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이지 못한 우리의 국제

어느 새인가부터 학내에는 ‘국제’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을 하는 동아리들이 많아졌다.일명 ‘국제화 시대’가 되면서 대학생들은 발을 세계로 넓혀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으로 국제적인 연대를 맺고, 활동을 하는 동아리들이 생겨난 것이다.하지만 종전의 동아리와는 비전이 다르고, 활동 대상이 매우 추상적인 만큼 활동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이 따르고, 학우들의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느 새인가부터 학내에는 ‘국제’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을 하는 동아리들이 많아졌다. 일명 ‘국제화 시대’가 되면서 대학생들은 발을 세계로 넓혀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으로 국제적인 연대를 맺고, 활동을 하는 동아리들이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종전의 동아리와는 비전이 다르고, 활동 대상이 매우 추상적인 만큼 활동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이 따르고, 학우들의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학우들의 기대와는 달리 동아리들의 실적을 외적으로만 보았을 때 미흡한 점이 많다. 그렇다면 과연 ‘국제’ 동아리들이 지금까지 무슨 일을 하였으며, 앞으로의 계획 등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국제 학생 연대 ISA(International Student Association) 학관 3층의 구석진 곳에 보면 ISA라는 동아리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말로는 ‘국제학생연대’라는 동아리이다. 많은 학우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 연혁만 해도 37년이나 된 ‘중급’ 동아리이다. ISA라는 단체는 전국에 크게 서울, 광주, 대구 3개 지부가 존재하며 각각 서울대, 조선대, 영남대가 주축이 되어 활동한다. 서울지부의 주된 활동으로는 겨울 방학때 주최되는 KJSC(Korea-Japan Student Convention)가 있다. 이 행사는 일본의 대학생들을 우리나라로 초청해서 일주일간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행사라고 한다. 올해 초에도 2월 25일부터 3월 4일까지 일본 학생들이 와서 우리 학교 학생들과 많은 교류를 했다고 한다.(1월초에는-올해의 경우 1월 4일부터 11일까지-반대로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일본에 가서 일본의 문화를 체험한다.) 일본 학생들은 우리나라 학생들과 홈스테이를 통해 친해지고, 국립 독립기념관, 국립 박물관 등의 역사적인 곳에 견학간다. 일번에서는 역사라는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어 우리나라에서 접하는 역사적인 사건들을 그들은 매우 생소하게 받아들일 때가 많다고 한다. 올해는 특히 드라마 ‘왕건’ 촬영지에도 갔었다고 한다. 학기 중에는 비교적 활동이 적지만 구성원들을 팀으로 나누어 영어로 된 드라마를 보고 role play를 하기도 하고, 커다란 국제적인 사안에 대해 세미나도 연다. 특히 이번 2학기에는 전과는 차별적인 행사로 예술제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ISA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정대석씨는 ‘1, 2학년이 모든 행사를 주최하고 준비하다 보니, 힘이 많이 드는 데에도 차질이 생기고 진행해 있어서 미흡한 점이 매년 드러난다.’라고 하였다. 국제 경상 학생협회 AIESEC(Association Interationale des Etudiants en Sciences Econoniques et Commercials) AIESEC은 세계 2차 대전 후에 유럽의 7개국에 의해 설립되어 세계 87개국 900여개의 대학, 500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단체이다. 다른 학생 단체와는 달리 중앙위원회를 두고 있고, 이를 구성하는 임원 중에는 학생 신분이 아닌 일반인도 있다. 서울대학교 내의 AIESEC은 1963년에 한국 AIESEC에 가입해 39년째를 맞고 있어 매우 깊은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하는 활동은 국제 인턴십 프로그램이며, 이 과정에 필요한 학생의 비자문제, 숙박 문제 같은 작은 문제에서부터 외국 기업에 맞는 인턴사원을 고르는 작업 등의 모든 문제를 책임지고 있다. 국내, 국외 기업 1500여개가 AIESEC에 등록되어 있으며, 이중에는 국내 소규모 벤처 기업에서부터 SK, 도요타, PWC 같은 대기업까지 있다. 이렇게 긴 역사와 비교적 높은 인지도로 매년 스폰서를 해주는 기업도 3M, 아나 항공 등이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학교 학생 5명이 외국 기업과 matching 과정에 있으며, 독일 학생 한명이 11월에 우리나라 기업의 인턴과정에 들어가기로 되어있다고 한다. 이러한 기업-학생간의 연결 작업 외에도 친목을 위해 AIESEC 회원끼리의 일일호프, 댄스나잇 등의 행사가 있으며 국제적인 행사로는 AP 행사가 있어 아시아-태평양의 AIESEC 회원들이 만난다고 한다. 이렇게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은 많이 존재한다고 AIESEC 현 회장 이기영씨가 말한다. 우선, AIESEC의 비전이 추상적이다 보니 이를 실현해나가는 과정에서 회원들이 mind적인 면에서 부족함을 보여준다고 한다. 또한 기업에게의 인지도 낮고 학생들은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으로만 인턴십을 가려는 경향이 있는 등, 홍보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특히 97년에는 IMF 경제위기까지 겹쳐 출국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ALSA(Asian Law Student Association) ALSA는 법대 내의 단대 동아리로 아시아에서 법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만든 동아리이다. 동경대에서 97년에 처음 생겼지만, 우리나라에서는 IMF 위기로 인해 활동이 침체되어 있다가 2000년에 제대로 활동을 시작했다. 주로 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일본, 한국, 대만 학생들로 일본의 와세다 대학, 주요 대학, 게이요 대학과 중국의 북경대, 대만의 국립대만대 학생들이 주축이 된다고 한다. 법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고, 단대 동아리라는 한계성 때문에 대부분의 구성원이 법대 학우들이라고 한다. 이들이 하는 행사로는 아시아 학생들이 모여 여는 세미나가 있다. 올해에는 9월 3일부터 6일까지 우리학교에서 60명의 학생이 모여(이중 외국 학생은 36명) 뇌사, 장기이식, 대리모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논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뒤에는 학생들의 친목을 위해 체육대회, 한국 관광, 파티 등의 행사가 있다. 법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모여 비교적 전문적인 목적으로 모인 학생들이지만 1, 2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되다 보니, 아카데믹한 면이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현재 우리학교 ALSA의 회장을 맡고 있는 오기환씨의 말에 의하면 ‘항상 교류 이상의를 찾고 있지만 여건상 어렵다.’고 하였다. 이 외에도 비용, 진행에 있어서의 소홀함 등이 문제가 된다고 한다. 우선 이번에 방문한 중국 학생들 같은 경우는 한국측에서 교통비를 제공했다고 한다. 물론 스폰서가 있지만 학생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고 한다. 덧붙여서 ‘내년에는 일본에서 회의가 열릴 계획인데 중국 정부가 일본으로의 여행을 심하게 단속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국 학생들밖에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하면서 우려를 표했다. 아직은 갈 길이 먼 ‘국제’화 동아리 ‘국제’라는 이름을 달고 일을 하는 동아리들은 다른 동아리와는 다르게 우리와는 다른 문화에서 살고, 지리적으로도 먼 사람들과 교류를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그들에게는 사무적인 일 이외에 개인적인 친목을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서 각각 동아리들은 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파티를 열고, 홈스테이를 통해 서로간의 신뢰를 키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 때문에 지나치게 친목에 치중을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실제로 학내에는 국제 동아리들은 ‘선남선녀가 만나서 노는 동아리’라는 인식이 있다. 이에 대해 AIESEC의 이기영 학우는 ‘노는 것이 그렇게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전에는 모르겠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학우들간에 exchange mind가 공유되어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라고 하였고, ISA의 정대석 학우는 ‘우리의 활동이 방중에 모여 있어서 그러한 소문이 생기는 것 같다. 학기중에는 하는 일이 학우들에게 비춰지지 않지만 방중의 행사를 위해서 방학동안에는 정말 힘들게 일한다. 학기중에도 방중처럼 힘들면 누가 동아리에 들어오겠나’라고 하였다. 교내의 ‘국제’ 동아리들. 열심히 일하고는 있다고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점이 많다. 우선, ‘국제’의 대상 안에 들어가는 나라가 소위 ‘선진국’이거나 ‘가까운 나라’에 한해있다는 것이다. ISA 같은 경우, 일본 학생들과의 교류밖에 이루어지지 않았고, ALSA의 경우는 아시아의 수많은 나라 중에서 한·일·중의 삼국 이외의 교류는 거의 없었다. 그나마 다양한 교류국을 가지고 있는 AIESEC의 경우에도 많은 학생들이 북아메리카 쪽의 인턴을 선호하고, 제 3세계의 인턴십은 꺼리는 경향이 있어 그만큼 교류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이 학우들과의 공유가 없다는 것이다. 즉, ‘국제’ 동아리들이 활동하는 것이 지나치게 동아리 구성원들에 한해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라는 것은 혼자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같은 국제마인드를 공유할 때에 가능한 것이다. 학내 동아리들은 자신들 내에서의 국제화만을 추구하고, 제한된 분위기에서 교류를 추진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교류 내용을 학우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국제화라는 것은 어느 한 국가, 또한 몇몇 국가와 이루어지는 것도, 제한된 사람이 이루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교내의 동아리들은 이러한 한계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제’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을 하는 단체라면 거기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미가 따를 것이고, 그것을 학우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학우들과 함께 하는 ‘국제화’, ‘국제화’의 폭을 넓히는 활동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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