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안녕 이제 그만~

민족 大명절 중 하나라고 하는 추석, 올해는 개천절과 주말을 더해 달력에 환상적 빨간라인을 보여 줬던 긴~긴~ 연휴는 자알 보내셨나요.이 길지 않은 문장을 치는 데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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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大명절 중 하나라고 하는 추석, 올해는 개천절과 주말을 더해 달력에 환상적 빨간라인을 보여 줬던 긴~긴~ 연휴는 자알 보내셨나요? 이 길지 않은 문장을 치는 데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습관처럼 추석 앞에 붙어 있는 민족이란 단어의 당당함이 의아스럽고, 일가친척이 하루만은 편안한 마음으로 풍요로움을 즐기는 데서 유래했다는 명절이 오늘날에도 마음 편안하고 풍요롭기만 한 것인지 곱씹게 되고, 긴~긴~ 연휴가 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 없을 뿐더러 누군가에게는 평상시보다 더 빡셈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습관처럼 다가오는 매년의 명절들, 그냥 습관처럼 지내면 되지 나홀로 잘난척 하는게 아니꼬우시다구요.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사실은 올바른척 구구절절 써놓은 저 이유들보다 제가 보낸 추석 연휴를 떠올리자니 불편해서 하는 소리입니다.1주일간의 연휴 동안 제가 거든 집안일을 손가락으로 헤아려 보니 한 손에 손가락이 5개인게 원망스러울 정도입니다. 딸의 무한 반복되는 밥과 잠을 거드느라, 온 종일 가족들 거드시느라 집 안에만 계셨던 엄마가 겨우 얻어낸 연휴 끝자락 외출은, 딸이 차 속에서조차 잠들어 버리는 만행에 씁쓸하시기만 했습니다. 너무 미안해 엄마에게 건넨 한마디는 “오기 전에 밤샘 마감을 하느라구..”맙소사, 소위 ‘바깥일’ 하면 집안에서 빈둥거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에 성내하던 제가 저도 모르게 저 말을 변명이라고 한 모양입니다. 이러니 남 욕할 것 없고 스스로에 대한 방심은 금물입니다. 조금 더 밝히자면 이번과 같은 잘못을 한 지는 오래됐고, 그나마 습관적 반성을 한지는 불과 3년째 입니다. 그래서 떠오른 노랫말이 “습관이란게 무서운 거더군~”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이번호는 추석 연휴로 마감과 책 발간 사이에 1주일이라는 군더더기 살이 붙었습니다. 그 잘난 마감한다고 집에서 탱자탱자거렸음에도, 추석연휴 1주일간의 공백이 이번호에 묻어나는 것 같아서 마음은 더 불편하고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비록 저는 탱자탱자였지만 우리 기자들은 이미 주어진 지면분량에 주어진 취재거리를 더 알차게 채워 넣느라 추석 연휴가 달지만은 않았을 겁니다. 혹시 독자 여러분들도 주부들의 명절증후군과는 또다른 명절증후군-너무 놀아 엉망진창이 되버린 생체리듬, 명절에 ‘바깥사람’처럼 대접만 받아 안게 된 송구스러움, 명절이라 받은 각종 압박 혹은 커져버린 쓸쓸함-등으로 아직까지 힘드시다면 기자들이 마지막까지 수고한 81호 저널을 보고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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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엄마의 명절 증후군을 올해도 유지시킨 저의 습관적 반성에게, 여러분의 명절증후군을 만들어낸 모든 것들에게는 “안녕 이제 그만~ 너를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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