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하원들에 의해 Iraq전쟁 동의안이 통과된 이후, 워싱턴 정가를 중심으로 전세계에 전쟁 분위기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이에 반해 10월 9일, 미국 내 진보적인 대학의 선두라 일컬어지는 버클리대에서는 이 글의 제목과 같은 ‘반미’적인 구호가 적힌 선전물들이 여기저기 뿌려지고 있었다. 9.11테러 사건이후 또 다른 테러집단이 버클리를 점령이라도 한 것일까? 진보적 도시 Berkeley 샌프란시스코만에 위치한 버클리는 60,70년대 반 베트남 시위와 히피 등 이른바 진보적 문화 색채로 유명한 도시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 지역의 하원의원인 바바라 리가 대 아프간 전쟁 동의안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그 명성이 전미에 더욱 알려졌다. 이를 반영하듯 10월 9일 12시, U.C. Berkeley 대학 내 Sproul Plaza 앞에서는 약 300명의 학생들과 시민 운동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Stop the war on Iraq”라는 구호 아래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시위는 크게 버클리대학생 조직(Berkeley stop the war), 지역 내 반전운동단체, 이슬람계 민족조직 등에 의해 추진되었다. 시위는 각 단체대표들의 자유발언대 형식으로 시작하였고, 발언이 끝날 때마다 전쟁중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한 시간 정도 진행되었다. 반전시위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는 버클리대 한국인 유학생 김한엽(22)씨는 “교내 반전시위는 크게 2주에 한 번씩 열리며, 지난 10월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대규모로 반전시위가 있었는데 청중들의 관심과 반응이 뜨거웠다.” 라고 말했다. 부시의 전쟁은 정당성이 없다 시위의 연설들은 크게 이번 전쟁의 정당성 문제, 휴머니즘 차원에서 이라크 국민에 대한 우려, 지난 걸프전에 입은 이라크의 피해심각성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Berkeley stop the war”이라는 학생조직단체의 대표로 연설을 한 Noah enelow(버클리대 국제정치학 전공)씨는 다음과 같이 전쟁의 부당성을 주장하였다. “이번 전쟁은 국제법 위반이며, 후세인의 범죄 증거가 있다. 또한 전후 재건 계획이 없는 침공은 말도 되지 않는다.”라며, “부시는 전쟁을 통해 강력한 대통령쉽을 인정받고자 한다.”고 부시의 전쟁계획을 비난하였다. 시위현장 앞에는 걸프전으로 인해 오염되어 생물체에게 치명적인 물을 통에 담아 시각적으로 피해의 심각성을 강조하였다. 적과의 동침 Republicans 300여명의 계속되는 구호로 고조된 분위기 속에 아이러니컬하게도 반전시위 한켠에서는 버클리대 공화당 후원조직인 “Republicans”가 부시의 전쟁옹호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 단체의 대표는 “전쟁은 미국을 테러리스트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다.”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동의 석유확보 등의 경제적인 이유로 전쟁을 도모한다 는 설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묻자 “미국은 이미 충분한 양의 석유를 확보한 상태이다. 그런 주장은 말도 안 된다.”라며 전쟁의 반테러리즘의 대의 명분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전시위는 마이너리티 버클리대에 재학중인 오진호(20)씨는 “분명히 반전운동은 미국 내에서 주류는 아니다, 하지만 9,11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반전여론은 드세어지고 있다.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라며 반전운동이 갖는 잠재력을 확신하였다. 아프간 전쟁 동의안에 대한 미국 하원의 표결이 428:1(찬성:반대)을 기록한데 비하여, 이라크 전쟁 동의안에 대해선 296:133 (찬성:반대)로 반대 여론이 크게 확산된 상황은 미국 내 반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반전시위는 마이너리티이지만, 시위 중 지구가 그려진 파란 깃발은 휘둘렀던 Eric England(정치학 3년 재학 중)과의 인터뷰 중.”작은 저항들이 모두 모여 움직임, 운동을 형성하고 이 운동이 커짐에 따라 휴머니티는 더욱 나아질 것이다.”라는 주장처럼, 이러한 작은 규모의 시위들이 지속적으로 조직화된다면 반전시위는 주류로서 전미에 나아가 전세계에 파급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