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대학교 4학년의 모든 것?

힘들었던 고3 수험생활의 터널을 벗어나 간신히 숨을 트고 나니 이제는 대학교 4학년이란 더 어둡고 긴 터널이 눈앞에 있다.대학교 4학년은 바쁘다.그리고 힘들다.그들의 존재감은 취업의 결과로 보여 질 뿐이기 때문이다.그래서 남들보다 더 높은 ‘스펙’을 위해 무던히도 달려간다.학점, 토익, 인턴, 자격증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힘들었던 고3 수험생활의 터널을 벗어나 간신히 숨을 트고 나니 이제는 대학교 4학년이란 더 어둡고 긴 터널이 눈앞에 있다. 대학교 4학년은 바쁘다. 그리고 힘들다. 그들의 존재감은 취업의 결과로 보여 질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높은 ‘스펙’을 위해 무던히도 달려간다. 학점, 토익, 인턴, 자격증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취재를 위해 만난 인문대 4학년 K씨는 자기의 정체성이나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는 방법은 직업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미래가 불안하지만 그 불안 덕분에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역설적이나 수긍이 가는 말을 덧붙였다. 처음 이 기사를 들고 나왔을 때 주위 기자들의 우려는 하나였다. 뻔하지 않느냐, 진로와 취업. 모든 것이 ‘취업’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또 어떤 기자는 대학교 4학년의 이미지를 ‘쩔었다’라는 말로 압축했는데 오직 진로를 위해, 취업을 위해 달려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진로와 취업’만을 고민하는 그 안에 무언가 다른게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니 그/녀들의 대화 속에 녹아 있는 대학교 4학년의 실제 모습을 생생하게 들어보자. 이를 위해 이번 학기가 마지막 학기인 7명의 서울대생이 모여 수다 한판을 벌였다. 참여자는 강금규(응용화학00) 씨, 권주원(경제02) 씨, 김란우(사회03) 씨, 박수정(언론02) 씨, 문보경(가명, 사회대02) 씨, 오수현(작곡00) 씨였으며 『서울대저널』 양성모 기자가 함께 했다.갑작스레 닥친 ‘대학 4학년’4학년은 대학사회에서 학생과 사회인의 중간단계라는 애매한 위치에 있죠. 그렇기 때문에 겪는 고민이 분명 있을 것 같아요. 내가 4학년이구나 하고 느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금규 : 솔직히 말해서 제 느낌은 불안하고 확실하지 않으니까 짜증난다는 거였어요.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나 온갖 종류의 문제들이 전면적으로 드러났고요. 일단 대학에 들어왔다는 거, 그 하나의 벽을 넘었다는 거, 거기에만 안주하고 있다가 4학년이 되니까 진로라는 것이 피부에 와 닿았죠. 사실 1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면서는 진로에 대한 문제의식이 거의 없었거든요.수정 : 몸은 학교를 다니는데 마음은 학교를 떠난 거 같았어요. 내가 속해 있던 곳이고 속해 있는 곳인데, 수업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다른 곳에 있는 느낌이요. ‘5년째 다니고 있으니 저 사람 졸업 안하고 뭐하지?’ 하는 시선도 느껴져요. 그런 시선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건가? 수현 : 학교라는 공간에서 밖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듯했죠. 스터디랄지 학원 다니는 것이 주가 되고, 학교는 틈이 나는 대로 숙제해서 내고 이런 식이니까. 마음이 붕 떠있고, 대인기피증인 것 마냥 사람 안 만나고 밥도 혼자 먹고요. 그런 느낌이 전공을 살려서 가는 분들은 좀 덜한데, 아닌 분들은 더 심하고 더 혼란스러운 것 같아요. 저는 음대생인데, 사실 음대가 음악인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긴 하지만 음악 쪽으로는 소수가 진출하거든요. 음악을 전공 한 게 일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전공 분야를 내려놓고 새로운 분야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거죠. 란우 : 저는 3학년 2학기 때 대학원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3학년 겨울방학 되니까 주위의 친한 친구들이 다 같이 손을 잡고 고시 1차를 보러 가는 거예요. 솔직히 마음이 조금 심란했어요. 그러다가 올해 초에 제 레포트가 상을 받으면서 교수님한테 칭찬도 많이 듣고 주위 사람들한테도 글 잘 봤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거든요. 사실 그것 때문에 대학원 결정을 확고히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어쨌든, 대학원 갈 거니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활동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축하사장’을 맡고, 여름에는 동아시아캠프 전체 장을 맡아서 아주 바빴죠.위로받고 싶은 4학년, 취업까페에 가입하다학교에 오래있다 보면 졸업한 동기들이 많잖아요. 학교에 같이 있는 후배들과의 관계는 어때요? 또 이 시기엔 인간관계가 어떤 식으로 형성되나요?수정 : 후배들하고 얘기를 별로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학교수업이 관심사가 아니니까 고민도 다를 수밖에 없고. 후배들하고 같이 얘기하다가도 우리들끼리 취업얘기로 넘어가게 돼요. MT같은 건 4학년이 가면 따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당연하게 안 가는 거고. 보경 : 요새 들어 학교가 북적거려요. 교환학생, 휴학, 어학연수, 군대 갔던 동기들이 다들 학교로 돌아와서 아는 사람이 많이 생겼어요. 후배들하고도 자주 만나요. 졸업하면 자주 못 보니까 미리 자리 만들어서 보게 되더라고요.금규 : 개인차도 있겠지만 저도 복학해서 동아리방에 들어갔더니 영 어색하더라고요. 그래도 친해질 노력을 한다면 친해질 수도 있는 건데, 대부분의 복학생은 자기가 속한 동아리, 학회에서 멀어져요. 예전에는 나도 그 사람들을 “일군의 복학생 무리”라고 칭했었는데. 주원 : 후배들이 선배 얘기할 때 ‘저 선배는 외국계 어느 회사에 입사했는데 어떻게 공부하고 어학연수 갔다 오고 무슨 활동을 했다더라.’ 이런 것들에 특히 관심이 많지 않나요? 솔직히 경제학부, 경영대는 딱 두 부류죠. 고시나 취업. 특히 여자는 거의 다 고시를 봐요. 저희 과 한 학번 위의 언니들은 다 고시를 봐서 졸업을 한 명도 안했어요. ‘저 선배는 어디 붙었다더라. 뭐 했다더라.’ 이런 얘기가 많은 것 같아요. 수정 : 우리 과 같은 경우는, ‘그 동안 행시도 못 붙고 이제 취업하려고 취업전선에 뛰어 들었구나’ 하는 생각해요. 일동 : 와 무섭다. 금규 : 혼자 앉아서 취업 카페에 들어간단 말이죠. 카페에 족보랑 후기, 익명성 있는 글들이 굉장히 많이 올라오잖아요. 그럼 거기에 묻혀 가지고,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고 인간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희로애락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전 그래서 탈퇴 했어요. 이런 걸 사람들하고 나눠야 되는데 온라인 카페만 붙잡고 있으니까 사람들하고 멀어지는 것 같아서.보경 : 근데 결국은 친구를 만나도 마찬가지예요. 일순간 위로받을 수 있고 위로해줄 수 있지만, 친구가 먼저 붙으면 배도 좀 아프고 부러운 게 사실이지(웃음). 배만 아프면 다행인데 자존감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게 취업준비하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감정이죠.주원 : 자기가 붙은 상태라면 떨어진 친구한테 물어보기도 좀 그렇죠. 완전 염장질 같기도 하고.‘서울대’4학년, 믿을 건 자신의 노력 뿐‘대학 4학년’이라는 명사가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고3’같은 느낌을 갖는 것 같기도 한데.금규 :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대학에 입학하면 취업준비생이 되는 것 같아요. 그냥 대학 입학하자마자 유학 준비, 취직 준비라는 카테고리에 묶이는 것 같아요. 대학은 학문을 하는 장소인데 다음 단계의 스텝으로 인식하다 보니 아카데미즘은 사라진 것 같고. 수업시간에 보면 학생들 노트북으로 다른 거 많이 하고 있고, 요즘은 발표수업 많이 하는데 잘 안 듣는 학생도 많고요.주원 : 4학년이라는 단어는 잘 안 쓰는 것 같고, 취업 준비생이라는 단어를 많이 써요. 그렇다면 ‘서울대’ 4학년이 가지는 특수성이 있을까요? 지승호 씨 인터뷰하면서 서울대생들이 고시를 많이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더니 이미 안정되어있기 때문에 굳이 모험을 잘 안하는 것 같다고 그러시더라고요. 당신은 가진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모험을 할 수 있었다고 그러시면서. 보경 : 행시나 사시 준비하다가 못 붙으면 그걸로 공기업 갈 수도 있고 여러모로 안전하죠. 수정 : 특히 서울대 여자애들이 고시를 많이 보죠. 솔직히 제가 취업을 준비하다 보니까 여자라는 장벽이 매우 두텁다는 걸 알았어요. 취업시장에서 어찌 보면 고시가 가장 공정한 것 같기도 해요. 취업에서 고학력을 선호하는 분야도 있지만 고학력을 기피하는 분야도 있어요. 오히려 ‘서울대 여자’라고 하면 일반기업에서 별로 선호하지 않을 때도 있거든요.주원 : 내 생각에는 아직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서울대 여학생보다는 준비가 성실하게 되어있는 다른 학교 여학생들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금규 : 이공계에는 기술고시가 있는데 티오가 매우 적어서 일단 모험으로 받아들여지는 케이스고, 변리사라면 모르겠는데 행시나 사시한다면 모험이긴 해요. 근데 학번이 낮아질수록 대학원에 많이 진학하는 분위기예요. 왜? 학부만 졸업해서 취업하면 뭐하냐는 생각들 때문에요. 석사 마치고 취업을 하겠다는 친구들이 많고, 박사까지 하겠다는 친구들도 있긴 하고.아직도 서울대 4학년이라는 걸 믿는 구석이 있나요? 솔직히 있죠, 조금씩은?금규 : 솔직히 이 회사는 서울대 많이 붙여준다더라, 하는 곳도 꽤 있고 그래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어떤 회사에 지원했는데 서울대생이 저밖에 없었을 때요. 근데 믿는 구석대로 되는 친구들도 있고, 발등이 찍히는 친구들도 있고 그렇죠. 보경 : 무난한 영어, 무난한 학점임에도 불구하고 몇 군데 붙었던 건 학벌의 영향도 있었던 것 같긴 해요. 나름 정의로운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막상 취업할 때 학벌 덕을 본 다는 걸 깨닫고 자괴감이 좀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한편으론 절박하니깐 감사하기도 하고.주원 : 서울대생들은 자기가 ‘취업준비생이 될 것이다, 샐러리맨이 될 것이다’라는 인지가 상당히 늦고, 그런 걸 잘 상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취업에 대한 준비가 덜 됐는데 닥쳐서 하려다 보니 학벌에 좀 비비고 싶고 그런 것 같아요. 금규 : 서울대생들 몸만 믿지 말고 준비 좀 해서 오라는 얘기 있잖아요. 주원 : 학교 분위기 문제인 것 같기도 해요. 서울대가 가진 정체성이 아카데미즘이라면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그것을 인지시켜야죠. 보경 : 근데 사실 학교는 변화의 필요성을 알고 있는데 교수님들은 그걸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학교는 진로취업센터 같은 기관과 취업관련 지원을 활성화시키고 있는데 교수님들은 그런 것을 안 좋아하세요.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어야 한다고. 대부분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게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교수님들은 본인들 다니던 시절로 생각하시고 왜 벌써부터 안달복달이냐고 하시죠. 주원 : 교수님들이 생각하는 대학의 상이 다른 것이 아닐까? 국립 서울대, 연구중심의 대학, 아카데미즘 같이 교수님들이 생각하는 상과 현실적인 대학의 상이 불일치하는 것 같아요. 금규 : 핵심은 우리 학교라고 무풍지대가 아니라는 거. 수현 : 저는 정보문화학 연합전공을 했는데 매 학기마다 산학 프로젝트가 있어서 경력도 쌓고 그 회사와 안면도 트이니까 좋았어요. 대학이 아카데미즘을 지켜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는 한데, 정보문화학의 사례를 보면 부분적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키워내려는 변화의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아요. 사회도 그런 것을 요구하고 있고요. 4학년이 말하는 ‘대학다움에 대한 진실’4학년 입장에서 보는 대학의 대학다움은 뭐예요? 저학년 때와 생각이 달라졌나요?금규 : 저는 낭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대학이라는 공간이 학생들에게 낭만과 문화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줘야 되는 것이 아닌가? 전 솔직히 대학 4년 배워서 남는 것 중에 그게 가장 큰 것 같아요. 냉철한 지식인보다 가슴이 따뜻한 지성인이 이 사회를 이끌어나간다 말 아시죠. 냉철한 지식인만 배출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은 아니거든요.수현 : 캠퍼스 드라마를 즐겨 봤었는데 ‘낭만적 대학생’이라는 단어는 한국의 특수한 분위기인 것 같기도 해요. 외국 대학 같은 경우 입학함과 동시에 정말 진짜 치열하게 살잖아요. 그런 거 보면 낭만이라는 어떤 사치를 부리고 있는 게 아닌가. 지적 치열함이 필요한 것 같아요. 보경 : 전 정말 즐겁게 대학생활을 했어요. 동아리도 이것저것 많이 하고, 알바도 많이 하고, 공부도 막판에 대학원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스터디하고 열심히 했죠. 서울대 와서 누릴 수 있었던 것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여기서 반전! 취업준비를 하면서 낭만적이고 즐거웠던 대학 4년을 후회할 뻔 했었다는 거요. 4년 마치고 취업이 안 되는 바람에 1년을 더 다니면서 다른 학교 학생들이 4년 동안 하는 일을 1년 동안 다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 내내 일 년 동안 했던 일들을 반복하라고 하면 끔찍했을 것 같아요. 결국 후회는 없어요. 금규 : 저도 3년 놀다가 학교 5년 다녔으니까. 근데 군대 가기 1년 전부터는 도서관에 박혀서 공부하고, 갔다 와서도 열심히 했어요. 저도 3년 동안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즐겁게 생활한건 후회는 안돼요. 주원 : 다들 동의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 나름대로 낭만적인 대학생활을 하고 서울대라는 메리트를 누리고 취업하는 것은 저희가 막차인 것 같아요. 저희 후배들은 도무지 그럴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대학교 4학년의 연애4학년인데 취업 때문에 연인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을까요? 그리고 후배들에게 들려주고픈 다년간의 연애 충고도 좋아요. 주원 : 친구가 남자친구보다 먼저 취업을 하는데 좀 불안하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보경 : 시간도 안 맞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이 무렵에는 지난 연애경험들을 돌아보며 내가 무엇 때문에 실패했던가를 분석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걸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 같아요. 금규 : 대학 시절 내내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보다 진실 되게 만나야 돼요. 주원 : 저는 길게 못 만나봤는데 그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다양한 사람을 만날수록 사람에 대한 성찰이 깊어지는 듯해요. 보경 :모 웹진에 취업관련 글을 쓰는데, 글이 잘 안 써져서 남자친구한테 나 취업 준비하는 동안 어땠냐고 물어봤다가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죠. 자기 그 동안 너무 괴롭고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스트레스 때문에 사소한 일로도 화내고 하니까 눈치 보는 게 힘들었대요. 특히 제 생일날 불합격발표가 나서 집에 가야겠다고 했을 때 가장 난감했대요. 저 최종합격 발표 나고 그 사람이 정말 만세삼창을 불렀거든요. 취업 준비 중엔 상대한테 심적인 부담감을 주는 것 같아요. 여전히 계속되는 고민 “아직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대학 4학년에게 필요한 것에는 뭐가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금규 : 주체성. ‘나도 떨어질 수 있구나’하고 겁에 질렸을 때 취업카페를 보면서 위안을 얻는 내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내가 싸우는 거고 내가 취직하는데 남들의 카더라 통신이나 들어봤자 도움이 안 될 건데. 보경 : 자신감이요. 미래가 워낙에 불투명하니까 불안하잖아요. 지금까지 자신만만하게 살아왔는데 특히 서류보다 면접에서 떨어지니까 타격이 크더라고요. 나를 보여줬는데도 떨어졌다는 생각 때문에 내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발표 나는 날까지 면접 때 실수했던 것이 재생되고 자꾸 생각나요.주원 : 후배들이 ‘선배 한국은행 시험 안 봐요?’, 부모님이 ‘옆 집 애는 사시 됐다더라’ 하는 말 좀 제발. 오히려 무관심이 필요해요.대학에서의 마지막1년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보경 : 유체이탈. 몸과 마음의 괴리죠, 마음은 사회로 달려 나가고 있는데 몸은 강의실에 앉아서 졸고 있고 숙제 안하고.(웃음) 수정 : 질풍노도. 보통 사춘기 때 자아정체성 확립이라는 과업을 완료하고 지나가야되는데 지금 와서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자아분열을 경험하고 있어요. 일동 :하하하 금규 :근데 예전에 생각했던 4학년의 이미지는 완성되어 있는 것인데, 막상 자기가 4학년이 되고 보니 불안정해서 그런 것 같아요. 주원 : 아직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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