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파병, 어떻게 진행되어왔나 2003년 3월 19일 오후 10시 46분” 부시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라크전 개전을 공 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이른바 ‘이라크 자유작전 (Operation Iraq Freedom)’ 이 라는 작전 명 으로 제2의 걸프전쟁, 이라크전이 개시된 것이다. 개전 직후 노무현 대통령은 특별 회견을 통해 미 국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였으며, 이라크 공격을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였다. 회견에서 그는, 국 내 반전여론을 잘 알고있으나 국제사회 동향과 대 량살상무기 확산방지, 한미 동맹 등을 감안하여 전쟁지지가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되어 미국에 대한 필요한 지원을 하게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5월, 건설공병 서희부대(575명) 와 의료지원 제마부대(100명)를 이라크 나시리야 외곽으로 파병했다. 이후 종전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내 소요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9월 초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 부 부차관보 등이 청와대를 방문해 한국군의 이라 크 추가파병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1차 파병 때 와같은 비전투병이 아난, 이라크 주둔 ‘폴란드 사 단’ 을 예시하변서 독자적 인 작전수행 능력을 갖 는 경보병 부대의 파병을 요청한 것이다. 폴란드 사단이란, 현재 폴란드군을 주축으로 나 자프 등 이라크 중남부지역에서 치안 경비임무를 수행 중인 다국적군 형태의 3개 여단, 1만여명으로 구성된 사단을 뭇한다 폴란드군은 1개 여단 (2300여명)과 사단 직할부대(700여명) 등 3000 여명이고 나머지 2개 여단은 스페인 헝가리 등 20여개국의 파견 병력이다 따라서 미국은 한국 에게도 완전한 규모의 사단병력(1만명 안팎)이 아 니라, 경보병 병력은 여단(3천~4천명)으로 하되, 사단사령부와 통신, 행정, 수송 등 일부 지원병력 을 더한 규모를 요구했다. 즉, 전투병과 지원병력 을 포함해 대략 5천—7천명선의 규모의 병력을 보내줄 것을 요구하였던 것이다, 이에 정부는 10월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국익과 한마동맹의 관점에서 여러 요얀을 고 려해 이라크 평화정착과 전후 재건 지원을 위해 추가 파병을 결정하였다. 이후 국내는 파병을 둘 러싼 심각한 대립양상이 나타나게 되고. 결국 정 부는 11월 17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MC)를 마 친 후, 재건지원부대 중심의 3,000명 선으로 이 라크에 파병하는 것으로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파병과 관련한 국익은 무엇? 전재성(숲在톨) 서울대 외교학과조교수 전공분야:국제관계사,국제정치이론 학력 및 경력 – 서울대 외교학과 – 미 노스웨스턴대 정치학 박사{박사 학위 논문 : ‘Classical Realists as Skeptics: E.H.Carr, Hans Morgenthau, and Reinhold Niebur’, 1997) –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조교수 – 전재성 교수(서울대 외교학과) 인터뷰 파병과 관련한 언론보도, 사설, 칼럼 등에 심심 치 않게 등장하는 단어는 1국익1이다. 파병 찬단 집단을 념어 국익이라는 개념은 파병과 관련한 주 장이나 글에 항상 등장하는 관용구가 되어버린 것 이다 이는 바꿔말하면, 국익이라는 개념이 매우 추상적으로 논자마다 다르게 남발되고 있다는 것 을의미한다. 도대체 국익이란 무엇인가? 파병을 통해 한국이 얻고 잃을 수 있는 국제적 이해관계는 객관적으 로 무엇인가? 이를 국제정치적 차원에서 보다 학 문적으로 분석해 보기 위해 전재성(서울대 외교 학과)교수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서울대저널(이하 서) : 따병 찬성론자들은 대부 분 국익의 확보를 위해 파병은 불가피하다고 주 장한다. 파병을 결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국익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를 국제 정세, 정 치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한다면? 전재성(이하 전) :우선 한미동맹 유지 및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냉전시기 한미동맹 은 공산주의세력 및 북한의 공세를 방어한다는 측 면에서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탈냉전기, 북한 및 동북아에 대한 한미 양국의 입 장은 점점 더 달라지고 있다. 한국은 간여정책 (engagement)을 통해 북한을 평화적으로 포용 하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미국 대북정책의 초점은 대량살상무기에 놓여있 다. 대량살상무기 개발능력을 갖춘 북한이 테러집 단에게 이를 판매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한미통맹은 지난 50년간의 절대적인 유착의 시기를 지나, 각박한 국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동 매간 서로 주고받기를 해야 하는 외교싸웅으로 변 모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 문 제를 비롯한 미국의 세계 전략에 한국이 적절한 동맹 파트너가 되는 것은, 향후 미국에 대한 한국 의 외교적 입장을 보다 높일 수 있는 결과를 가져 올수있다. 서 : 따병을 거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국익도 있지 않는가? 전 · 물론이다. 파병 군인 중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민보호측면, 그리고 우리 나람 의 자주, 독자외교를 필 수 있다는 자신감 획득, 그리고 기존 외교 정책 결정과정에서 배제되어 있 던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정책 결정과정에서 수용 한 다는 점에서 많은 사회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았다. 서 : 취임이후 여러 가지 행보를 볼 때, 한국 정 부의 최대 외교적 현안에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자리 잡고 있는 듯 하다. 이와 관련해 지 난 4월 l차 따병과 관련한 논란에서도 노무현 대 통령은 따병과 북핵 문제가 연계되어 있기 때문 에 파병은 불가피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차 따 병이 6자 회담이 개최되는데 어떠한 영향을 끼쳤 다고 생각하는가? 실제로 이번에도 따병과 북핵 문제는 연계될 수 있는 것인가? 전: 파병과 북핵 문제의 명백한 연결고리를 발견 하기는 어렵다. 미국은 이라크 전을 대테러전쟁이 라는 명분에서 시작했다. 만약 한국에 이에 대한 대가를 명시한다면, 이는 스스로 자신의 전쟁이 전략적이었다고 인정하는 팔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병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이와 관 련한 6자회담 개최는 암묵적 인 연관관계가 있다 고 말하고 싶다. 1차파병을 통해 한국이 미국으로 부터 얻은 최대의 이익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회의를 풀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이런 점 들은 한미동맹간 외교적 역사로 볼 때, 미국에게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한국의 역할과 목소리를 인식해야 된다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 : 일부 논자들은 한국이 이라크전에 참여함 으로써, 만약 향후 북한에서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될 경우 가능한 미국의 북에 대한 공격을 막을 수 없는 구실을 주는 것은 아닌가 비판한다. 이 렇게 되는 경우 한국은 막대한 국익을 잃게 되는 것이 아닌가? 전 : 동의한다. 그러므로 만약 파병이 실행될 경 우, 이는 미국의 전쟁 개시 명분과는 별도로 실행 되어야 한다. 즉 1차파병이 이라크인에 대한 인도 적 지원을 목표로 이루어졌다면, 2차파병은 이라 크의 치안유지를 위해 실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 어, 즉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라크 민간정부 의 안정을 위해 파병이 결정된다면, 이는 미국의 침략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게 된다. 즉 이라 크 민간인의 정상적 인 생활 회복을 위해 현지 민 간정부를 보조한다는 평화유지적인 목적을 띠게 되는것이다. 서 : 최근 노무현 정부는 명화.재건지원분 3천 700여명을 전투병과 비전투병 l대 l정도의 비율 로 구성한 제 2차 마병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윌 스트리트저널이 11월 20일 ‘주저하는 아시아 동 맹국’ 이 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국의 추가 파 병을 ‘마지못한 태도’ 라며 비난하는 등 미국 내 여론은 한국의 추가파병에 그리 호의적인 것 같 지는 않다. 한미간 잠정 합의된 이 규모가 따병 을 통한 국익을 유도해 낼 수 있는 충분한 규모 라고 생각하는가? 단지 찬반을 나누기만 하는 경직적, 이분법적 구조로 파병문제를 다루고 있다 전 : 미국은 이라크 전쟁이후 해외 주둔 병력의 원할한 교체에 군사적 목표를 두고 있는 듯 보인 다. 문제는 이라크의 정치 경제적 상황이 악화되 어 많은 주둔군이 요구, 자체 병력만으로 교체가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폴란 드형 사단’ 과 같은 형태로 통맹군이 한지역의 재 건과 방어를 완전히 맡아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현재 파병규모나 병력의 성격을 볼 때 이러한 미국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적합한지 는좀의문스럽다. 또한 문제는 이러한 미국의 필요가 정점의 달한 시기는 미국 내외의 언론 발표를 볼 때, 10, 11월 경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시기, 규모, 그리고 성 격으로 한국의 파병안은 미국의 원래의 기대와는 분명히 거리가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유력 일간 지 사설들은 한국의 파병규모가 군사적으로 그리 큰 도웅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 : 국제정치적 차원에서 객관적 국익 논의를 떠나, 최근 따병과 관련한 표면화된 일련의 대결 양분 구도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전 : 관찰하기에,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파병 논 의 찬반진영에 그대로 녹아들어있는 듯하다. 파병 을 찬성하면 보수, 이를 반대해야만 진보라는 것 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파병 논의 테이블들을 보면, 이를 보수와 진보의 승패 문제라는 감정적 차원에서 다루어 왔지 않나 한다. 문제는 국익은 보수나 진보로 나눌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 이다. 결국 파병에 대한 논의는 이와 관련해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외교정책의 전망-예를 들어 한미 통맹, 대북정책, 테러문제-을 고려해 학자적 과학 적 분석에 의해 이루어졌었어야 하지는 않았는가 하는아쉬웅이 남는다. 파병 그리고 플러스 알파로의 국익 파병과 관련한 수 많은 주장과 논의들 속에는 가 치 문제가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이는 안정적 사회유지, 주체성 확보, 반전평화 등 탈냉전이후 대립하고 있는 다양한 한국사회의 이데올로기들 이 파병 문제에 투영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경향신문(11월 13일자)” 은 최근 3000명 이다 5000명이다, 전투병이다 재건부대다 하는 파병군의 규모및 을 둘러싼 정부내의 혼란을 ’자 주파’와 1한미통맹파’의 대립의 결과로 분석하기도 했다. 문제는 가치문제에 너무 얽매여 이와 별개사안 인 파병으로 인한 국제정치적 결과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같은 객관적 논의 태이블이 마련되지 못하 고 있다는 데 있다. 또한 이데올로기의 특성이 파 병논의에 반영되어, 단지 찬반을 나누기만 하는 경직적, 이분법적 구조로 파병문제를 다루고 있 다. 파병과 관련한 국제정치 문제는 크게 말하면 우리의 생명과 담보, 그리고 번영이 걸려있는 중 대하고 객관적인 사안인데, 이것까지 호오, 선악 의 문제로 판단해버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정 치권과 일부 시민운동 세력은 파병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는 추태까지 연출하고 있다. 2003년 1년 내내 진행된 파병문제를 둘러싼 전 국민적 일대 소란은,A냐 B냐, 아군이냐 적군이 냐를 단순히 묻는 것 만이 아닌,A라면 어떤 문제 와 해결책이 있을 수 있고,B를 선택했을 때 우리 는 어떻게 대비해야하는 지도 논의할 수 있는 더 발전적 인 한국사회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