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

1년에 단 6일, 바보가 되어주세요축하사 홍보팀장 김승환(사회 04)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창작”에 대한 “성취감”을 경험하면서 자라왔습니다.처음으로 종이접기를 해서 만든 종이비행기를 보며, 처음으로 수수깡으로 만든 집을 보며, 처음으로 글을 써서 상을 받으며, 처음으로 무엇을 만들면서 알 수 없는 느낌에 휩싸이게 됩니다.무언가를 “만든다”는 행위는 손재주를 발휘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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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단 6일, 바보가 되어주세요

축하사 홍보팀장 김승환(사회 04)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창작”에 대한 “성취감”을 경험하면서 자라왔습니다. 처음으로 종이접기를 해서 만든 종이비행기를 보며, 처음으로 수수깡으로 만든 집을 보며, 처음으로 글을 써서 상을 받으며, 처음으로 무엇을 만들면서 알 수 없는 느낌에 휩싸이게 됩니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행위는 손재주를 발휘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진행하는 것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이제는 이 말을 꺼내는 것도 지겹습니다. 서울대 3대 바보… 어쩌고저쩌고. 저희는 서울대 3대 바보 중에서 하나인 ‘축제를 보러와주시는 바보들’을 위해서 매학기의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붓는 ‘축제하는 사람들’입니다. 일년 중에서 단 6일. 그 6일을 위해서 저희 축하사는 방학 때부터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고심을 합니다. 이번에는 어떤 주제로 할까, 어떤 아이디어가 재미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바보들을 만들 수 있을까, 누구를 섭외할까, 무대를 어떻게 만들까, 총장잔디는 어떻게 구성할까, 무엇을 하면 큰 화제가 될까… 쉼없이 고민하고 토의하고 언쟁을 벌이고 서로를 응원해주고 함께 웃고 눈물을 보이기도 합니다.축제를 기획하는 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계속해서 만드는 창작입니다. 이면지로 한 번 접어서 날려보고 잘 날지 않으면 그 종이를 다시 주워와 다시 접을 수 있는 비행기가 아닙니다. 한 번의 축제마다 큰 예산이 오고 갑니다. 아이디어를 한 번 시험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보고 재미있으면 하고 아니면 하지말자는 방법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언제나 불안감과 불확실성을 가지고 긴장을 놓치지 않고 준비합니다. 불안과 긴장 속에서 매 학기를 보내는 축하사가 성취감으로 웃는 순간이 바로 일년에 단 6일, 축제입니다.저희가 한학기를 쏟아부어 고심한 아이디어를 직접 실현해보며 너무나 즐겁게 해맑게 웃는 사람들을 보면 그 동안의 고생과 힘듦이 날아갑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일년의 고생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축제의 단 6일을 버틸 수 있게 하는 에너지는 바로 사람들의 웃음입니다. 답답한 강의실에서 총장잔디로 나와 햇살을 맞으며 둥글게 모여 막걸리 한 잔 하는 모습, 잔디를 감싸고 있는 부스마다 사람이 가득하게 모여 내는 왁자지껄한 소리, 총장잔디에 준비해 놓은 다양한 행사들에 참가해 웃고 있는 모습, 한 번의 공연을 위해 밤낮으로 연습하는 참가자들, 무대를 향해 열광을 보내주는 여러분들… 이 모든 모습, 소리, 막걸리향, 잔디의 촉감들이 저희가 다시 축제를 만들게 하는 힘입니다.단 6일의 그 모습을 함께하기 위해 저희는 다시 축제를 준비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창작을 위해 불안감과 불확실함에 다시금 긴장하지만 서울대 축제를 보러와주시는 바보들을 위해, 더 많은 바보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저희는 다시 축제를 준비합니다. 아니, 서울대 3대 바보에 축제를 보러오는 이들을 넣지말고 저희를 넣는 게 맞을 듯 합니다. 축제가 좋아 사람이 좋아 무대가 좋아 잔디가 좋아 막걸리를 나르고 무대를 설치하고 짐을 나릅니다. 온몸이 쑤시는 것도 좋아 주변의 걱정과 격려가 좋아 매번 축제가 재미있어진다는 말이 좋아 축제가 재미없다는 말도 좋아 축제를 즐기러 잔디로 무대로 오는 사람들이 좋아 아직도 축제에 관심없는 분들도 좋아, 이 모든게 좋아 축제를 만드는 저희가 서울대 3대 바보를 할테니 여러분들은 일년에 단 6일만 바보가 되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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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서울대제3섹터’?

한빛(정치 08)당신은 서울대학교 학생으로 학생자치공동체에 속해 있는가?공동체는 소수의 운영주체, 목적, 운영주체와 목적을 지지하는 다수의 구성원을 필수조건으로 갖는다. 여기서 목적이란 다른 공동체의 그것과 명확히 구분되고, 해당 공동체 내부를 완전히 장악해야하는 특징을 갖는다. 특히나 학생‘자치’공동체라면 더욱이.이것은 공동체가 아니다 1학생사회에서 목적이 사라진지 어언 수년이 흘렀다. 학생자치공동체가 처음으로 세워진 이래 제시되었던 반독재민주주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주체사상 등은 더 이상 그 어느 것도 대외적 배타성과 대내적 통일성을 갖지 않는다. 목적이 없는 공동체는 그 순간 더 이상 공동체가 아니다. 서울대제1섹터 이야기이다.이것은 공동체가 아니다 2탈정치를 모토로 학생들의 지지를 얻어 총학생회장도 될 수 있다. 서울대 학생들의 다수는 비권이라고 한다. 정치적 목적이 아닌 대학생들 개인의 삶과 복지 그리고 이익을 챙겨야 함을 강변하고 있다. 서울대제1섹터가 제시한 공동체의 목적을 지지하지 않으니 목적을 없애자고 한다. 그런데 목적이 없는 공동체는 공동체가 아니지 않나? 서울대제2섹터 이야기이다.이것도 사실은 공동체가 아니다이런 얘기들을 한다고 해서, 서울대제3섹터가 기존의 학생사회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자치공동체를 만드는 시도일 것이라 여긴다면 오산이다. 서울대제3섹터는 그저 개인들의 자유로운 드나듦과 원초적 이야기들의 소통을 시도하고자 한다. 대학생/지식인이라는 사회적 존재들이 가진 강점인 텍스트를 통하여.텍스트가 아니기에 텍스트다서울대제3섹터가 채택하고 수집하고 소비하고 생산하는 텍스트는 기존 서울대제1섹터로 정리되던 학생자치의 틀을 벗어난다. 아니 텍스트의 틀을 붕괴하고자 한다. 텍스트란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라는 맥락 속에서 그제야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공동체가 아닌 곳에서 공동체를 말하는 텍스트는 텍스트가 아니다. 그렇기에 서울대제3섹터의 텍스트에는 끊임없이 맥락이 부여되어야 한다. 매 순간 순간.서울대학교 학생들이 학생자치공동체를 상상하기 위하여학생자치공동체는 이제 운영주체도, 목적도, 구성원도 아닌 실험적 기획을 필요로 한다. 단일한 정치성이 사라진 공동체가 아닌 공동체 속에서 파편화되는 개인들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길은 두 가지이다. 가능성을 탐색하거나 공동체의 소멸을 선언하거나. 정형화되지 않지만 목적을 상실하지 않는. 보편을 추구하지 않지만 파편화를 방치하지 않는. [서울대제3섹터]는 그 가능성의 영역을 탐구한다. 정치를 말하지만 정치에 종속되지 않는. 개인을 긍정하면서도 개인의 삶에 개입하는. 서울대제3섹터. club.cyworld.com/snu-tscontact 한빛 010-2716-3854 bitya_89@naver.com클럽 가입은 필수입니다. 필진&운영진 상시 모집합니다. 외부기고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학술모임, 사업기획 상시 제안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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