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에 다닥다닥 붙은 희망을 나누며

서울대저널(이하 저널) : 이 곳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설치된 쪽방상담소라고 들었다.언제, 어떤 계기로 설립됐는가?김종한 실장(이하 김) : 2000년 3월 15일에 대통령 특별령으로 종로쪽방상담소가 세워졌다.현재 전국적으로 총 10개(서울 5개, 지방 5개)의 상담소가 존재하고 있지만 한시적 조치이기 때문에 언제까지 운영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영등포의 경우 쪽방촌이 이미 50%정도 철거된 상태이기 때문에 곧 상담소가 없어질 것이다.

서울대저널(이하 저널) : 이 곳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설치된 쪽방상담소라고 들었다. 언제, 어떤 계기로 설립됐는가?김종한 실장(이하 김) : 2000년 3월 15일에 대통령 특별령으로 종로쪽방상담소가 세워졌다. 현재 전국적으로 총 10개(서울 5개, 지방 5개)의 상담소가 존재하고 있지만 한시적 조치이기 때문에 언제까지 운영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영등포의 경우 쪽방촌이 이미 50%정도 철거된 상태이기 때문에 곧 상담소가 없어질 것이다. 저널 : 종로에는 언제부터 쪽방촌이 형성됐는지?김 : 원래 대규모 집창촌이 형성돼 있었는데 70년대 초에 추진된 서울시 개발 정책의 일환으로 모두 없어졌다. 이후 대부분 1층이었던 목조 건물들이 2층으로 변모하면서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쪽방지역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게 됐는데, 외환위기 이후 노숙인들이 대거 몰려오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저널 : 종로 쪽방촌의 현황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다.김 : 약 0.7평에서 1.2평 정도의 주거공간을 ‘쪽방’이라 부른다. 방세는 대개 일세 7~8천원, 월세 21~24만원 선이다. 동네가 약 1000평 정도 되는데, 현재 100여개의 건물에 758개의 쪽방이 자리잡고 있다. 옛날 목조 건물의 방들은 다소 크지만, 개조한 신축 건물은 화장실이 층마다 있는 대신에 방이 훨씬 좁다. 저널 : 쪽방촌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거주하고 있는가?김 :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많다. 대부분 저소득층으로, 기초생활수급자가 193명이다. 호적상 자녀가 있으나 실질적으로 부양받지 못하는 독거노인들이 많은데, 이 분들은 국가에서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저널 : 쪽방상담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김 : 초창기부터 했고, 예산이 제일 많이 들어가는 건 밑반찬서비스나 목욕지원서비스, 의료지원서비스다. 목욕지원서비스의 경우 부랑자들이 잘 씻지 못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2번씩 목욕권을 지급해서 상담소와 협약을 맺은 목욕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무료 급식소도 운영한 적이 있는데 인력이 너무 많이 필요해서 구청과 연계하는 도시락 지원으로 전환했다.저널 : 정부 보조금이 어느 정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가? 부족하지는 않은지?김 : 최소 운영비가 한 달에 270만원인데 그 정도로 부족하기 때문에 각종 후원으로 나머지를 충당하고 있다. 정책적인 면에서의 접근도 상당히 중요한데 보건복지부에서 간담회 등을 해도 뭔가 크게 바뀌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저널 : 상담소 활동을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김 : 후원 물품이 들어올 때마다 배분하는 과정이 상당히 힘들다. 물자는 한정돼 있고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데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기도 어렵다. 그래서 주민 분들과 본의 아니게 싸우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저널 :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경험을 소개하자면?김 : 2001년부터 6년째 이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40대 초반의 한 남자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시각장애(1급) 때문에 정부에서 생활비를 보조받고 있었는데 혼자서 돈을 모으기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달에 5만원씩 줄 테니 따로 모아달라고 부탁을 하셨는데 한 3년 모아서 결국 임대아파트에 들어가시는 걸 보고 보람을 느꼈다. 저널 : 지금 쪽방촌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김 : 쪽방 지역에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화재의 위험성이 높다. 건물 내에 취사 공간이 없어서 일회용 가스버너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골목이 너무 좁아서 소방차가 들어오기도 어렵기 때문에 한 번 불이 나면 크게 번질 우려가 있다. 저널 : 쪽방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마지막으로 이런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김 : 쪽방이 어떤 곳인지, 일반인들이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흔히 눈에 띄는 건 알콜중독자나 구걸을 하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거주자들이지만 열심히 살아보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훨씬 많다. 한 면만 보지 말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관심을 갖고 바라봐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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