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ing” 자기만족 혹은 또 하나의 창조

누구나 어릴 적 한번쯤은 무언가를 모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종이 인형이었을 수도 있고, 딱지였을 수도 있고.사춘기 때 열성적으로 좋아 했던 연예인의 사진일 수도 있다.그렇게 무언가 를 ‘모은 다는 행위’ 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일 상 속에 묻어있는 자연스런 행위인 것이다.

누구나 어릴 적 한번쯤은 무언가를 모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종이 인형이었을 수도 있고, 딱지였을 수도 있고. 사춘기 때 열성적으로 좋아 했던 연예인의 사진일 수도 있다. 그렇게 무언가 를 ‘모은 다는 행위’ 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일 상 속에 묻어있는 자연스런 행위인 것이다. 하지 만 그러한 모으는 행위, Collecting이 무언가를 모음으로써 단순히 그것을 소유하고 그를 통해 만 족을 느끼려는 행위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삶 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과연 어떤 빛깔들일까? 탕당하게 자신의 Collecting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그 이야기 속에 배어나오는 Collecting의 의미를 들여다본다. 신석현 학우(인류학 01) 전화카드를 모으기 시작한 건 92년부터였던 걸 로 기억해요. WHY? 90년인가,91년도부터 카드 전화기가 도입되기 시작했어요 그 때는 카드 전 화기라는 존재자체가 너무 선기했죠. 카드라는 물 건도 그랬어요. 어른들만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카드가 나 같은 어린아이의 소유물이 될 수도 있닥는 게 마씀을 날었죠. 비독 전화카드긴 했지만 거른이 된 기분 같은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렇 게 하나하나 모으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모으게 된 거에요 지금은 어느 정도 모았냐하면 . 자세 히는 모르겠지만 몇 해 전에 세어 본 결과는 1124 장이 었어요. HOW? 친구들한태 얻기도 했어요 어떤 시리즈는, 참, 전화카드도 시리즈로 나와요. 네 개의 전화카드를 이어붙이변 하나의 큰 그림이 되기도 하고요. 그런 시리즈를 다 모으기 위해서 빠진 전화카드를 수소문해서 사기도하고 했어요. 초등학교 육학년 때 전학을 가게 됐는데 기차(지 하철이 아니라 기차)를 타고 통학하게 됐죠. 그 때 기차역에 전화박스들이 쭉 늘어서 있었어요. 그 안에서 정말 다양한 전화카드를 모을 수 있었 죠. 전화카드들은 섹션별로 나누어 놨어요 민속 놀이 관련, 유물 관련, 자연 관련, 회사 홍보용 전 화카드 그리고 대만이나 일본 미국 등의 외국 전 화카드도 있어요. Collecting is … 제 자신을 표 출하는 행위죠. 물론 자기만족도 중요한 효과에 요. 모아둔 전화카드들을 정 리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죠. 그리고 5,6년 전에 전화카드 경매가 있었던 적 이 있어요- 초창 기 전화카드는 5,60여만 원에 닥찰이 되더군요 제게도 있는 카드였어요. 비록 팔지는 않지만 내 가 저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소장하고 있 구나 하는 점에서 확실히 뿌듯함을 느끼죠. 그 보 다 더 큰 게 내 자신을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해주 는 역할을 하는 거 같아요. 사람들은 제가 전화카 드를 모은다면 일단 의아해하죠. 그리고 천여 장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깜짝 놀라곤 하죠. 그러면 서 제가 무언가 하나를 그만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주게 돼요. 또 자기소개를 할 때도 그렇죠. 사람이 자신을 소개한다는 게 아무래도 한계가 있 잖아요. 이름을 말하고 소속을 말하고, 결국은 자 신이 좋아하는 것을 말하게 되죠. 그렇게 무언가 를 모은다고 말함으로써 제 자신을 얄리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는 거죠. My hobby is … 어떤 사람은 취미를 물어봤다가 제가 이렇게 많은 양의 전화카드를 모았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기도 해요 인간은 사실 몰래 보고자하는 욕망이 다들 있다고 생각해요. 취미는 사실 굉장히 사적인 부분이고 그 취미를 알고자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사적인 부분이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죠. 사회의 다원성 의미에서도 색다른 모습들도수용해야하는거 아니겠어요? 임수정 (2이씨 홍익대학교 금속조형학과 02 리카와 제니를 처음 본 건 웹상에서였어요. 처음 인터넷에서 사진을 보고는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 어요. 그 다음날까지도 인형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거에요. 그래서 결국 처음에 리카를 구입하게 됐 고 그 다음에는 제니로 관섬이 옮겨가게 됐어요. HOW? 사실 인형의 가격이 싸다고는 볼 수 없죠. 공동 구매를 해서 저렴하게 구입해도 3만 원대 에 서부터 6만 원대 혹은 그 이상의 고가까지 있으니 까요. 용돈을 아끼고. 집에서 학교까지 걸으면 한 40분 정도인데 차비를 아끼려고 걸어 다녔어요. 힘들긴 했지만 인형 생각을 하면 참을 수 있었어 요 My dolls 동호회에 가입해 있는데 동호회에 서는 인형에도 하나의 인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그렇고요. 누군가 자신의 인형 사진을 퍼 가서 무단으로 올리변 그건 초상권 침해죠.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지면 주인이 정말 많이 화를 내죠. 사정이 생겨서 인형을 다른 사람에게 팔게 될 때 도 ‘판다’ 고 얘기하지 않아요. ‘입양 시킨다’ 라고 말하죠. 그리고 당부도 잊지 않아요. 예를 들면 “우리** 잘 보살펴 주세요”같은 거 말이에요. 저 도 간혹 바빠서 많이 신경 써 주지 못하면 미안함 을 느끼곤 해요. 제 인형이요? 그럼요. 제 인형에 도 각기 이름이 있어요. 명명, 신이, 단비, 이랑 … 이 인형(머리에 컬을 넣은 인형을 가리키며) 같은 경우는 제가 사실 조금 편애하는 인형이고요. 저 인형(검은 머리 인형을 가리카며)은 가장 고가의 인형이에요. 모으는 사람들 사이에서 귀엽다, 예 쁘다 하는 소문이 나면 인기를 끌게 되고 따라서 인형 수도 줄어드니까 희소성이 생기고 그러면 또 그 희소성 때문에 더 인기를 꿀게 되죠. 리카나 제니는 이렇게 금발보다는흑발이, 긴 머리보다는 단발이 더 인기가 있는 편이고, 메이크업이 더 자 연스럽게 되어있을수록 사랑을 많이 받아요 Collecting is … 저에게 있어서는 대리만족을 가 져다주는 존재에요 이 인형은 단순히 진열만 하 거나 가지고 노는 의미가 아니에요. 제 대신 제가 원하는 스타일로, 그렇게 해보고 싶던 스타일로 인형을 꾸며주고는 하죠. 옷도 다양하게 갈아입히 고 머리도 해주고 메이크업도 해줘요. 아울러서 거기에 그치지 않고 제 개성을 표현 하는 방편이 되죠. 동호회 커뮤니티에서는 익병으로 인형 사진 을 올려도 누구 사진인지 다 알아요. 물론 글을 남긴 문체 때문이기도 하지만 각자의 개성에 따라 코디한 옷, 메이크업의 방식들이 금방 드러나거든요. My hobby is … 처음에는 부모님이 다 큰 애 가 그런 결 모으냐고 핀잔주시기도 하셨어요 하 지만 이 인형들은 단순히 인형 자체가 아니 라 저 를 표현해주는 것이기도 하고 더 나가서 단순한 물건의 의미를 넘어서는 존재에요 예를 들면 애 완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강아지에게 이름을 붙 여주고 꾸며주고 사량을 주는 것처럼 저에게도 그 렇게 소중한존재죠. 홍경선(25)씨 성균관대학교 유교절학과 97 체게바라’ 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그의 이미지가 새겨진 옷과 장신구, 추모음반들, 관련 서적들을 모으게 된 건 어떻게 보면 정말 단순한 이유에요 글째 … 체게바라’ 에 대한 본능적인 끌림이라고 할까요?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라는 그의 명언 처럼 그의 삶은 혁명으로 충만했죠. 이상과 실천 이 일치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억압하는 모 든 것에 저항함으로써 ‘좀 더 나은 사회’ 를 꿈꾸 는,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실천하는 삶에 투신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체게바라’ 의 빠질 수밖에 없는 매력이었죠. HOW? 해외여행 등지(홍경선 씨는 상당수의 해외배낭여행 경험을 가지고 있 다J,남대문, 대학로 등 보물찾기 하듯이 ‘체게바 라’ 의 이미지가 남아있는 것들을 찾곤 하죠. 서적 의 경우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서 좋은 내용을 가 진 서적을 골라 구입하고요. 터키에서 구입한 CD 와 체코에서 구입한 깃발은 특히 아끼는 수집품이 에요. 특히 이 깃발은 유럽에 번졌던 6.8혁명 당 시 학생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휘날리던 젓이었기 에 더 가치 있게 생각하고 있습니다My collecting is … 나에게 모은다는 행위는 ‘체게 바라. 의 이미지를 내 스스로에게 구체화시켜주는 수단이에요. 내가 가장 뿌듯했던 때는 러시아에서 ‘체게바라’ 의 얼굴이 그려진 티를 입고 돌아다녔 을 때 엽니다 옛 소비에트 연방‘ 즉 러시아는 ‘체 게바라’의 사회주의 정책에 반대하며 그를 고립 시킴으로써 결국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었어요. 그런 나라에서 자랑스럽게 그의 모습이 그려진 옷 을 입고 다니는 것은 그의 역사적 평가에 대한 승 리의 확인 같았어요. 일종의 자부심이라고 할까? 또 열정에 불타오르던 20대 시절, 라틴아메리카 를 두 번씩이나 여행하며 인간의 존염을 위해 끝 까지 싸울 것을 맹세했던 그처럼 나 역시 무언가 삶의 목표를 찾겠다는 목표 의식을 가지게 되었어 요. 여행을 다닐 때마다 모은 물건들을 가지고 다 니면서 그런 생각을 더 공고히 하게 되죠. 네. 물 론 어떤 사람은 자본주의에 반대했던 그의 사상이 본질적으로 전달되기 보다는 상업적 도구로 전락 한 것 아니냐며 그가 그려진 옷이나 관련 물품들 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는 이미 우리에게 막연한 신화이자 유행이 돼버린 지 오래에요. 저 는 확실히 그를 존경하지만 그를 쫓아 그가 주장 했던 대로 자본주의의 벽을 허물고 계급의 평등을 이루어내자는 주의는 아닙니다. 그 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려던 모습 삶에 머물러버리는 정주를 거부 하고 탈주하는 삶의 태도를 좋아해요 그렇기 때 문에 그의 이미지가 차용된 상품들은 나에게 그의 삶의 자세를 기 억하고 나로 하여금 그러한 견지를 지속하게 해주는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해줍니다. 그래서 그런 물건들을 모으는 거지요. 나 역시 그 처럼 20대의 꿈과 이상을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싶거든요. BASTA LA VICTORIA SIEMPRE!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 통, 허름한 요포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오”라고 말했던 간디의 말 또 그의 말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를 우리에게 전 해준 법정 스님. 그러나 Collecting을 통해 자신 을 찾아가는 여정을 가지고 있는 Collector들의 말을 좀 다르다. Collecting, 모은다는 것, 원하 는 것을 ‘소유’ 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의 소리를 듣 는다고 한다. “여행 내내 체게바라의 추모 앨범 CD를 가지고 다녔어요 꼭 듣지는 않더라도 가지 고 있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의 존재와 그의 삶 의 자세가 저와 함께 할 것 같아 든든한 생각이 들었거든요.”(홍경선 씨의 말) 그들은 더 나아가 모은 물건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그 대상에 대리 만족을 느끼기도 하며 그 대상을 통해 개성을 표 현하기 도 한다. 한층 더 나아가선 Collecting이 자신의 이상의 표식이 되어주기도 한다. 이러한 효과들은 Collecting의 의미를 단순한 감정의 표 현과 만족을 넘어선 창조의 영역까지 들어서는 것 으로 확대시킨다. 그들의 삶에서 Collecting은 자신의 새로운모습을찾는과정이 되어주며 생활 의 활력을 찾아주는 청량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다. “전 사실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에요. 이 걸 모으는 데 많이 신경 쓰기는 하지만 펼요한 일을 못해서 일상생활을 못 할 만큼 빠져있지는 않아 요” 차분하게 말하던 임수정 씨는 “그래도 힘든 날에 이 collection을 보면 마음이 안정돼요. 과 제나 해야 할 작엽들도 휠씬 순조로워지고요”라 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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