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블루스

굴지의 포털싸이트 나베르 검색창에 ‘재개발’을 쳐보신 적 있나요.부동산, 뉴타운, 재테크, 투자, 집값 등의 단어가 나열된 페이지가 길게 뜹니다.그리고 중간 즈음에서 겨우 ‘어지러운 지역의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시가지를 정리하여 토지 효용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라는 짧은 ‘정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사전과 현실의 차이를 개탄하는 게 하루 이틀 일은 아니라지만 가만, 이거 사전적 정의도 무언가 수상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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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포털싸이트 나베르 검색창에 ‘재개발’을 쳐보신 적 있나요. 부동산, 뉴타운, 재테크, 투자, 집값 등의 단어가 나열된 페이지가 길게 뜹니다. 그리고 중간 즈음에서 겨우 ‘어지러운 지역의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시가지를 정리하여 토지 효용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라는 짧은 ‘정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전과 현실의 차이를 개탄하는 게 하루 이틀 일은 아니라지만 가만, 이거 사전적 정의도 무언가 수상쩍습니다. 어지러운 건물들만 갈아엎는 걸까, 건물 속의 어지러워 보이는 사람까지 갈아엎는 걸까 아리송하거든요. 답은 근래 서서히 드러나는 성매매 집결지의 개발 광풍 속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포주와 건물주는 대박나지만 그 안에서 생활해 온 성매매 여성들은 혜택은커녕 건물과 함께 쓸려가 다른 집결지를 만들어 내거나 곳곳의 변형 업소로 스며들어갈 뿐일 테니까요. 또 찾아볼까요. 저널 기자들이 발로 뛰어 다니며 준비한 특집 ‘서울, 2006년 겨울’에서는 재개발 사업이 오히려 원주민 삶의 기반을 부수고 그 잔해를 서울 곳곳에 흩뿌려 놓은, 그래서 언뜻 아름다워 보이는 서울시의 현재진행형 역사를 살핍니다. 70년대의 ‘난쏘공’은 이렇게 우리의 겨울을 헤집으며 되풀이되는 세월을 비웃습니다. 소위 빈민 주거민만 이 겨울이 시린 것은 아닙니다. 무슨 뉴타운 지역이 떴다하면 주변으로 미친 듯이 확산되는 집값 상승에 서울시 집값은 지금 너울너울 춤추고 내 집 마련의 막차를 떠나 보낸 사람들의 계급은 빈민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 추세로는 직장인 평균월급을 적정 수준 꼬박 모아도 몇 십 년이 걸린다는데 저도 한숨이 납니다. 그러나 그 전에 월급 받아 그 일부를 착실히 모으는 소박한 꿈부터 실현하고 싶습니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꿈은 있는지, 삶의 비젼이 무엇인지 찾기에도 바쁜 대학시절인데 이처럼 숨 가쁘게 돌아가는 사회에 발맞춰가느라 정규직 찾아 취업하기만도 벅찹니다. 그 대학시절의 끝자락에 있다는 서울대생 7명이 한자리에 모여 취업의 단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물론 ‘나 이렇게 취업에 성공했다’가 아니라 ‘나 이런 게 짜증나’ 일변이지만 그래서 뚜렷한 대안도 없지만, 공감에서 나올 수 있는 에너지를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도시재개발 말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사회적 기반에 대한 재개발은 없나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서울대저널』이 서울대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예비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할 덕목으로 국가 경영능력을 가장 크게 꼽았다는데 저는 제가 꿈꾸는 ‘재개발 블루스’를 함께 출 수 있는 사람에게 소중한 한 표 행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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