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움직임

지난 학기, 중앙도서관 통로를 지나다닌 관악인은 모두 기이한 물체 혹은 그림을 보았다.텅 빈 벽을 학기 내내 꽉 채우고 있던 미술품들.어떤 사람들은 순간 눈을 끄는 작품이 있어 잠시 그 앞에 서서 바라보기도 했고, 관심 없이 지나가던 사람들도 그것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가졌을 것이다.그것은 3월부터 6월까지 미동, 예술실험실, 미대 대학원생 두 명이 ‘틈'(중앙도서관 통로를 일컫는 그들의 용어)에서 차례로 가졌던 전시회의 일환이었다.

지난 학기, 중앙도서관 통로를 지나다닌 관악인은 모두 기이한 물체 혹은 그림을 보았다. 텅 빈 벽을 학기 내내 꽉 채우고 있던 미술품들. 어떤 사람들은 순간 눈을 끄는 작품이 있어 잠시 그 앞에 서서 바라보기도 했고, 관심 없이 지나가던 사람들도 그것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가졌을 것이다. 그것은 3월부터 6월까지 미동, 예술실험실, 미대 대학원생 두 명이 ‘틈'(중앙도서관 통로를 일컫는 그들의 용어)에서 차례로 가졌던 전시회의 일환이었다. 미대생들이 만든 단대 내 동아리는 여럿 있지만, 학내 중앙 동아리로서는 최초로 순수미술동아리 “미동”이 결성되었고, 그들의 두 번째 정기전은 3월 29일부터 4월 9일까지 열흘 여간 열렸다. 그들의 ‘아름다운 움직임’을 만나보자. ‘아름다운 움직임’을 향한 태동 “< 미술동아리> 창립멤버 모집 017-000-0000” 2003년 6월,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이 한 줄의 짤막한 글이 미동의 시작이 되었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죠. 빠르게 자리잡은 신생동아리 몽환회장님께 메일을 보내서 만나기도 하고, 여러 대학 미술 동아리 회장들에게 ‘도와달라’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어요.” 미동 회장 이윤진씨(인문 02)는 동아리를 만들기로 결심한 뒤, 동아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요건들과 미술동아리의 활동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 뒤 스누라이프에 글을 올렸던 것. 그 글에 한명 두명 리플을 달고 그리고 다른 곳에 글을 올리며 동아리를 홍보하면서 차차 사람들이 모였다. 지금 현재는 30~40여 명의 회원이 정기적으로 활동을 하고 전시회를 준비하는 중이다. 신생동아리로서의 미동 photo1학교의 규정상 20명 이상이 모여서 1년 이상 활동해야 ‘가등록’ 자격이 주어지며 가등록 후 최소 1년이 지나야 정식 동아리로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 미동은 ‘가등록’ 상태이며 그에 따라 학교 당국으로부터 행정적 경제적으로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직접 작업을 해야 하는 동아리의 특성상 작업실이 없는 것이 미동이 현재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 또한 미동이 동아리로서의 틀을 잡는 데에는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예술실험실 (미대 내 소모임) 측에서는 현대미술을 어떻게 접근해 나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해주었다. 이 덕분에 미동 멤버들은 평소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현대 미술에 대해서 친근감을 갖게 되었다. 미동은 지금도 꾸준히 생각의 틀을 깨는 연습,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훈련들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미동이 생각하는 미술, 그리고 그림 미동은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고 또 스스로 그려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그림, 그리고 미술에 대해 들어보자. “그림 그리는 것 자체가 좋아요. 자기만족이라고 할 수도 있죠. 내 그림을 보여 주고 어떤 느낌을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단지 내가 생각한 대로 그릴 뿐 감상자와는 상관이 없는 거죠.” (김동준씨 철학 01) “그림은 나를 표현해주죠.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고 ‘너답다’라고 말해줄 때 기분이 좋아요. 음악이나 작곡 같은 건 제가 다루질 못하거든요. 그림을 통해 나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습니다.” (이은영 인문02) “꿈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랑 함께 한다는 게 행복하죠. 그림을 좋아하고 그 그림을 통해서 사람들과 친밀감도 쌓고 창조하는 현장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아요.” (강현주 약학03) 미술을 어렵게만 여기는 그대에게 photo2″미술엔 단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기본부터 밟아 나가야 된다고들 생각하는데 선긋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미술의 기본이 아니다. 뭔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일단 시작해라. 시작해보면 내가 표현하고 싶은 걸 표현하기에 어떤 것이 부족한 건지 알게 될 것이다. 그걸 채울 때 필요한 것이 각자에게 맞는 ‘기본’ 이다.” 미동의 지도교수인 서양화과 서용선 교수가 미동 모임에 처음으로 왔을 때 한 말이다. 이 말은 미동 팀원들에게 용기를 더해 주었다. 마찬가지로 미동은 하고 싶은 의지와 좋아하는 마음만 있으면 되는 곳이라고 팀원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 “미동에 있어서 테크닉은 비중이 적어요.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의지만 있다면 말이죠. 자신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어요. 미동은 미술을 잘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기 보다는 보는 게 좋고 느끼는 게 좋은 사람들의 모임이니까요.(이은영 인문02)” 미동과 미동이 아닌 사람들과의 소통 미동은 지금까지 모두 두 번의 정기전을 포함, 세 차례의 전시회를 가졌다. 처음 전시회는 동국대와의 합동 전시회였다. 전시회를 거듭하며 미동의 그림은 표현의 범위나 선택의 범위가 넓어졌다. 그들이 전시 장소로 선택한 곳은 중앙도서관 통로. 문화관이나 그 밖의 다른 장소를 택하지 않은 것은 보다 많은 학우들과 교감하기 위함이었다. “문화관 같은 경우는 조명시설이 있긴 하지만 아는 사람들만 오고 시간이 제한되어 있잖아요. 중앙도서관 통로 같은 경우는 시간에 제한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죠.(이윤진 인문02)” 이것은 현대 미술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대미술이 너무 어려워서 소외되는 느낌을 가졌던 만큼 미동의 미술은 많은 사람들이 강박관념 없이 느끼기를 바랐던 것이다. ‘미동’은 9월 셋째, 넷째 주에 세 번째 정기전을 갖는다. 우리가 ‘미동’을 만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이다. 미동이 창조해낸 결과물은 우리에게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그들의 어떤 ‘움직임’이 될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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