 등 사실상 탈퇴한 상태였다”며 “철저하게 정치적인 언론플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아크로 집회 금지도 SUPRISE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다. 이는 당선 이후 집회의 자유와 학습권 보장 간의 첨예한 대립을 일으켰다. 황 전 총학생회장은 단과대 학생회장들과의 의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2주간 총운위를 열지 않기도 했다. ■ 공약 이행 한 거야, 만거야?총학 차원의 사회봉사센터 개설 및 봉사활동 학점제를 만들겠다는 공약은 1학기부터 사회봉사 교과목이 개설됨에 따라 흐지부지됐다. 장애학생들을 위한 책상 설치는 7월부터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시도조차 되지 못했다. 생리공결제는 이미 이를 실시하고 있는 중앙대 측에 자문을 구하고 관악여성주의자모임(관악여모)의 협조를 받아 초안까지 나온 상태였으나, 부학생회장 사퇴 이후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학생들의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약도 이행이 미흡했다. 취업박람회 준비 회의에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경력개발센터의 관계자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에서 회의에만 참여한 것 뿐”이라며 “그 이상의 적극적인 도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 학생들과의 소통 노력은 참신했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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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대 총학의 일일보고는 시도 자체가 참신하다는 평을 받았다.

총학 홈페이지와 스누라이프에 일일 활동 및 결산 보고를 올린 것에 대해서는 성실하다, 참신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초기에 일일 보고를 보고 가장 먼저 연락을 주는 사람에게 총학실의 불필요한 비품을 나눠주고, 학우들의 총학생회실 방문을 권유한 점은 상당히 신선했다. 김민혁(정치 04) 씨는 이에 대해 “학생들과 직접 접촉하고 소통하려는 태도는 참신하고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내용이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지산 (철학 03)씨는 “날마다 일기처럼 활동을 보고하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된 측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자유게시판에 24시간 이내 답변 달기도 성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 학생 복지 향상에 의욕적, 그러나 잡음도 만만치 않아49대 총학은 당선 직후 학생들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하에 학생회실을 말끔히 청소하고 ‘예산자치위원회’와 ‘축제하는 사람들(축하사)’에 일정 공간을 할당했다. 5월 대동제 기간 총학 차원에서 교내 스타리그 개최를 후원했으며 하이트에서 스폰을 받아 프리비어(free beer) 행사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프리비어 행사에서는 총학생회와 축하사 측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스폰을 받는 과정에서 대리사와의 문제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적은 양의 맥주가 병맥주로 공급돼 일부 학생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6월 23-24일에는 소위 ‘서울대 환갑잔치’의 일환으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을 유치하기도 했다. 동아리 공연, 영화 상영, 스타리그 결승전, 월드컵 스위스전 응원전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이 날의 행사에 대해 스누라이프에서는 호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다만 몇몇 누리꾼들은 당시 논란이 됐던 총학생회장의 허위이력 등의 시안이 묻히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스타리그 유치에 환호하는 것은 좋지만 동시에 정치적 이성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49대 총학은 학생 복지 향상을 위해 의욕적인 태도를 보였다. 단대 학생회의 요청을 받아 정수기 설치를 본부에 요청했고, 지난 6월 공대(5개소)와 농생대(2개소)에 설치가 완료됐다. 또한 중앙도서관에 소음방지용 고무 카펫을 설치하기로 본부와 협의하고 6월초에 설치 완료를 이끌어내는 소기의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건전한 기부 문화 육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총학생회의 노력은 잡음만을 낳았다. 지난 5월 초에는 49대 총학생회가 48대 총학생회와 계약했던 스폰서 대행업체 P사와의 불공정한 계약을 거부하고, 총학 차원으로 직접 스폰을 받겠다고 선언했으나 학생회장이 관여하고 있는 불법 성인 게임업체에서 후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슈로 점철된 49대 총학생회, “정책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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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RISE, 여러 가지 의미로 그들은 우리에게 ‘놀라움’을 선물해 주었다.

학관 등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인터뷰를 했다. 49대 총학이 어떤 사업을 했는지 알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잘 모른다는 답변이 대다수였다. 공대에 재학중이라는 한 학우는 “도덕성 시비 등 주목을 끌만한 부정적인 사건들이 많이 생겨서 정작 총학 정책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뭔가 의욕적으로 하려고는 했는데 기존 정치사회와 다르지 않아서 실망만 주었다”고 평가했다. 이지연(제약 05) 씨는 “정책은 잘 모르겠지만 학생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학생회를 만드는 모임’이 만들어지는 등 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집행부 미디어국장 이두희(컴퓨터공학 03) 씨는 49대 총학을 ‘피다 만 꽃송이’에 비유했다. 그는 집행부 인준 후 인수·인계가 오래 걸렸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일한 것은 단 한 달뿐이었다며 “진행 중인, 진행하고 싶은, 진행해야 할 일들도 많았는데 이렇게 끝나버려서 아쉽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넘치는 의욕에 비해 49대 총학은 태생적으로 몇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두 후보만으로 구성된 단촐한 선본을 내세웠던 49대 총학생회는 기구의 비대화를 막음으로써 효율성을 증대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당초 의도와는 달리 학생회장 1인에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된 것이 문제가 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민혁(정치 04) 씨는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비판적이라고 하더라도 대의체에 대한 존중이 필요했다”며 “학생회장 탄핵 이후 학생회 구조가 급격하게 붕괴된 것은 1인 위주의 체제에서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49대 총학의 한 집행부원은 “대부분의 정책은 학생회장의 머릿속에 들어있었다”며 “구체적인 진행 계획을 자세히 몰랐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총학과 단대 학생회간의 갈등은 49대 총학의 사업 이행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아크로 집회와 관련된 총운위 무기한 연기 사태부터 알력 다툼이 있었고, 서로의 협조가 부족했다. 이는 대추리, 보건노조 사태를 계기로 운동권 대 반운동권의 대결양상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한 집행부원은 “일부 단과대 학생회장들의 협조가 부족했다. 예를 들어 단대별로 정수기 설치 실태를 조사하는데만 해도 몇 주가 걸렸다”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농생대 부학생회장 김지윤 (동물생명공학 04)씨는 “정치적 성향이 다를 수도 있는데 무조건 모른다는 사람들을 일반 학우로 상정하고,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학우들의 의견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9대 총학생회는 마지막까지 끊임없는 논란 속에서 막을 내렸다. 어쨌든 간에 그들이 당초 의도했던 대로 우리에게 여러 가지 의미의 ‘서프라이즈’를 선사한 것은 사실이다. 비록 총학생회장 탄핵과 부총학생회장 사퇴 등으로 실질적 임기가 길지 않았지만 뜨거운 이슈 창출에 비해 정작 중요하게 추진되어야 할 사업들에 소홀했다는 점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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