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온 백발의 작곡가

아무렇게나 넘겨져 있는 흰머리는 흡사 아인슈타인을 떠올리게 한다.어떤 학생이 왜 그렇게 머리에 염색을 하고 다니느냐고 묻기도 했다던데, 100% 자연산이라며 웃는다.독일인은 왠지 근엄하고 냉철해야만 할 것 같은데 그의 웃음에선 수줍음이 묻어난다.그는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이돈응 교수(작곡과)를 알게 됐고 8년 전 서울을 방문하면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아무렇게나 넘겨져 있는 흰머리는 흡사 아인슈타인을 떠올리게 한다. 어떤 학생이 왜 그렇게 머리에 염색을 하고 다니느냐고 묻기도 했다던데, 100% 자연산이라며 웃는다. 독일인은 왠지 근엄하고 냉철해야만 할 것 같은데 그의 웃음에선 수줍음이 묻어난다.그는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이돈응 교수(작곡과)를 알게 됐고 8년 전 서울을 방문하면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거대한 도시 서울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는 그는 이번 공채를 통해 서울대의 교단에 서게됐다. 1993년부터 시작된 ‘서울 국제 컴퓨터 음악제’에서 그의 음악이 여러 차례 연주됐다는 것을 보면 이것이 우연만은 아닌가보다.현재 그는 작곡및 전자음악 작곡을 가르치고 있다. 아직은 첫 학기라 그의 수업을 듣는 학생은 6명뿐이다. “외국인이다 보니 학생들이 낯설어 하는 것 같다, 나는 괜찮은데”라며 그래도 학생들은 굉장히 수업을 흥미로워하고 강한 의욕도 보인다고 말한다.수업과 동시에 다른 활동들로 그는 매우 바쁘다. 1991년 이돈응 교수와 함께 시작한 ‘profectio-initiative-freiburg’의 공연준비를 위해 독일과 한국을 오가고 있다. 빠르면 다음 학기부터 시작될 에스토니아와 독일 브레멘의 학생들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고 내년 3월에 있을 교내 전자음악 스튜디오의 개관 음악회도 준비하고 있다.한국에서도 왕성한 작곡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7월에는 빗소리에 감명을 받아 한국타악기와 컴퓨터음악을 접목한 앨범도 냈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밤 12시에 들으면 잘 어울릴 것”이라고 웃으면서 소개한다. 사실 전자기계 소리로 가득한 그의 음악이 정말 밤 12시에 딱 어울린다고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인지도.음악 전공자 중에는 독일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서 아직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다고 했던 그는 인터뷰를 마친 후 우리를 떠나보내며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아직 한국어는 익숙치 않아 보이는데 벌써 한국이름도 있단다. 브라이텐펠트는 독일어로 ‘넓은 들’을 뜻한다고. 롤란트에서 ‘노’자를 따고, ‘넓은 들’에서 ‘광야’를 따서 ‘노광야’다. 앞으로는 롤란트 브라이텐펠트 교수 보다 노광야 교수라는 이름이 더 익숙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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