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의 범인을 찾아라!

“SNU League” 서울대 인문대 화장실에 출몰한 몰카 범인을 찾기 위해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그들이 모였다.맡은 사건의 99.9%의 해결률을 자랑하는 수사관들.그들은 어느 날 서울대 정문에 집합하라는 호출을 받는다.그들은 모이기만 하면 어이없게 절름발이 버벌을 놓쳐버린 수사관 데이브(‘유주얼 서스펙트’)만 없었다면 꿈의 승률, 100%의 수사력을 갖출 수 있었다며 투덜댄다.

“SNU League” 서울대 인문대 화장실에 출몰한 몰카 범인을 찾기 위해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그들이 모였다. 맡은 사건의 99.9%의 해결률을 자랑하는 수사관들. 그들은 어느 날 서울대 정문에 집합하라는 호출을 받는다. 그들은 모이기만 하면 어이없게 절름발이 버벌을 놓쳐버린 수사관 데이브(‘유주얼 서스펙트’)만 없었다면 꿈의 승률, 100%의 수사력을 갖출 수 있었다며 투덜댄다. 몇 년을 매달려 결국 프랭크 에버그네일을 잡아냈던 FBI의 칼 요원은(‘캐치 미 이프 유 캔’) 데이브 옆에서 겨우 체면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이 녹록치 않은 겨울의 관악산에 모인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인가? 사건일자 2006-10-30. 서울대 인문대 여자 화장실에 카메라 렌즈를 든 남자가 나타났다.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릴 수 없다는 학교의 방침에 의해 사건은 조용히 묻힐 뻔 했으나. 여기에 반발한 학생들의 성금으로 전 세계의 유명한 수사관들을 기용한 “SNU League”가 조직됐다. 이들은 서울대 정문에서 조직 기념 단체사진을 찍고, 곧 사건현장으로 이동했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네버랜드에 거주하는 만년 ‘소년’탐정 김전일은 인문대에 뛰어들자마자 이렇게 외쳤다. 다른 수사관들의 경계의 눈초리를 받으며 그는 말을 이었다. “인문대에서는 음식도 배달해 먹을 수 없지. 이런 곳에 외부인이 들어올 리 만무해. 결국 내부인의 소행이라고 볼 수밖에.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사건을 해결하겠어!!” 그러나 의지로 가득한 그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관악산에 울려 퍼졌다. 인문대 건물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쯤은 서울대 인들에겐 상식으로 통한다.(모 학교 관계자도 서울대 인문대가 모두 연결되어 있어 소리만 지르면 어떤 일이라도 다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모두 연결된 인문대 건물을 완전히 봉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외부와 단절되지 않은 곳에서는 범인을 찾을 수 없는 김전일은 난생 처음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충격으로 쓰러졌고, 옆에 있던 유미가 그를 끌고 나갔다. 한편 건물 밖에서는 OSS 요원 카르멘과 주니(‘스파이 키드’)가 매킷 삼촌이 만들어 준 특수 팔찌를 직접 여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비상벨설치는 커녕, 여자화장실을 남자화장실로 잘못 알고 들어가서 생긴 해프닝일 뿐이라는 학교의 안일한 대응이 그들을 나서게 만든 것이다.특수 팔찌는 만일 화장실에 카메라 렌즈 같은 수상한 것들이 장착되어 있는 경우 이를 감지해 낼 수 있는 장치였다. 하지만 특수 팔찌는 들고 다니기에 너무 번거로운 물건이라 여학생들의 원성을 살 수밖에 없었다. “왜 피해자인 우리가 고생을 사야하는 거지?!” 그나마도 비싼 물건이라 많이 제작할 수 없었는지 나눠준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특수 팔찌는 곧 동이 났다. 이를 보면서 강철중 형사(‘공공의 적’)는 혀를 끌끌 찼다. “결국 저렇게 포기하는 군. 애송이 주제에 나서더니.” 평소 부자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찬 강철중 형사는 엄청 비싼 최신식 무기 하나로 사건을 해결하려는 스파이 키드들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손톱 한 조각의 증거로 해결할 수 있었던 저번 살인 사건과 같이 운이 좋지 못했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검문했으나,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의 형사 본능은 아무 쓸모가 없었다. 범죄자 역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였던 것인가. “이젠 내가 나설 차례인가?” 강철중 형사의 막무가내 식 수사를 보다 못한 강력계 김진경 검사(‘가문의 위기’)가 나섰다. 사실 그는 저번 사건을 처리하면서 굳어진 코믹한 이미지를 다시 진지한 이미지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이 사건은 조폭 같은 거대한 조직이 일으킨 범죄도 아니지 않는가. 하지만 아뿔싸! 그는 곧 현실을 깨닫게 됐다. 이 사건의 이면에는 조폭만큼이나 뿌리 깊고, 견고한 조직이 구성되어 있었다는 것을. 소위 몰카를 비롯한 각종 동영상이 돈이 되는 한,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누군가의 욕망이 멈춰지지 않는 한 그 조직에 대한 공격은 무용지물인 것이다. “흠, 나도 이젠 김치사업에나 뛰어들어야 하는 건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패배감에 그녀는 검사직을 그만 두려고 마음먹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하나 둘 수사관들이 떠나가면서 범인을 잡겠다고 호언장담을 한 “SNU League”도 해체됐다. 학생들은 끝까지 책임을 지지 않고 떠나는 수사관들에게 실망했다. 그러나 그렇게 뛰어나다는 수사관들도 학교의 협조도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는 범인을 잡기 어려웠다. 더 큰 문제는 수사관들 사이에서 범인을 잡는다고 해도 여전히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이 퍼져 갔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건은 미결된 채로 남았다. “SNU League” 수사관들에게는 최초로 겪는 큰 패배였다. 학교는 대놓고 이들을 비웃는다. 학교만 그들을 비웃는 것은 아니다. 어디선가 또 다른 몰카를 숨기고 다니는 그들도 웃고 있다. 쓸쓸한 겨울의 학교. 안전한 그곳은 어디에도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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