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고속도로

서울대 고속도로는 지난 60여년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다른 국도보다 효율성 높은 길로, 또 주변 고속도로보다 잘 닦인 길로 소문이 자자하다.이 곳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총 8개의 인터체인지에서 등록금을 내고 다음 도로로 달려나간다.그런데 갈수록 도로 이용자들의 달리는 속도들이 빨라지고 있다.이는 비단 인터체인지 요금이 5.6% 이상 늘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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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고속도로는 지난 60여년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다른 국도보다 효율성 높은 길로, 또 주변 고속도로보다 잘 닦인 길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 곳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총 8개의 인터체인지에서 등록금을 내고 다음 도로로 달려나간다. 그런데 갈수록 도로 이용자들의 달리는 속도들이 빨라지고 있다. 이는 비단 인터체인지 요금이 5.6% 이상 늘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는, 비록 대놓고 만들어놓은 신호등은 없지만 여기저기서 달리기를 방해하는 변수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앞뒤에서는 취업, 무한경쟁 등의 압력이 가해지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기름값도 오르고 있다. 워낙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잘 몰랐는데, 이 길쭉한 고속도로 안에서 보다 나은 공간을 만들어보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본부는 나름의 마스터플랜을 세워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캠퍼스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회는 학생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학교 정책에 대해 반기를 들고 있다. 교육투쟁이라는 이름으로 등록금 인상부터 상대평가제 폐지까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본부의 계획에서 학생들의 의견수렴은 역시나 부족했으며, 그 실행성 여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회 역시 교육투쟁 과정에서 정작 일반 학생들의 목소리가 결여되는 등 민주적 의사수렴에서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다. 관악에서 자치언론을 하겠다고 설치고 있는 터라, 학교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이에 대한 비판들이 높아지는 것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취재했다. 하지만 취재를 하는 중 녹아드는 ‘공허함’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마치 밥을 먹었는데도 먹지 않은 것 같은 공허함. 이는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잘 해보소’의 무관심을 담은 많은 학생들의 눈빛이었다. 본부가 왜 저 건물을 짓는가에 대한, 학관 밥값이 왜 오르는 지에 대한 그리고 본부 앞에 세워진 판들과 자보들에 대한 많은 눈빛은 ‘먼나라 이웃나라’를 보는 듯했다. 학생회나 본부의 사업들이 학생들의 의사수렴에서 미숙했기에 전체의 관심을 받기란 힘들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건, 그렇게 느꼈다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바로 그 관심이다. 비판할게 있으면,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없는게 있으면 그렇다고 말해야한다. 이는 도서관 폭행사건에 대해 분개하고 그 당사자를 밝혀낸 인터넷 상 열정의 1/10만 있어도 가능한 일이다. 좀 더 좋은 고속도로를 만들어보겠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혹시나 휴게소가 건설되면 얼마든지 이용할 용이가 있는 사람들 아니던가. 고속도로 과속감지 카메라가, 청소부가, 비상전화기가 어떤 목적에서 어떤 관점에서 만들어지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비판할 점은 없는지 같이 보자는 얘기다. 서울대저널은 고속도로 지나는 사이사이에 나무도 있고, 비상전화기도 있고, 표지판도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 취재하고 기사를 썼다. 이번 72호를 읽고, 독자들이 달려가는 도중에 잠깐이라도 창밖을 바라본다면, 그러다가 한 독자라도 잠시 속도를 늦추고 차 밖으로 내려 나무를 살펴본다면 여한이 없을 것이다. 어차피 자동차 열쇠는 독자 손에 쥐어져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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