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은 뭐하지?
정말 뭐하지? 기실 이말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특별한 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가끔 총학실 앞을 지나가다 보면, (그간에 총학실을 바라보며 생각했던) 분주한 모습이 아닌 늘어진 분위기.. 물론 방학이라곤 하지만, 너무 조용한 거 아닌가? 이러한 독자 여러분의 궁금함의 썰을 풀어주기 위하여 그를 만나보았다. 정말 총학은 뭐하고 있을까? 이 인터뷰는 쉽게 풀어가자는 것이 첫 번째 의도였고, 그간 총학생회장이 해왔던 인터뷰를 참고해서 진행시키자는 것이 두 번째 였다. 편한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술자리를 마련했으며, recording(녹음이나 기록)은 하지 않았다. 이것은 전적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손님을 배려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에서 독자 여러분들의 ‘정확히’ 알 권리가 무시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양해를 부탁드리며, 시작한다. 편집장… 인터뷰에 1시간 14분 늦다. 글타.. 본 필자.. 1시간 14분 늦었다. 물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지만, 명색이 총학생회장을 만나러 나가는 자린데.. 그렇지만.. 울 총학생회장 머찐 넘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부터 반갑게 한다. 편집장(이하 ‘편’) : 늦어서 미안하다. (대학기자협회) 회의가 늦어지는 바람에…(사실은 회의 뒷풀이가 늦게 끝났다. 필자.. 술 무지 좋아한다) 장종오(이하 ‘짱’) : 괜찮다. 원래 약속 날짜를 늦춘건 나니까.. 글타.. 원래 약속은 전날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시작한 인터뷰. 우리는 병맥주를 시켜놓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단 필자는 그에 관해 개인적인 알고싶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물어보았다. 인터뷰.. 편하게 하고자 했던 건데 사람을 알아바야 하지 않겠는가. 편 : 애인하고는 아직 잘 지내고 있는가? 짱 : 글타.. -.-a 허걱.. 울 학교 총학생회장 잼 없다는 거 알고는 있었지만.. 사실 잼 없다고 이야기되는 이유는 그가 통속적인 것들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는 정말 통속적인 것에는 관심이 없어보였다. (연애가 통속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함!) 편 : 지난 3월 SNUnow와의 인터뷰를 보면, 2학기 전학대회 때, ‘발칙한 상상(현 총학 당선선본)’이 걸었던 공약의 80%를 지켰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 심정은 어떤가? 짱 : 구체적인 공약은 지켰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상적이거나 이념적인 것들은 수치적으로 ‘몇 퍼센트 지켰다’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구지 말한다면 그 부분은 다소 부족했다라고 생각한다. 음… 공약을 구체적인 것과 이념적인 것으로 나누다니.. 사실 이 질문을 했던 이유는 당선자로서 80%라는 약속의 수위는 참 애매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뻔뻔해보이지도 않고, 옹졸해보이지도 않는 80%의 적절한 수위.. 아마도 그는 타고난 리더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더구나 그것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 편 : 학생회가 조합주의 성격을 갖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짱 : 일단 학생회를 조합적/ 정치적으로 나눌 수 있는 성질의 집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편 : 그렇다면, 조합적/ 정치적인 관점에서 지금까지 해온 44대 학생회의 일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짱 : 구지 그런 방식으로 이야기 하자면, 현재의 학생회는 조합적/ 정치적인 양 쪽을 다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정반합’ 변증법이라고 보면된다. 편 : 작년 비권 총학은 다소 조합적인 성격을 갖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임기를 마치고 나니 사실 그 부분(조합적)에서도 작년 총학은 학우들을 만족시켜주지 못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짱 : ‘학생회가 조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작년 총학을 바라보면, 조합적인 총학을 만들기 위한 부분조차도 아직 학생사회에서는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여기서 ‘조합적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총학생회가 학내 문제에 관하여 ‘본부와의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는 단위’라고 보는 것을 말한다. 예컨데, 등록금문제에 관해 총학이 본부와 인상폭을 협상할 때, 우리는 총학을 조합적 단위라고 볼 수 있다. 이 질문의 요지는 ‘과연 (소위 말하는) 운동권이 현재 서울대 내에서의 주류인가’라는 질문을 돌려서 이야기해본 것이다. 다실말해, ‘운동권=정치적, 비운동권=조합적’이라는 공식을 적용시켰다. 총학생회장은 학생사회에 관한 첨예한 질문을 비교적 적절한 수위에서 대답한 것으로 보인다. 총학생회가 양쪽의 입장(정치적/ 조합적, 혹은 운동권/ 비운동권)을 다 아울러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렇다. 그렇지만.. 총학으로서 양쪽 모두에 너무 관대했던 것이 아닐까? 자칫 두 마리 모두 놓칠 수도 있는데… 편 : ‘모집단위 광역화’에 관한 투쟁은 2학기에도 계속 진행되는가? 짱 : 그렇다. 일단 9월 신입생수시모집 때부터 시작할 것 같다. 자세한 것은 총운위가 있은 후에 결정될 것 같다. 솔직히, 광역화 문제는 이번 『서울대 저널』기획이었다. 그래서 물어본건데, 필자가 이 때쯤부터 취하기 시작, 뒷 이야기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큰일이다. 독자 열분께 아주 죄송스럽다. 편 : 총학에 부채가 많은 것으로 아는데..(그의 임기 초 총학부채는 약 2,400만원에 이르렀다) 짱 : 부채문제는 우리 44대에서 꼭 해결하고 싶었다. 현재 총학 사업부분에서 상당한 긴축정책을 해왔기 때문에 임기 후에는 모두 갚을 것으로 보인다. 총학 재정담당(분명 누구누구라고 이야기 해줬는데, 이것도 까먹었다.. ㅜㅜ;)의 노력이 대단했다고 볼 수 있다. 무조건 ‘아껴쓰자’주의다. 그러니까 가능한 일이었고.. 돈 문제는 어디서나 민감한 문제니까.. 암튼 부채절감은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좋은 일다. 편 : 재임이 가능하다면, 할 생각이 있는가? 짱 : 없다. 처음부터 재임에 대한 마인드가 없었기 때문에 그렇다. 편 : 45대 선거에 준비해둔 것은 있나? 짱 : 선거시행세칙을 조금 손봐야 할 것 같다. 점점 이미지화 되어가는 선본의 모습도 고쳐야할 부분이다. 자보수를 줄이고, 선거운동 기간동안의 룰도 만들어보고자 한다. 작년의 경우, 선거 자체가 너무 어지럽게 진행되었다. 편 : 관악구 주민들과 함께 하는 것은 있나? 짱 : 계획된 것은 없다. 만일 45대 선본에서 주민들과 함께할 사업을 공약으로 내건다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러한 지역주민과의 연대는 한쪽에서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것저것 물어본 것이 많은 것 같은데, 생각나는 것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만 몇 개 추렸다. 여러분의 궁금함이 풀렸을까.. 아마 더 답답하고 짜증나지는 않을는지 걱정이다. 그러나 처음이니까 양해해주고 다음부터는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겠다. 암튼, 우리는 그 자리에서 5만원어치가 넘는 맥주를 마셨다. 그는 술을 잘 마시는 편인 것 같다. 그에 비해, 본 편집장.. 너무 일찍 취해버렸다. 다음 인터뷰부터는 작작 마셔야겠다. 이러다가 이 코너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망할지도 모른다.. 다음 인터뷰는 UN의 김정훈을 섭외할 생각이다. 성사될 지는 미지수지만, 기대는 해도 좋지 않을까? 안되면..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