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라는 렌즈로 바라본 반전여론

영화 에서 아웁과 로진, 마디 등 남매들의 사랑과 우애는 실로 눈물겹다.그와 동시에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오랜 세월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을 겪으며 황폐해질대로 황폐해진 국경마을 바네(Baneh)의 풍경 또한 눈물겹다.전쟁은 그것이 어떤 이유와 목적이 있든 간에, 이토록 눈물겹고 슬픈 현실을 이내 구성하고 만다.

영화 에서 아웁과 로진, 마디 등 남매들의 사랑과 우애는 실로 눈물겹다. 그와 동시에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오랜 세월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을 겪으며 황폐해질대로 황폐해진 국경마을 바네(Baneh)의 풍경 또한 눈물겹다. 전쟁은 그것이 어떤 이유와 목적이 있든 간에, 이토록 눈물겹고 슬픈 현실을 이내 구성하고 만다. 그리고 비록 지난 8월 3일, 미국의 요청으로 또다시 우리나라의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로 떠났지만, 시민들의 반전 여론은 아직도 뜨겁다. 그리고 이러한 미국에 의한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시민들의 반전 여론은 기존의 집회나 시위 방식을 벗어나서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고, 그 중 문화행사를 통해 드러나는 반전여론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photo1국회에서 열린 시사회photo2지난 7월 19일, 국회에서는 색다른 시사회가 열렸다. 민주노동당 주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후원으로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이라크 전쟁 이면의 허구성을 예리하게 들춰내고 있는 영화 의 시사회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첨예한 이슈의 영화가 국회에서 상영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이번 행사의 실무를 맡았고 작년에는 민주노동당의 문화부장으로 활동하기도 하였다는 민주노동당 대외협력실 이지안 부장은, 당시의 정세로 보아 이라는 영화를 국회에서 상영하는 것의 상징성에 주목하여 행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추진하게 된 국회시사회의 영향은 생각보다 컸다. 7월 19일 4시와 7시 30분, 총 2회의 상영에 각각 900명과 700명의 인파가 몰려든 것. 영화를 보러 가족단위로 온 시민들도 많았고, 자리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지 않고 대부분의 시민들이 서서 보는 수고를 감수하며 끝까지 영화를 본 것이 그 날 시사회의 대체적 풍경. 또한 민주노동당의 당원이기도 한 영화배우 문소리 씨를 시사회에 초대하여 반전의 의미를 설명하게 하여, 이름 있는 사람들의 발언 효과를 노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행사의 실무를 맡았던 이지안 부장은 “한국인들은 이성보다 파토스가 강하다”며 진부한 집회보다 이러한 문화행사가 파급력이 강하다고 강조하기도 하였다. 파병반대를 위해 노래를?매주 목요일 7시 광화문역 6번 출구의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파병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를 부른다. 널린우리당(가칭)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인터넷 카페(cafe.daum.net/endlesssong)를 개설했고 이미 그 회원 수도 100명이 넘는다. 이들은 파병반대 피스몹(Peace Mob: 익명의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한 가지 정해진 해프닝을 벌이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플래시몹과 반전을 상징하는 평화peace가 합쳐진 신조어)을 하던 이들이 몇몇 모여 시작하였으나, 지금은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카페에 가입하였고, 이들은 모두 파병국 시민의 울분을 함께 공유하게 된 것이다. photo3이들은 지난 7월 22일 낮 12시, 그 상징성을 고려하여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첫 공연을 시작하였고 그 날의 공연은 25일 밤 10시까지, 총 82시간이나 지속되는 놀랄만한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광화문으로 장소를 옮겨 그 때부터 지금까지 매주 목요일 7시마다 공연을 하였다. 그리하여 지금은 총 6회째에 접어들고 있고, 새로운 계획이 생기기 전까지는 계속 지금의 행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한다. 파병반대 널린우리당(가칭)의 대학생 회원 중 한명인 하늘아이(별명)씨는 구호를 외치고 전경들과 대치를 하게 되는 기존의 시위나 행사에는 일반시민들의 반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의견을 표현하는 데 꼭 심각한 방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파병반대 널린 노래방’이라는 행사는 음악을 통해 일반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좀 더 즐겁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photo4반전을 염원하는 출판과 미술전 전쟁 반대를 향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는, 영화와 노래 시위뿐만 아니라, 각종 출판물로도 드러난다. 지난 2003년 8월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에서는 라는 책에 이라크에서 평화를 외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비폭력 평화운동을 외치며 이라크로 떠난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의 평화를 위한 열망과 노력을 편지라는 형식을 빌려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반전에 뜻을 함께 하는 우리만화연대와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 등 총 5개 단체와 몇몇 만화가 미술인 개개인이 모여 이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하였다. 미국에 의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이들이, 세계 공통어인 ‘이미지’를 중심으로 그 뜻을 표현한 것이었다. 여기에는 만화뿐만 아니라 각종 조형물, 반전 티셔츠 디자인, 그리고 어린이들의 미술작품 등이 포함되어 있고, 이 중에는 ‘no war 전’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도 다수이다. 또한 이 책의 수익금은 평화운동에 필요한 기금으로 보태졌고 책의 발간에 참여한 모든 작가들은 원고료 전액을 이라크 난민을 돕는 데 쓰기로 합의하였다. photo5이처럼 반전과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과 지지가, 이제는 기존의 운동방식이었던 집회나 시위를 넘어서서, 영화와 노래 또는 출판과 미술 전시회 등의 문화행사를 통해서도 표출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방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명분 없는 전쟁에 반대하고 대신 평화를 바라는 그 진심어린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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