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1좀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도 더불어 다함께 즐겁게 어울리는 축제를 만들어 볼 수 없을까. 여기서부터 우리의 고민이 시작되어, 우리는 축제 기간 내에 다양한 행사를 하게 되었다. 자연과 더불어2003년, 서울대는 우리나라에서 환경부담금이 높기로 3번째에 꼽혔다. 에너지 사용과 난개발도 문제이지만 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하다. 특히 축제 – 먹거리 장터를 중심으로 – 때 쓰레기가 무차별적으로 가장 많이 배출된다. 우리는 즐기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도 함께 즐거운 축제를 만들어보고자 몇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가 무심코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는 쓰레기 중 상당량은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가능한 것들이다. 즉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하는 것이 땅에 묻어버리는 오염원을 줄이는 동시에, 자원을 확보하는 일인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학내에 있는 쓰레기통의 분리수거 체계는 일관성이 없고, 통의 구분이 모호하다. 종이를 들고 ‘병, 캔’, ‘일반쓰레기’로 구분된 쓰레기통 앞에서, 한참 망설이는 경험을 해 본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쓰레기 문제의 해결은 이러한 분리수거 체계를 재정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가장 효율적인 분리수거체계를 연구해보았다. 기본 분류방식에 덧붙여 수분을 함유한 쓰레기라는 항목을 추가하였는데, 이는 먹거리 장터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염두 했던 것이었다. 이렇게 라벨링한 쓰레기통을 본부 앞 잔디밭 두 군데에 설치하였다. 그러나 축제에서 우리가 만든 쓰레기통은 쓰레기량을 감당해내기에 역부족이었다. 쓰레기통의 크기도 적었거니와, 먹고 즐기느라 바쁜 사람들에게, 당장 자신에 손에 있는 쓰레기를 일일이 구분하여 버릴 여유는 없어 보였다.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분리수거 통에는 막걸리 통과 일회용 접시들이 넘쳤고, 더 이상 분리수거 통으로서 의미는 없는 것이 되어 안타까웠다. 먹거리 장터에서의 일회용 그릇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작년부터 녹색 가게 살림 어울림이 담당하고 있는 장터그릇 대여 사업도 여전히 하였다. 축제기간 동안 서 너 개의 단위에서 그릇을 빌려가는 등,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끊이지는 않았다. 이 중에는 취지에 맞게 쓰레기 배출 최소화에 주의를 기울이며 장터를 한 단위가 있었는가 하면, 무책임하게 그릇을 챙기지 않아, 그릇의 상당 부분을 손실한 단위도 있어 참으로 안타까웠다. 학생, 교수, 교직원의 ‘어울림’을 꾀하자그동안의 축제는 학생들이 주최가 된 만큼, 학생 위주의 행사가 될 뿐이었다. 우리는 녹색가게 어울림을 밖으로 내어 교수님들과 교직원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학생들과 교내 어른들과의 벽을 없애고, 다함께 즐겁게 누릴 수 있는 행사인 ‘소꿉 장사’를 또다시 기획해 보았다. 사람들이 내놓은 중고품을 판매하는 벼룩시장은, 살림 어울림에서 추구하는 자원의 재사용, 재활용 확산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생협 학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기부와 나눔’의 풍토를 만들어 가는데도 주력하였다. 특히 이 행사가 교수님과 교직원분들의 참여가 있는 장이기를 바랬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권하는 홍보를 진행했었다. 이 수익금은 이 땅의 녹색터전을 일구는 데 쓰겠노라고 약속 드리며 말이다. 강의 당시에 쓰던 슬라이드 필름 영사기를 선뜻 내어주신 교수님, 선물 받으신 다기 세트를 내어주신 교수님, 또한 당신이 참 재밌게 읽었다며, 곱게 보관되어 있던 책 4권을 기증하신 직원분 등 여러 분들의 참여가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 물건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판매할 때에, 많은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소꿉상자에 기증된 물건을 통해, 그 물건에 얽힌 사연과 사람이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랐던 우리의 소망이 충분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수님, 교직원 분들의 위와 같은 관심과 참여를 비추어 볼 때, 희망의 빛줄기를 엿볼 수 있던 행사였다. 이 모든 행사를 진행하며 홍보와 진행상의 미숙함 때문에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행사들은 우리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귀한 경험이었다. 앙드레 고르는 에콜로지스트 선언에서 이러한 말을 했다고 한다. “보다 나은 것은 보다 적은 것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말이다. 비록 우리의 시작과 노력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였으나, 이를 통해 모든 것이 어울어지는 축제 한 마당을 향한 비전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던 것을 토대로, 보다 좋은 것을 향한 우리의 발돋움은 계속 될 것이다.